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대학생(외언내언)

일당대학생(외언내언)

입력 1992-11-28 00:00
수정 1992-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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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모당후보의 서울 신촌역앞 유세장에 동원된듯한 청년들이 리더의 선창에 따라 후보지지 구호를 외치는 사진이 신문에 나왔었다.하얀 장갑낀 손들이 그날따라 하나같이 손바닥을 활짝 벌리고 있었다.이들은 일당을 받고 동원된 대학생들이라 했고 그런 선입관탓인지 그 손들은 「돈을 달라」고 손벌린것처럼 보여 보기에 민망했다.

지난번 총선때의 「돈달라」「선물달라」고 아우성치듯 손벌린 사진이 하도 눈에 익어 아마도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엊그제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교수·대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대학생 공명선거캠페인」을 벌였다.

「투표참여,올바른 주권행사」「관권개입근절,금품향응거부」등등의 내용을 쓴 어깨띠를 두르고 그들은 행인들에게 『온국민 투표참여』를 종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장래를 결정짓는 선택의 마당에서 대학생의 모습은 어떤것이 바람직한가.종강도 했겠다,선거철도 됐겠다,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학습현장」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장에서 일당 얼마로 매수되는 급조된 선거운동원은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지난번 미국선거에서도 대학생 계층의 다양한 선거참여가 있었다.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상대방의 흑색선전·비방을 감시하고 선거에 냉담한 유권자들에게 주권의식을 일깨우는 자원봉사가 그들의 임무였다.

그러나 우리의 일당대학생들은 금품에 연루된 것이 부끄러운 나머지 그곳에 온 이유를 「놀러왔다」「집이 이 근처다」등등 궁색한 변명으로 자신의 행동을 은폐하려 들었다.

대학생도 성인인 바에야 누구나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것이 대학생의 자존심에 합당하냐는 것이다.

「주권의식」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엊그제의 대학생 「공정선거실천」거리캠페인은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1992-11-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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