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차/이용성 중소기업은행장(굄돌)

세대차/이용성 중소기업은행장(굄돌)

이용성 기자 기자
입력 1992-06-09 00:00
수정 1992-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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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년 전 사람들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투덜댔다고 한다.지금의 기성세대도 비슷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으며,젊은 세대는 또 그런 기성세대를 답답하다고 한다.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다고 성서는 하무적으로 말하지만 그 땅과 그 산하와 함께 세대차는 무구히 이어져 온 셈이다.

기성세대는 나이가 들어보라고 이야기하지만 젊은 세대는 이 시대의 젊은이로 다시 살아보라고 항변한다.그리고 그 젊은이가 나이가 들어 기성세대가 되고,새로운 젊은 세대와 다시 같은 언쟁을 벌일 것이다.문제는 동일한 땅,동일한 산하에서도 시대가 흐름에 따라 사회의 여건이 달라지고 따라서 삶의 양식이 바뀐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누구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삶의 양식에 의해 생각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단지 인류는 기성세대에게서는 어른스러움을,젊은세대에게서는 젊은이다움을 기대하며 이 양자를 조화시켜 공존해 나가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 여전히 미래의 희망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부모들,우리의 기성세대들은 유난히 못먹고,못산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보릿고개시절이 나오고 초근목피도 등장한다.언제인가는 주먹밥 시식회까지 있었다.추억은 아름답기도 할 것이고,너무 고생을 모르고 자란 젊은세대에게 교훈을 주자는 뜻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어쨌든 가난이 자랑은 아니며,기성세대의 고생은 기성세대의 책임일 수 밖에 없으므로 그것을 굳이 무용담처럼 늘어 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경제적 고생을 모르고 자란 세대,그들에게도 남모르는 정신의 갈증은 있을 것이고,그 갈증을 극복하면서 아울러 자신들의 미래를 알아서 개척해나갈 것이다.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배들의 찌들고 부끄러운 과거가 붙어있는 주먹밥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이며 해외세일즈맨의 무용담이다.젊은이에게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그것이야말로 기성세대의 진정한 어른스러움이다.

1992-06-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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