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산불 진화 최고 공신은 ‘시민정신’과 ‘물배낭’

수락산 산불 진화 최고 공신은 ‘시민정신’과 ‘물배낭’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6-02 15:04
업데이트 2017-06-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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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부터 시작된 서울 노원구 수락산 산불이 심야에 조기 진화될 수 있었던 것은 빛나는 시민의식과 함께 물배낭인 ‘등짐펌프’였다는 이야기가 2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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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작업 위해 물 배낭 메고
산불 진화작업 위해 물 배낭 메고 1일 오후 9시 8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노원구청 직원들이 진화작업을 위해 물 배낭과 삽을 준비하고 있다. 2017.6.1
심야에 초속 5m의 강풍도 간간이 부는 데다 인근에 대형 아파트 단지도 있어 산불은 자칫하면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산불이어서 소방차가 화재 현장 접근도 어려웠고, 헬기도 출동할 수 없었다. 소방당국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인력’ 뿐이었다. 출동 가능한 소방대원이 모두 나왔지만 면적이 넓은 산불이어서 한계가 많았다.

화재가 접수된 1일 밤 9시8분쯤, 의용소방대원들과 시민 130여명 집에서 쉬다 뛰쳐나왔다. 외국인들도 스스로 나왔다. 주부들도 나와 컵라면 등을 끓여 이들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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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물배낭인 등짐펌프 메고 진화작업
외국인도 물배낭인 등짐펌프 메고 진화작업 1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 대형산불이 발생하자 노원구 직원들이 물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고 있다. 2017.6.1
이들이 물배낭인 등짐펌프를 지고 삽을 들고 화재현장으로 좁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물배낭에 물을 채우기 위해 산과 급수 펌프로 오르내리기를 몇번씩이나 반복했다. 2일 새벽 2시25분쯤 소방당국이 “귀임봉 주변 큰불은 완전히 잡혔다”며 초진을 선언하자 주민들은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등짐펌프를 진 시민들은 불을 계속 포위했다. 포위망이 2중 3중이었다. 이들이 물을 뿌리고 삽으로 잔불을 정리했다.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과 소방당국, 노원구청 등이 진화에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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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함께!
우리도 함께! 2일 새벽 전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서울 노원구 수락산 인근에서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이 소방대원,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7.6.2
아침이 밝아오면서 헬기가 출동했고, 불길은 급격히 잡혀갔다. 축구장 5.5배 면적인 3만 9600여㎡가 탔다.

이들의 밤샘 사투를 보여주듯 수락산 먹자골목 길바닥에는 널브러진 등짐펌프가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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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배낭 메고 화재현장 향하는 공무원들
물배낭 메고 화재현장 향하는 공무원들 2일 새벽 전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서울 노원구 수락산 인근에서 노원구 직원들이 화재현장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7.6.2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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