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립화”… 홀로서기 큰걸음/새 경찰법 따른 조직개편 어떻게

“경찰 중립화”… 홀로서기 큰걸음/새 경찰법 따른 조직개편 어떻게

김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1-05-12 00:00
수정 1991-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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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부 산하」 벗어나 새 살림 차려/「7인위」의 외풍배제가 관건으로

우여곡절을 겪어오던 경찰법안이 임시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내무부 산하기관이던 경찰이 오는 7월 경찰청으로 독립하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찰은 지난 48년 정부수립 이래 처음으로 독립된 중앙행정기구가 돼 13만 경찰의 숙원을 풀게 됐다.

정부와 여당은 올해초 경찰청의 독립을 전제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공표했기 때문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를 무릎쓰고 여당만으로라도 통과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경찰법의 통과로 경찰 내부에서는 앞으로 경찰위원회 설치규정을 마련하는 등 각종 법령의 개정작업과 기구개편 및 인사 등 이른바 「경찰개혁」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새 경찰법은 우리 경찰이 「정권의 시녀」라는 오명을 씻고 「민생의 파수꾼」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대 변신을 불러올 것은 틀림없으나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벌써부터 문제의 핵심인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는 완전한 독립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 법이 경찰을 중립화시키기보다 오히려 경찰력의 강화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 내용◁

이 법의 골자는 내무부 산하 보조기관이었던 치안본부를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승격,독립시키고 치안본부장 독임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찰청장을 견제하는 경찰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방경찰 또한 시도지사의 보조기관이었던 경찰국이 시도지사 소속하의 지방경찰청으로 개편돼 경찰행정의 책임성과 독자성을 보장하는 한편 지방단위로 치안행정협의회를 설치해 경찰의 중립화를 꾀하도록 돼 있다.

경찰청장은 내무부 장관이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제청하고 이를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경찰청장은 내무부 장관으로부터 정치적 지휘만 받을 뿐 실무에 있어서는 전권에 가까운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청장은 특히 경찰사무의 통할,각급 경찰기관이 지휘감독,일선경찰서장의 전보권 등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서 경찰지휘체계를 확립하는 길을 찾았다.

또 치안정책을 독자적으로 입안,시행할 수 있으며 지방경찰청·해양경찰청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게 돼 지금보다 지위가 훨씬 강화된다.

이처럼 경찰청장의 권한이 크게 강화됨에 따라 경찰법은 경찰위원회로 하여금 경찰청장을 견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위원회는 내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임기 3년의 7인 위원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2명은 반드시 법관 자격이 있어야 하고 위원장과 위원 1명은 상임이다. 이 위원회는 경찰의 인사·예산·장비·통신 등에 대한 주요정책과 제도 및 인권보호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한다.

또 지방치안행정협의회는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업무협조 등 필요한 사항을 협의조정하도록 했다.

이 법은 특히 「내무부 장관은 위원을 제청함에 있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경찰중립화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경찰위원은 국가공무원법에규정된 공무원 신분 의무규정을 준용,정치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당적 이탈 후 3년 ▲선거직 퇴임 후 3년 등 중립을 위한 제한규정을 두고 있다.

새 경찰제도는 종래의 독임제에 위원회제(합의제)를 가미시킨 「절충형 국가경찰제」의 형태를 띠게 됐다.

▷과제◁

경찰법이 통과됨에 따라 경찰 내부는 앞으로 각종 하위법령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돌아갈 것이다.

특히 경찰조직 개편의 방향에 대해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윤곽은 경찰청장은 치안본부장과 마찬가지로 치안총감이 맡고 그 밑에 치안정감으로 경찰청 차장을 두며 현재 5명의 치안감이 담당하고 있는 차장제도를 없애는 대신 치안감이나 경무관으로 10명 이내의 국장을 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치안총감 1명,치안감 6명,경무관 19명으로 구성된 치안본부 수뇌진의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잔여인력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경무관이 국장을 맡아온 대구 인천 전북 충북 등 대부분의 시도경찰국을 지방경찰청으로 승격시키면서 그 장도 직급을 치안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또 복잡다단하게 분류되어 있는 치안본부 48개과의 통폐합 문제,중앙경찰청과 지방경찰청의 업무조정 문제,16개 부처 70여 종이나 되는 다른 행정부처와의 업무조정 문제 등도 산적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새 경찰법은 경찰행정의 전권을 행사하다시피 하는 경찰청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함으로써 대통령 직속기구의 속성을 벗어날 수 없도록 했으며 경찰위원회의 구성방식 역시 정부의 입김을 피하기 어렵게 돼 있다.

정부여당은 이같은 우려를 줄이기 위해 당초 5인으로 되어 있던 위원수를 7인으로 늘려 중립성을 강조하는 선언적 근거를 두었으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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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경찰이 보다 진정한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보다 운용」이라는 점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김용원 기자>
1991-05-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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