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협상때부터 소극적… 예견된 수순/강경선회로 우리측 대응도 달라져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총회의 북한핵문제에 대한 결의안 채택 움직임에 반발,IAEA와 2차협상을 거부하고 나섬으로써 북핵문제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치닫고있다.북한은 지난 23일 IAEA이사회가 북한핵문제를 IAEA총회에 상정키로 의결하자 25일 『10월5일 빈에서의 2차협상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한스브릭스사무총장에게 보낸 것이다.최학근북한원자력공업부장은 이 서한에서 『IAEA 총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면 협상을 할 수 없고 국제기구가 결의안을 통해 압력을 가할 일이 아니다』고 IAEA측을 비난했다.
북한의 이번 협상거부는 그동안 IAEA와의 협상태도로 볼때 어느정도 예견된 행동이었다.북측은 지난 9월초 IAEA의 1차 협상에서 「공정성」문제를 강하게 제기,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그후 북한은 21일부터 열린 IAEA이사회의 결과를 보기위해 계속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급기야 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북측에 압력으로 작용했다.북측은 즉각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보류를 철회 할 수도 있다』고 강경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그러면서 『IAEA와의 협상은 미·북한 회담의 전제조건이 아니다』고 딴전을 피워왔다.
이러한 시점에 나온 북측의 협상거부는 「핵카드」를 이용한 북한의 속셈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북한의 속셈은 결국 미·북한 회담을 통한 미국과의 관계개선 내지는 정상화에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내보인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시각이다.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IAEA와의 협상이나 남북대화는 이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IAEA와의 2차협상을 쉽게 거부한 것 자체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의 이같은 강경선회는 협상과 대화에 적당히 성의를 보이면서 미국과의 정상화 길을 모색하려던 의도가 빗나가자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북한이 핵문제는 당사자인 미국과의 정치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도 대단한 딜레마이다.러시아,소련등이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하고 있고 IAEA의 기술적 지원 없이는 연료봉 교체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처지이다.그런데도 북한이 이처럼 강하게 나온 것은 체제유지와 연결된 「내부사정」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즉 자신들의 의도대로 문제가 풀리지않자 지도부가 협상대표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고,협상대표들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일을 몰고가기 때문아니겠느냐는 것이다.두번째 이유는 강경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총회결의안 채택을 최대한 저지해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자칫 문제가 악화될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서방세계로 부터 유화적 대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기도로 이해된다.그러나 이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이와함께 정부의 대응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미·북한 회담 때문에 북한이 IAEA와의 협상과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일 것으로 전망해왔다.그것이 무너진 만큼 우리 정부로서도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양승현기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총회의 북한핵문제에 대한 결의안 채택 움직임에 반발,IAEA와 2차협상을 거부하고 나섬으로써 북핵문제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치닫고있다.북한은 지난 23일 IAEA이사회가 북한핵문제를 IAEA총회에 상정키로 의결하자 25일 『10월5일 빈에서의 2차협상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한스브릭스사무총장에게 보낸 것이다.최학근북한원자력공업부장은 이 서한에서 『IAEA 총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면 협상을 할 수 없고 국제기구가 결의안을 통해 압력을 가할 일이 아니다』고 IAEA측을 비난했다.
북한의 이번 협상거부는 그동안 IAEA와의 협상태도로 볼때 어느정도 예견된 행동이었다.북측은 지난 9월초 IAEA의 1차 협상에서 「공정성」문제를 강하게 제기,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그후 북한은 21일부터 열린 IAEA이사회의 결과를 보기위해 계속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급기야 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북측에 압력으로 작용했다.북측은 즉각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보류를 철회 할 수도 있다』고 강경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그러면서 『IAEA와의 협상은 미·북한 회담의 전제조건이 아니다』고 딴전을 피워왔다.
이러한 시점에 나온 북측의 협상거부는 「핵카드」를 이용한 북한의 속셈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북한의 속셈은 결국 미·북한 회담을 통한 미국과의 관계개선 내지는 정상화에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내보인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시각이다.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IAEA와의 협상이나 남북대화는 이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IAEA와의 2차협상을 쉽게 거부한 것 자체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의 이같은 강경선회는 협상과 대화에 적당히 성의를 보이면서 미국과의 정상화 길을 모색하려던 의도가 빗나가자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북한이 핵문제는 당사자인 미국과의 정치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도 대단한 딜레마이다.러시아,소련등이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하고 있고 IAEA의 기술적 지원 없이는 연료봉 교체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처지이다.그런데도 북한이 이처럼 강하게 나온 것은 체제유지와 연결된 「내부사정」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즉 자신들의 의도대로 문제가 풀리지않자 지도부가 협상대표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고,협상대표들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식으로 일을 몰고가기 때문아니겠느냐는 것이다.두번째 이유는 강경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총회결의안 채택을 최대한 저지해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자칫 문제가 악화될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서방세계로 부터 유화적 대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기도로 이해된다.그러나 이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이와함께 정부의 대응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미·북한 회담 때문에 북한이 IAEA와의 협상과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일 것으로 전망해왔다.그것이 무너진 만큼 우리 정부로서도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양승현기자>
1993-09-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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