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봉은사/고층빌딩에 짓눌린다

천년 고찰 봉은사/고층빌딩에 짓눌린다

황규호 기자 기자
입력 1994-01-16 00:00
수정 1994-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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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 떨어진곳에 19층건물 착공… “본래분위기 상실”/봉은사측 공사중단 요구… 관청 중재만 기대/광평대군묘 인근에도 7층건물 신축허가

역사성을 지닌 전통공간들이 고층건물신축에 밀려 본래의 분위기와 고유기능상실이 우려되고 있다.이에 해당하는 전통공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73 봉은사와 강남구 수서동 산10 광평대군묘역.

사찰측과 묘역관리 주체인 전주리씨광평대군파 종중은 현재 건축주들과 마찰을 빚는 가운데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교 조계종 직할사찰인 봉은사의 경우 사찰 경계선에서 6m 떨어진 삼성동 73에 지하6층 지상19층의 고층건물을 착공한 운봉산업과 맞서고 있다.고층건물이 들어서면 우선 전통사찰의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문화재보존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봉은사측은 수도도량 수호에도 지장을 주게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봉은사는 AD794년 신라시대에 창건된 1천년 고찰.임란때 승병을 이끌었던 서산,사명대사는 바로 봉은사 승과 출신으로 모두 주지를 역임했다.이들이 등과한 선불당과 추사 김정희의 편액 판전,화엄경소초 80권등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받는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그래서 도심 속의 문화재박물관 구실을 해왔다.특히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4호 선불당과 신축 고층건물과의 거리는 불과 53m밖에 안된다.

그리고 강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넓은 녹지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에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었다.또 전통놀이와 전통혼례등의 행사가 수시로 열려 국제문화관광지 구실도 해왔다.바로 이웃에 무역회관과 관광호텔이 산재되어 외국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봉은사는 청소년들의 산 교육장과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법상으로는 고층건물신축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정부가 경기활성화와 사유재산 규제완화를 위해 지방문화재에 한해 보호구역을 해제,신축건물의 고도제한 규정을 풀었기 때문이다.건축주인 운봉산업 이선식씨(76·서울 종로구 평창동 563)는 『건물신축 계획단계때 봉은사와 협의했더라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공사규모가 워낙 커서 시공업자와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광평대군묘역 이웃에는 7층건물이 허가되었다.이 묘역 역시 서울시 유형문화재(제48호)로,전주리씨광평대군파 종중이 관리하고 있다.종중에서는 서울시문화재전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서울시문화재심의위원회에 묘역보호 당위성을 설명하는등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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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와 전주이씨 광평대군파 종중은 관계요로에 탄원서를 내놓고 있는 상태.건물신축이 건축법상 전혀 저촉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허가기관인 서울 강남구청의 중재만을 기대하고 있다.<황규호기자>
1994-01-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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