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02-18 00:00
수정 1991-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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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권위가 점점 왜소해져서 아들이 모는 자동차 조수석에 앉을 권리조차 없는 세상에 어쩌자고 시어머니들이 며느리 혼수를 가지고 점점 더 극성을 떠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혼수 좀 많이 해왔다고 이 다음에 앙갚음성 불효가 될지도 모르는데 며느리에게 폭행해서 감옥에 간 시어머니까지 생겼다. ◆그러나 요즘 시어머니들의 「며느리 혼수탐하기」는 그나름의 이해타산의 결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국민학교 때부터 아들에게 온갖 과외도 시키고 갖은 투자를 하여 좋은 대학까지 기르자면 어머니는 물심양면으로 무척 많은 공을 들인다. 그렇게 공을 들여 봤자 장가만 한번들면 아들은 며느리차지 일뿐 어머니는 한데다. 죽기살기로 가르쳐서 의사요 법관이요 상사맨을 만들어 놓으면 호강하고 행복을 누리는 건 낯선 집에서 데려온 남의 딸이다. ◆들인 투자를 보상받는 건 고사하고 아들까지 뺏기고 마니까 아예 결혼할 때 한목을 해오게 해서 그걸로 약간의 「들인밑천」은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혼수」 징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걸 뒷받침하는 것이 말하자면 「낭의 자격」으로 산출하는 혼수의 주문 내역이라는 것. ◆어차피 며느리에게 뺏겨버리고 아들은 껍질만 남게 되고 말 것이라면 아들에게 투자한 최소한의 본전이라도 한목에 찾아보겠다는 시어머니의 우매한 욕심이 마침내 감옥신세까지 지게 한 셈이다. 모든 혼수 난리에는 시어머니가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몇푼어치 건진다고 한들 어머니가 들인 정성의 몇분의 일이나 되겠는가. 밍크코트 한벌,패물 몇개로 그 정성을 탕감하고 만다는 일은 더욱 억울한 일일 것이다. 더구나 시체 며느리들은 영악해서 걸핏하면 신랑이건 시부모건 고소해 버리고 살림도 탕탕 깨부수고 만다. 사랑하는 아들을 「혼수값」으로 며느리에게 팔아버리는 이런 어리석은 짓에서 제발 시어머니들이 체통을 지켰으면 좋으련만….

1991-02-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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