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11-21 00:00
수정 1990-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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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1일 평균 3파운드의 식품과 5파운드의 물을 마신다고 본다. 최근에 유행하는 건강지식으로 말하면 큰 컵으로 8잔 이상의 물을 매일 마시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직접 마시는 물만이다. 물은 간접으로 마시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부지런한 학자들이 계산한 바로는,7백파운드의 2년생 암송아지는 매일 12갤런의 물을 마셔야 하고 2만4천파운드의 물로서 성장한 30파운드의 풀을 먹어야 큰다. 여기서부터 물 소요량을 계산하면 한 접시의 쇠고기를 먹는 데는 최소 2천9백갤런의 물이 있어야 한다. 이 물은 따로 있는 물이 아니라 물론 사람이 마시는 그 물의 자연 속에 있는 것이다. ◆물 오염문제가 사회화된 뒤 우리는 갑자기 깨끗한 물 찾기에 대단한 민감함을 가지게 됐다. 이제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일을 거의 불가능한 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생수를 사마시고 약수를 뜨러가고 정수기를 사들인다. 수돗물파동 이후 단 1년 새 정수기 제작업체와 수입판매업체가 2백곳을 넘어설 만큼 정수에의 민감함은 커져 있다. ◆그러나 이 민감함이 얼마나 피상적인 것인가를 생각할 일이 나타났다. 보사부가 음식점의 정수기를 조사하고 대부분 음식점에서 정수기를 사용한 물이 수돗물보다 더 많은 세균물임을 밝혀냈다. 대장균 허용치 5백50배에 이른 물도 있다. 이유도 풀이됐다. 정수기의 핵심인 필터·활성탄·이온교환수지를 갈지 않고 계속 썼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상식적 결과지만 어딘가 어이없다는 느낌은 크다. ◆음식점은 정수기만 쓰면 서비스가 됐다고 생각하고 마시는 사람도 정수기만 썼다면 좀 낫다고 생각하는 단순함은 바로 환경오염에 대한 일반적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 지금 물의 오염은 대기와 산성비의 순환을 통해서 자연 전체의 문제이다. 어느 한 끝에서 나 하나만 빠져나갈 일이 아닌 것이다. 여하간 이제 음식점 정수기 필터가 언제 갈아낀 것인지를 확인해야만 음식점 물도 마실 수 있는 불편함까지 생겼다.

1990-11-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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