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변4강과 우리의 자세(사설)

다시 주변4강과 우리의 자세(사설)

입력 1992-08-27 00:00
수정 199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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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칠동안 우리는 한국과 중국의 정식수교가 갖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의미와 바람직한 전개방향에 시각을 모으고 있었다.이제 한중수교라는 역사적 사실이 우리에게 던진 정서와 감동에서 한발 나아가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보다 논리적인 분석과 판단을 갖고 지속적으로 접근해야하는 과제라는 사실에도 유의해야할 계제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명료하다.한마디로 국제사회는 냉엄하기 때문이다.언제 어디서나 객관적인 명분과 실리,그리고 냉철한 자국이기주의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속에서 우리 자신을 「확고하게」유지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는 다른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한중수교가 동북아의 정치상황과 한반도 통일접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많은 기대가 분출되고 있다.한중수교를 기점으로 동북아의 냉전구조가 종식됐고 한반도통일의 외적장애들이 모두 해소됐다느니 하는 분석평가들은 그런 기대와 국제관계의 구도적인 추세예측을 반영하는 것들이다.

물론 한중수교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지난 수년간 국가발전과 통일접근 방략으로서 정력적으로 추진해온 북방외교의 결실이다.그러나 다른 측면도 있다.지난 90년의 한소수교와 함께 이번 한중수교 역시 길게 흐르고 크게 반전하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국제관계 변화추세라는 인식 또한 배제해서는 안된다.다만 우리가 그 국제변화의 물결을 거스르지 않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구사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보람을 가져도 좋은 것이다.

그래서 한중수교는 북방외교의 완결이 아닌 것이다.앞으로 다가올 몇년 혹은 몇십년 몇백년 걸어가야 하는 길의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지금이 그때이다.역사속에서 새로 시작되는 특별한 시간일 따름이다.

한중수교에 대해 이례적으로 「침묵」하던 북한이 미국에 관계개선을 제의하고 나섰다.일본·북한간의 수교문제도 지금까지의 그들 접촉의 축적에 비춰본다면 한중수교가 직접적인 촉진요인이 될 것이다.아직 북한의 핵문제가 걸려있고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미일과 국제시각이 완강한만큼 북한 핵변화의 가능성을 우리는 예진해야 한다.

우리가 이제 보다 냉철해져야할 이유는 여기서 찾아진다.즉,앞으로 북한과 일본·미국이 수교를 하게 되면 이른바 남북한 교차승인 절차가 끝난다.형식적으로,또한 사실적으로 두개의 한국이 인정되는 결과가 된다.그것이 북한의 변혁이나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구도로 기능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상황도 생각해야 한다.지금이 한말도 아니고 전전후의 냉전상황도 아니지만 자칫 주변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컨트롤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국제상황으로 보면 한반도는 지금 다시 새롭게 주변 4강으로 둘러싸이게 됐다.오늘날 러시아와 중국은 군사대국이지만 경제대국은 못된다.일본은 경제대국이고 군사대국으로 가고 있다.쉽게 얘기해 앞으로 한반도가 군사대국이 되어 이들과 대결할 상황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남북한의 협력,4강과의 지원협력,그리고 군축이다.여기에 우리 북방외교의 종착점이 모스크바와 북경을 거쳐가는 평양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1992-08-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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