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믿기 힘든 ‘스위치 투수’

보고도 믿기 힘든 ‘스위치 투수’

임병선 기자
입력 2007-04-11 00:00
수정 200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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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타자를 상대하면서 전형적인 왼손 사이드암 투구를 하던 투수는 오른손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글러브를 왼손으로 바꿔 끼우고 우완 정통파 투수처럼 와인드업을 한 뒤 공을 뿌렸다. 글러브를 바꾸는 동작이 한치의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기만 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투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미대학체육협회(NCAA) 대학야구 1부리그 노던 아이오와대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안타 한 개만을 내주고 3이닝을 삼자범퇴로 틀어막는 화려한 투구를 뽐냈다.

크레이튼대학의 1학년생 구원투수인 팻 벤디티(21)는 이틀 뒤 노던 아이오와대와의 더블헤더에 모두 출장하는 등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방어율 3.29를 기록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arakis.blog.seoul.co.kr에 동영상>

벤디티는 세살 때 두 손을 모두 써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목격한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양손 투구를 하고 있고 양쪽 팔 근육을 단련시키는 훈련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오른손으로 던지는 직구의 최고 구속이 시속 145㎞이지만 왼손으로는 128㎞로 떨어지는 게 흠이라면 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네브래스카주의 대학야구 투수에 주목하고 있다.6월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유명 스카우트 제리 래퍼티는 “한 투수가 두 선수 몫을 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대학야구에는 지금까지 3명의 스위치 투수가 등장했지만 한 명도 성공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는 스위치 투수가 없었고,1981년부터 95년까지 여러 팀을 거쳤던 그레그 해리스가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은퇴하면서 팬서비스 차원에서 1이닝 동안 양손 투구를 선사한 것이 전부였다.

신문은 투수와 타자 모두에 재능을 보이는 선수에게 한쪽을 택하도록 강요하고 구원투수도 오른손, 왼손으로 분업화하는 추세에 벤디티 같은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서게 된다면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7-04-1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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