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준우승자’ 파드리그 해링턴(36·아일랜드)이 지옥과 천당을 오간 끝에 ‘클라레저그(은주전자 우승컵)’을 품었다.
23일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골프링크스(파71·7421야드) 18번홀. 챔피언조의 세르히오 가르시아(26·스페인)를 2타차로 제친 해링턴은 놀랍게도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악마의 발톱’으로 불리는 15∼18번홀 가운데 가장 서슬이 퍼렇다는 핸디캡 1번홀. 누가 봐도 의아스런 클럽 선택.
티샷한 공은 홀을 가로지른 개울의 다리를 두 차례 튀기더니 물속으로 사라졌다. 가르시아와의 격차는 이제 1타차. 해링턴은 1벌타를 먹은 뒤 친 세번째 샷마저 구렁이처럼 홀을 감싼 개울속에 또 빠뜨렸다.17번홀을 끝내고 이동하다 해링턴을 스쳐 지나던 가르시아가 묘한 웃음을 흘렸다. 결국 해링턴은 더블보기로 홀아웃,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은 물 건너 간 듯했다.
가르시아가 맨 마지막으로 18번홀 그린에 올라 버디퍼트를 하기 직전 TV카메라는 가르시아의 이름을 새기기 직전 연필로 쓴 클라레저그를 비췄다. 그러나 1.5m 남짓한 퍼트가 귀신에 홀린 듯 컵을 맞고 튕겨 나오자, 가르시아는 무릎을 꿇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코스로 나온 해링턴은 연장 첫 홀인 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가르시아는 보기를 저질렀다. 마지막 네 번째 홀에서 2타차 승부를 확정한 해링턴은 아일랜드 국기를 펼쳐들었고, 대회측은 부랴부랴 은판에 그의 이름을 깊게 새겨 넣었다.
1995년 EPGA에 뛰어들어 11승을 올렸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2승을 거둔 게 전부. 준우승만 30차례였던 탓에 뒷심과 배짱이 모자라다는 평이었지만 해링턴은 ‘세상에서 가장 험한 코스’를 정복,60년 만에 브리티시오픈을 정복한 아일랜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151만달러(13억 8000여만원)를 챙겨 시즌 상금 랭킹도 80위에서 순식간에 ‘톱10’까지 끌어올렸다.
나흘간 첫 메이저 우승을 향해 온 힘을 쏟아낸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공동 8위(3언더파 281타). 비록 목표 달성엔 실패했지만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톱10’의 성과를 일궈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2언더파 282타로 공동 12위에 그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3일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골프링크스(파71·7421야드) 18번홀. 챔피언조의 세르히오 가르시아(26·스페인)를 2타차로 제친 해링턴은 놀랍게도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악마의 발톱’으로 불리는 15∼18번홀 가운데 가장 서슬이 퍼렇다는 핸디캡 1번홀. 누가 봐도 의아스런 클럽 선택.
티샷한 공은 홀을 가로지른 개울의 다리를 두 차례 튀기더니 물속으로 사라졌다. 가르시아와의 격차는 이제 1타차. 해링턴은 1벌타를 먹은 뒤 친 세번째 샷마저 구렁이처럼 홀을 감싼 개울속에 또 빠뜨렸다.17번홀을 끝내고 이동하다 해링턴을 스쳐 지나던 가르시아가 묘한 웃음을 흘렸다. 결국 해링턴은 더블보기로 홀아웃,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은 물 건너 간 듯했다.
가르시아가 맨 마지막으로 18번홀 그린에 올라 버디퍼트를 하기 직전 TV카메라는 가르시아의 이름을 새기기 직전 연필로 쓴 클라레저그를 비췄다. 그러나 1.5m 남짓한 퍼트가 귀신에 홀린 듯 컵을 맞고 튕겨 나오자, 가르시아는 무릎을 꿇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코스로 나온 해링턴은 연장 첫 홀인 1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가르시아는 보기를 저질렀다. 마지막 네 번째 홀에서 2타차 승부를 확정한 해링턴은 아일랜드 국기를 펼쳐들었고, 대회측은 부랴부랴 은판에 그의 이름을 깊게 새겨 넣었다.
1995년 EPGA에 뛰어들어 11승을 올렸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2승을 거둔 게 전부. 준우승만 30차례였던 탓에 뒷심과 배짱이 모자라다는 평이었지만 해링턴은 ‘세상에서 가장 험한 코스’를 정복,60년 만에 브리티시오픈을 정복한 아일랜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151만달러(13억 8000여만원)를 챙겨 시즌 상금 랭킹도 80위에서 순식간에 ‘톱10’까지 끌어올렸다.
나흘간 첫 메이저 우승을 향해 온 힘을 쏟아낸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공동 8위(3언더파 281타). 비록 목표 달성엔 실패했지만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톱10’의 성과를 일궈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2언더파 282타로 공동 12위에 그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7-07-2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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