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성매매 여성들에 유급휴가·연금 준다는 ‘이 나라’…왜

‘세계 최초’ 성매매 여성들에 유급휴가·연금 준다는 ‘이 나라’…왜

하승연 기자
입력 2024-12-02 17:52
수정 2024-12-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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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앤트워프의 한 성 노동자 부스 내부 빈 의자의 모습. 2024.12.2 AP 연합뉴스
벨기에 앤트워프의 한 성 노동자 부스 내부 빈 의자의 모습. 2024.12.2 AP 연합뉴스


벨기에가 세계 최초로 성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한 법률을 시행한 가운데, 일각에서 “이러한 법만으로는 강요에 의한 착취와 학대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는 최근 성 노동권 보호법을 공포했다. 이번 법안은 지난 2022년 성 노동 합법화에 이은 후속 조치로, 성 노동자들은 일반 직업군과 동등한 수준의 노동권을 확보하게 됐다.

새 법안에 따라 성 노동자들은 정식 고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성 매수 고객 거부권과 성행위 중단 권리 등 기본권이 보장된다. 또한 건강보험, 유급휴가, 출산수당, 실업지원, 연금 등 다양한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성매매 업소 운영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고용주들은 엄격한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중대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 성 노동자 고용이 금지된다. 지난 5월 벨기에 의회는 이 법안을 찬성 92표, 반대 0표, 기권 33표로 통과시켰다.

5명의 자녀를 둔 한 성 노동 여성은 “임신 9개월까지도 일해야 했다. 출산 1주일 전에 고객과 성관계를 맺는 등 다섯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왕절개로 5번째 아이를 낳았을 때 6주 동안 침상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돈이 필요해 즉시 직장으로 복귀해야 했다”며 유급 출산휴가가 있었다면 삶이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벨기에는 지난 2022년 성매매를 합법화했고 독일과 그리스,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의 나라들도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성매매를 성인들 간의 자유로운 성 거래로 보고 성 노동을 정상적인 직업의 하나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고용 권리와 계약 체결을 하도록 한 것은 벨기에가 세계 최초이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에린 킬브라이드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며 “다른 국가들도 벨기에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만으로는 인신매매를 통한 성 노동 강요에 의한 착취와 학대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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