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환갑골퍼 왓슨 아름다운 투혼

[브리티시오픈] 환갑골퍼 왓슨 아름다운 투혼

입력 2009-07-21 00:00
수정 2009-07-2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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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혈투끝에 아쉬운 준우승, 메이저 첫 정복 싱크 “왓슨과의 경기는 영광”

32년 만에 ‘턴베리의 주연’이 되기 위해 다시 나선 ‘60세’의 톰 왓슨(미국)이 마지막날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쓴 잔을 들었다.

환갑을 46일 남기고 브리티시 오픈골프대회 마지막 18홀을 시작한 왓슨은 36세의 아들뻘인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공동선두(2언더파 278타)로 경기를 마친 뒤 4개홀 연장승부에 돌입했지만 결국 흘러간 세월을 원망해야 했다. 싱크는 미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6승째를 ‘클라레 저그’로 처음 장식했다. 우승상금은 150만달러(약 18억원).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 첫날부터 선두권에 나서 지구촌 골프계를 뜨겁게 달궜던 왓슨은 이로써 브리티시오픈 최다 우승 기록(6승)과 타이를 이루지 못한 것을 비롯해 메이저대회와 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까지 갈아치우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그는 안타까워하는 취재진과 갤러리에게 “오늘은 장례식 날이 아니잖아요?”라고 반문하며 나흘 동안 격전을 벌였던 대회장을 떠났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링크스 에일사코스를 찾은 수많은 갤러리는 60세의 이제 평범한 노장으로 돌아온 왓슨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977년 잭 니클로스와 펼쳤던 ‘백주의 결투’가 32년 만에 재연됐고 이번에는 졌지만 주연은 여전히 왓슨이었다. 1949년 9월4일생인 그는 1971년 PGA 투어에 뛰어 들어 통산 39승을 올렸고, 메이저대회 우승은 여덟 차례나 된다. 10년 전부터는 시니어투어에서 뛰며 12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젊은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왓슨은 “마스터스에는 들러리가 될까봐 더 이상 출전하고 싶지 않다. 완벽한 샷을 날릴 준비가 된 대회만 출전하기로 했고 이번이 그 대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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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왓슨은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의 탄성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 정교한 티샷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퍼트, 그리고 온화한 미소까지.

하지만 18번홀(파4)에서 나온 보기는 끝내 왓슨이 턴베리의 전설로 남는 데 걸림돌이 됐다. 1타차 선두를 달리던 왓슨은 이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너머 가장자리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이어진 보기. 왓슨은 “9번 아이언을 잡았어야 했다.”며 후회했지만 연장전에 말려 들어가야 했고 60세의 나이는 4개홀 스트로크 플레이를 더 이상 버텨 내지 못했다. 연장 첫 번째 홀인 5번홀(파4)에서 1타를 잃고 6번홀(파3)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싱크는 ‘클라레 저그’는 들어 올렸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딴곳에 비쳐졌다. 박수갈채는커녕 왓슨의 앞을 가로막은 ‘악당’이 된 듯한 표정이었다. 일부 외신들은 ‘싱크가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는 제목 대신 ‘싱크가 노장의 꿈을 무산시켰다’는 제목을 달며 왓슨의 패배를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싱크는 “왓슨과 경기한 것은 영광”이라면서도 “왓슨은 모든 선수를 꺾었지만 나를 이기지 못했다. 나는 새로운 골프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9-07-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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