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민속주 판매 자유화(업계는 지금…)

전통 민속주 판매 자유화(업계는 지금…)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3-12-23 00:00
수정 199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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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술맛 즐길기회 잦아진다/교동법주 등 31종 제조면허/도매상·백화점에 계약조건 저울질… 값 비싼게 흠

내년부터 약주의 판매지역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민속주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약주의 판매 자유화로 고향을 떠나있는 도시인들이 고향의 옛술맛을 비롯해 우리의 전통 민속주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벌써부터 각 지방에서 민속주를 만드는 기능 보유자들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이들은 주요 백화점및 주류 도매상들과 민속주 판매를 위해 접촉을 활발히 하고 있다.

○새해 판매지역 철폐

정부는 지난 89년 전통문화를 보전하고 관광진흥을 위해 민속주의 제조판매를 확대,90년부터 민속주 판매를 승인해주고 있다.이에 따라 국세청은 처음으로 지난 90년 3월 황금주(경북 경주) 옥미주(경기 안양) 제주토속 좁쌀약주(제주 남제주)등 3개 민속주에 면허를 내준 것을 비롯,지난달 10일 경기 동동주(경기 화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28가지의 민속주에 제조 면허를 내줬다.이에 앞서 70∼80년대 용인 민속주(경기 용인) 산성 막걸리(부산 동래) 서울 삼해주(서울 노원)가 면허를 받았기 때문에 모두 31개의 민속주가 제조 면허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민속주중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한소 정상회담과 남북 총리회담때 선보였던 소주인 문배주(서울 서대문),안동소주(경북 안동)등 일부에 불과하다.지난 91년 7월부터 민속주의 판매구역이 완화됐지만 약주와 탁주는 주세법에 판매구역이 제한돼 민속주중 소주와 기타주류만 판매구역 완화 혜택을 보았기 때문이다.

○연간판매량 10만병

약주의 지역제한 철폐로 면천 두견주(충남 당진)등 민속주의 매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진달래가 곁들여져 진달래술로도 불리는 두견주는 지난 86년 문배주,교동법주(경북 경주)와 함께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될만큼 명주로 알려져 있다.연간 10만병(7억∼8억원)정도가 팔려 약주중 판매량이 가장 많다.두견주의 기능보유자인 박승규씨(56)는 『내년에는 서울을 비롯한 각 시·도에서 2배이상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서울의 주요 백화점 2∼3곳과 부산·대구지역에서도 판매를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관령의 감자를 주원료로 해 담백한 맛을 내는 감자술(강원 평창)의 기능보유자인 홍성일씨(53)도 『시장이 가장 큰 서울로 진출할 것을 추진중』이라고 밝혔고 더덕을 넣은 점이 특징인 사삼주(전남 승주)와 찹쌀외에 국화 진달래 오미자 등도 포함된 계룡 백일주(충남 공주),옥수수를 주원료로 한 강냉이술(강원 춘성)의 기능보유자들도 서울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백화점과 주류 도매상들이 내거는 계약조건을 저울질하고 있다.

대추를 넣어 붉은 빛을 내는 대추술(충북 청주)은 서울보다는 먼저 부산과 대구지역에 진출,선보이게 된다.이 밖에 전통주중 문헌상으로 가장 오래됐다는 한산 소곡주(충남 서천)를 비롯한 5∼6개 민속주도 대도시 진출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모두 10여개의 민속주가 내년초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입 외국술과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수입술과 한판승부

민속주의 판매는 빠른 시일내에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대량생산이 어려운데다 민속주 대부분은 지금까지 연간 매출액이 2천만∼4천만원(병으로는 약 3천∼5천병)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하기 때문이다.살균처리를 하지 않으면 보통 1개월(여름에는 20일)정도되면 변질될 우려가 있고,오랫동안 유통을 시키려면 살균을 시켜야하는데 이 경우 본래의 맛과 차이가 생기는 것도 문제이다.입맛이 맥주 양주등 외국술에 길들여진데다 보통 한 병에 7천∼1만5천원으로 값이 다소 비싼 것도 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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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절주(서울 서초)의 기능보유자인 이성자씨(여·46)는 『옛 것인 우리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봇물처럼 들어올 외국술의 수입을 다소라도 줄이기 위해 우리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우리의 전통술인 민속주를 아끼는 책임은 소비자·업자·정부등 우리 모두의 몫이다.<곽태헌기자>
1993-12-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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