장씨,영장청구 눈치채고 실신/수감되면서도 “빚갚을수 있다” 큰소리

장씨,영장청구 눈치채고 실신/수감되면서도 “빚갚을수 있다” 큰소리

입력 1994-01-25 00:00
수정 1994-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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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번복… 대질신문서 자백/남편 이씨,“아내구속”에 침통한 표정

수백억원의 남의 돈을 끌어들여 재기를 노리다 24일 또다시 쇠고랑을 찬 「큰손」장영자씨(49)는 구치소로 향하면서도 억울한 표정을 감추지못해 허황된 꿈을 쫓는 부나비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장씨는 이날 하오 4시50분 초췌한 표정으로 수감되면서도 『빚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호언,재산을 정리하면 빚을 갚는데는 아무 이상이 없다던 철야조사때의 허세를 되풀이했다.

검찰과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날 장씨가 전격 구속된데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계도 무분별한 예금유치경쟁 등 구태의연한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씨는 이날 하오 풀죽은 모습으로 서울구치소로 이송돼 수감됐고 남편리씨는 이날 하오 6시 20분쯤 귀가조치.

장씨는 『혐의사실을 인정하느냐』는 보도진의 질문에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잡아뗀뒤 『이번 사건을 수습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 역시 『재산이 많이 있어변제할 수 있다』고 여전히 큰소리.

그러나 장씨가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23일 하오 당당하게 검찰청사에 자진출두하던 때와는 달리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못하자 『큰손도 철창행에는 주눅이 드는 모양』이라고 주변에서 한마디씩.

○…이철희씨는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장씨가 구속된데 대한 심정을 묻자 『왜 아픈곳을 찌르느냐』며 침통한 모습.

이씨는 『부동산·골동품등 재산을 빠른 시일내에 처분,변제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동안 구상해왔던 레저타운 건설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무슨 사업이냐』며 일축.

이씨는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더이상 입을 다문채 대기중이던 검은색 뉴그랜저승용차에 올라 총총히 검찰청사를 떠났다.이에 앞서 이날 함께 구속된 서울신탁은행관리역 김칠성씨는 장씨구속 30여분전인 4시20분쯤 검찰청사로비에서 카메라기자들 앞에서 잠깐 포즈를 취한뒤 아무말없이 곧바로 구치소로 직행.

○…장씨는 이날 상오 구속영장이 청구된뒤 충격을 받아 한때 실신하기도 했으나 곧바로달려온 강남 고려병원 주치의의 응급치료를 받은뒤 안정을 취하고 정상을 회복.

장씨는 이날 새벽부터 자신의 구속을 눈치채고 매우 초조해 했으며 이 때문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고 검찰관계자가 설명.

장씨는 또 철야조사에서 미리준비해온 재산목록 등 해명자료를 내보이며 『내 재산은 부동산이 공시지가로 1천억원(시가2천억원)을 넘고 골동품만도 3백억원대』라며 『변제능력이 충분하니 사기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고 수사관계자가 귀띔.

이에 대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는 『장씨의 재산은 거의 근저당돼 있거나 가압류된 상태여서 환가가치가 없고 골동품 역시 원매자가 나타나리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진품여부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회의적인 반응.

○…다변으로 알려진 장씨는 조사과정에서 검사의 일목요연한 질문에 대해 핵심을 비켜가는 변명성 답변으로 일관,수사관계자들을 골탕먹이기도.

이 때문에 이날 상오 5시30분까지도 담당검사방에서 『진술을 이랬다저랬다 하면 어쩌란 말이냐』 『진실을 얘기하라』는 등 고함소리가 새어나와 검찰수사가 간단치 않았음을 시사.

사채업자 하정임씨의 예금 30억원을 무단인출한 경위에 대해 장씨와 하씨의 진술이 끝까지 엇갈리자 검찰은 이날 상오8시부터 이들을 대질시킨 끝에 장씨가 하씨의 허락없이 예금을 빼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는 후문.

한편 「큰손」부인을 둔 덕에 또다시 검찰의 조사를 받은 이철희씨는 시종 담담한 표정으로 순순히 진술,장씨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고 수사관계자들이 전언.

○…이번 사건을 맡았던 서울지검특수1부는 지난 21일 부산지검으로 부터 사건을 넘겨받은지 3일만에 수사를 일단락하게되자 『예상보다 빨리 수사를 마무리하게됐다』며 피곤한 가운데서도 반가운 기색.

검찰일각에서는 『장씨부부가 의외로 일찍 출두한 것은 언론의 다소 과장된 보도의 덕』이라고 코멘트.<박용현기자>
1994-0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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