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플레이볼] 포스트시즌의 매력

[박기철의 플레이볼] 포스트시즌의 매력

입력 2007-10-16 00:00
수정 2007-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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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포스트시즌은 1903년 생긴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의 번외 경기였을 뿐이다. 하지만 단기전의 매력은 팬들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불러 모았고 이제는 리그 우승팀이나 지구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은 왜소해 보인다.1985년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2위와 무려 1할7푼이라는 어마어마한 차이로 우승했지만 너무 강해 한국시리즈를 무산시킨 탓에 2002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하고 나서야 우승팀 대접을 받았다. 미국과 일본은 정규 시즌에서는 전혀 만나지 못한 팀끼리의 승부라는 점에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인터리그가 도입돼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권위는 사라졌다. 인간이 느끼는 시계가 과거와는 달리 엄청 빨라진 탓이 가장 클 것이다.

포스트시즌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단기전이라는 점이다. 플레이오프는 3승, 한국시리즈는 4승만 하면 온갖 영예가 따라온다. 반대로 2승이나 3승에 그치면 ‘졌지만 잘했다.’는 귀에 거슬린 위로가 있을 뿐이다. 단기전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다.

단기전은 투수력이 좌우한다? 사실이 아니다. 득점력이 포스트시즌이라고 승패에 더 영향을 주거나 투수력을 포함한 수비력의 영향이 덜하지는 않다.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은 적게 해야 하는 승리의 공식은 단기전이건 장기전이건 똑같을 수밖에 없다.

결정적인 실책 하나가 승패를 가른다? 이것 역시 단기전이라 중요하고 장기전이라 무시해도 되는 일은 없다. 다만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의 경기보다는 기억에 오래 남는다. 뼈아픈 실책은 많은 사람들이 오래 기억할 뿐이다.

미친 듯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어야 이긴다? 결과를 보면 항상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가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일 따름이다. 장기전이건 단기전이건 미친 듯이 활약하는 선수는 항상 있다.

포스트시즌이 분명하게 정규시즌과 다른 점은 투수 로테이션이다. 정규시즌에는 선발투수가 4∼5명이 교대로 등판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보통 3,4선발 체제로 운영된다. 매 경기의 승부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중간에 휴식일이 낀 덕분이다. 감독은 매 경기 에이스를 투입하고 싶지만 단기전이라고 해서 투수의 휴식일이 줄어들면 그만큼 얻어맞을 확률은 높아진다. 고교 감독이라는 비난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팀이 마지막 경기에 몰린 상황에서는 투수 로테이션의 의미가 없다. 조금이라도 실력이 좋은 선수를 더 오래 던지게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정규 시즌에서는 나오지 않는 포스트시즌의 독특함이다.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야구의 특성이 정규시즌과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스컴의 초점이 집중되다 보니 기억에는 오래 남지만 야구는 그대로 야구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2007-10-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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