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확보” 긴급대책회의 잇따라/그룹·중기/「검은 돈 3대업종」 일제히 철시/사채시장/단자사선 예상과 달리 거액 예금 인출사태 없어
▷부동산◁
◎…금융실명제 첫날인 13일 부동산가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충격파로 술렁였다.
강남 반포와 상계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의 일부 업소에서는 매도자들이 내놓은 아파트를 거두어 들이는가 하면 매물이 나올 경우 계약해 달라고 맡겨 놓은 돈들을 회수해 가기도 했다.
정부가 부동산 거래자금 출처를 조사할 뿐 아니라 토지거래허가제를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부동산 업자들은 『이사철을 앞두고 겨우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거래에 찬물이 끼얹어졌다』며 걱정.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사실상 동결하는 강도높은 조치들로 인해 제도권·비제도권에서 빠져 나온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빠져 투기재연과 가격폭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위축될 것으로 전망.그러나 상가나 오피스텔은 지금도 거래에 규제를 받지 않아 새로운 투기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기업◁
◎…주요 그룹들은 대부분 출근시간을 앞당겨 아침 일찍부터 대책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삼성 현대 럭키금성 대우 선경 등 대그룹들은 기조실과 계열사 별로 재무담당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갖는 한편 실명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자금 담당 관계자들은 설비투자 자금의 30% 가량을 직접 조달해오던 회사채 거래가 끊길 것을 특히 우려하며 자금조달선의 한부분이 붕괴될 것을 걱정했다.
증권사를 통한 무역어음 할인이나 CD매매로 운영자금의 상당부분을 충당하는데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단자사를 통한 중개어음 거래도 무기명 수요자들의 관망자세와 어음할인 기피로 융통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측.결국 기업 운영자금의 30∼50%까지 충당해 온 제2금융권에서의 조달이 당장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날 이병균 상근부회장을 반장으로 임원과 관련부서장,업계 대표 등으로 「금융실명제 기협중앙회 임시대책반」을 구성,본격 가동.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원 역할을 했던 사채시장이 일순간 얼어붙은 데 따라 당장 돌아올 어음을 막기 어렵게 된 업체들은 실명제 「직격탄」의 위력을 실감하는 모습이었으며,사채 의존도가 낮았던 업체들도 장·단기 자금 조달계획을 다시 짜고 부동산매각과 같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한편 전 임직원을 동원,자금확보에 총력.
▷증권사◁
◎…각 증권사에는 가명 또는 차명계좌 보유자로 추정되는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쇄도.관심은 가명이나 차명으로 된 계좌로도 주식을 팔 수 있는지와 앞으로의 증시전망에 집중됐다.
증권사측은 가명 및 차명 계좌도 매수·매도 주문을 내고 통장에 입금은 되나 현금인출이나 주식의 현물인출 때는 실명확인이 돼야 한다고 응답.
◎…증권 및 투신사들은 13일 일제히 방송 또는 집합교육 등을 통해 실명제에 따른 점검 및 유의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한편 자금 및 상품운용 계획 등을 긴급히 수정.
증권업계는 당분간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는 부류와,손해가 커지기 전에 물량을 처분하려는 부류로 양분될 것으로 분석하고주가 폭락사태가 최소한 1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특히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위장분산했던 대주주와 가명·차명의 주류를 이루는 큰손들,약정고 달성을 위해 차명계좌를 활용했던 증권사 임직원의 매도물량이 상당기간 쏟아질 것으로 예상.
한편 매수·매도 주문에서도 실명을 확인해야 하는 채권 부문에서는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등 시장붕괴 조짐까지 발생.증권사와 투신사의 채권 담당자들은 당분간 수익률 상승은 말할 것도 없고 입금은 없는데 출금만 급증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 같다고 우려.
▷단자사◁
◎…큰 손들의 예금계좌가 많은 단자사들의 경우 예상과는 달리 거액의 예금인출 사태는 없었다.반면 실명제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고객들로 영업장이 북적대 가명거래자들이 관망하고 있음이 역력.
단자사의 한 관계자는 『여·수신 실적은 평소 5분의 1 수준이나 객장을 찾는 고객은 3배 가량 많은 것 같다』며 『자금출처 조사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국세청에 명단이 통보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얼마까지 인출할 수있느냐』는 등의 문의가 많았다고 전언.
▷보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은행·증권·단자 등 다른 금융분야와는 달리 실명제 여파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다소 불안해 하면서도 반사이득을 기대.52조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한 보험업계는 앞으로 주식·채권·부동산가격이 어떻게 변할지에 깊은 관심.
▷사채◁
◎…서울 명동과 강남 등지의 사채 중개업소와 채권 중개업소,신용카드 할인업소 등 「금융 블랙머니」의 3대 업종은 일제히 문을 걸어닫은 채 철시.
신분노출을 꺼리는 전주와 급전을 필요로 하는 중소업체의 연결고리인 사채 중개업소는 전주 이탈로 자금줄이 끊기자 간간이 어음할인을 요청하는 전화에 『자금이 없다』며 어음할인을 일체 중단.
공직자 재산공개 및 금융실명제 실시를 앞두고 호황을 누려오던 채권 중개업소나 급전을 필요로 하는 샐러리맨에 신용카드를 이용,고금리 대출을 해오던 신용카드 할인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특히 채권 중개업자들은 동업자들끼리 모여 이미 확보한 대량의 무기명 채권을 처분할 방안에 골몰.명동의 한 사채 중개업자는 『사채시장은 지난 72년의 「8·3」 사채동결조치와 10년 뒤에 터진 이철희·장영자사건,뒤이은 명성·영동개발사건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설명.
▷부동산◁
◎…금융실명제 첫날인 13일 부동산가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충격파로 술렁였다.
강남 반포와 상계동 등 아파트 밀집지역의 일부 업소에서는 매도자들이 내놓은 아파트를 거두어 들이는가 하면 매물이 나올 경우 계약해 달라고 맡겨 놓은 돈들을 회수해 가기도 했다.
정부가 부동산 거래자금 출처를 조사할 뿐 아니라 토지거래허가제를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부동산 업자들은 『이사철을 앞두고 겨우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거래에 찬물이 끼얹어졌다』며 걱정.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사실상 동결하는 강도높은 조치들로 인해 제도권·비제도권에서 빠져 나온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빠져 투기재연과 가격폭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위축될 것으로 전망.그러나 상가나 오피스텔은 지금도 거래에 규제를 받지 않아 새로운 투기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기업◁
◎…주요 그룹들은 대부분 출근시간을 앞당겨 아침 일찍부터 대책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삼성 현대 럭키금성 대우 선경 등 대그룹들은 기조실과 계열사 별로 재무담당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갖는 한편 실명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자금 담당 관계자들은 설비투자 자금의 30% 가량을 직접 조달해오던 회사채 거래가 끊길 것을 특히 우려하며 자금조달선의 한부분이 붕괴될 것을 걱정했다.
증권사를 통한 무역어음 할인이나 CD매매로 운영자금의 상당부분을 충당하는데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단자사를 통한 중개어음 거래도 무기명 수요자들의 관망자세와 어음할인 기피로 융통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측.결국 기업 운영자금의 30∼50%까지 충당해 온 제2금융권에서의 조달이 당장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이날 이병균 상근부회장을 반장으로 임원과 관련부서장,업계 대표 등으로 「금융실명제 기협중앙회 임시대책반」을 구성,본격 가동.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원 역할을 했던 사채시장이 일순간 얼어붙은 데 따라 당장 돌아올 어음을 막기 어렵게 된 업체들은 실명제 「직격탄」의 위력을 실감하는 모습이었으며,사채 의존도가 낮았던 업체들도 장·단기 자금 조달계획을 다시 짜고 부동산매각과 같은 자구책을 마련하는 한편 전 임직원을 동원,자금확보에 총력.
▷증권사◁
◎…각 증권사에는 가명 또는 차명계좌 보유자로 추정되는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쇄도.관심은 가명이나 차명으로 된 계좌로도 주식을 팔 수 있는지와 앞으로의 증시전망에 집중됐다.
증권사측은 가명 및 차명 계좌도 매수·매도 주문을 내고 통장에 입금은 되나 현금인출이나 주식의 현물인출 때는 실명확인이 돼야 한다고 응답.
◎…증권 및 투신사들은 13일 일제히 방송 또는 집합교육 등을 통해 실명제에 따른 점검 및 유의사항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한편 자금 및 상품운용 계획 등을 긴급히 수정.
증권업계는 당분간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는 부류와,손해가 커지기 전에 물량을 처분하려는 부류로 양분될 것으로 분석하고주가 폭락사태가 최소한 1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특히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위장분산했던 대주주와 가명·차명의 주류를 이루는 큰손들,약정고 달성을 위해 차명계좌를 활용했던 증권사 임직원의 매도물량이 상당기간 쏟아질 것으로 예상.
한편 매수·매도 주문에서도 실명을 확인해야 하는 채권 부문에서는 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등 시장붕괴 조짐까지 발생.증권사와 투신사의 채권 담당자들은 당분간 수익률 상승은 말할 것도 없고 입금은 없는데 출금만 급증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 같다고 우려.
▷단자사◁
◎…큰 손들의 예금계좌가 많은 단자사들의 경우 예상과는 달리 거액의 예금인출 사태는 없었다.반면 실명제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고객들로 영업장이 북적대 가명거래자들이 관망하고 있음이 역력.
단자사의 한 관계자는 『여·수신 실적은 평소 5분의 1 수준이나 객장을 찾는 고객은 3배 가량 많은 것 같다』며 『자금출처 조사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국세청에 명단이 통보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얼마까지 인출할 수있느냐』는 등의 문의가 많았다고 전언.
▷보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은행·증권·단자 등 다른 금융분야와는 달리 실명제 여파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다소 불안해 하면서도 반사이득을 기대.52조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한 보험업계는 앞으로 주식·채권·부동산가격이 어떻게 변할지에 깊은 관심.
▷사채◁
◎…서울 명동과 강남 등지의 사채 중개업소와 채권 중개업소,신용카드 할인업소 등 「금융 블랙머니」의 3대 업종은 일제히 문을 걸어닫은 채 철시.
신분노출을 꺼리는 전주와 급전을 필요로 하는 중소업체의 연결고리인 사채 중개업소는 전주 이탈로 자금줄이 끊기자 간간이 어음할인을 요청하는 전화에 『자금이 없다』며 어음할인을 일체 중단.
공직자 재산공개 및 금융실명제 실시를 앞두고 호황을 누려오던 채권 중개업소나 급전을 필요로 하는 샐러리맨에 신용카드를 이용,고금리 대출을 해오던 신용카드 할인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특히 채권 중개업자들은 동업자들끼리 모여 이미 확보한 대량의 무기명 채권을 처분할 방안에 골몰.명동의 한 사채 중개업자는 『사채시장은 지난 72년의 「8·3」 사채동결조치와 10년 뒤에 터진 이철희·장영자사건,뒤이은 명성·영동개발사건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설명.
1993-08-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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