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4개구 반지하 1648가구 ‘침수 우려’… “물막이판도 없어요”

[단독] 서울 4개구 반지하 1648가구 ‘침수 우려’… “물막이판도 없어요”

강동용 기자
입력 2023-06-28 18:14
수정 2023-06-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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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서울대 ‘디비즈’, 작년 특별재난지역 반지하 3만 5518가구 조사

침수 우려 반지하, 전체의 4.64%
대림동 573가구 ‘위험’… 24% 수준
신림 336·사당 256·상도 167가구

“물막이판 어디에 있는지 몰라”
철사로만 고정… 빗물 막기 역부족
“비 오면 불안해서 잠도 잘 못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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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구 반지하 전수조사
4개구 반지하 전수조사
장마철이 찾아왔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기억이 생생한데 올여름 장마는 시작부터 많은 비를 뿌리면서 반지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시는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공언하며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행률이 낮아 반지하 가구가 올여름 폭우로부터 안전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신문은 서울대 학부생 6명으로 구성된 ‘디비즈’(D viz)팀과 함께 지난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4개 자치구(영등포·관악·동작·서초구)의 반지하 3만 5518가구를 전수조사해 ‘침수 우려 반지하’를 특정했다. 이 가구들만큼은 폭우 피해를 막기 위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신문·서울대 디비즈팀 조사 결과 지난해 침수 피해가 컸던 4개 구의 침수 우려 반지하 가구는 1648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4.64%다. 강수 특성상 올여름 서울 남부권에 폭우가 집중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난해와 같은 물난리가 난다면 이 가구들은 침수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침수 우려 반지하 가구는 건축물대장에서 지하층이 포함된 주택용 건물을 지하·반지하 가구로 분류한 뒤 해당 가구 중 서울시의 ‘침수 흔적도’(침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나타낸 지도)와 ‘침수 예상도’(시간당 100㎜의 집중호우 발생 때 침수 예상 지역을 나타낸 지도)에 동시에 포함되면서 건물의 사용 연수가 20년이 경과한 노후 건축물로 한정했다.

대림동, 4개 자치구 중 침수 우려 가구 반지하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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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카메라로 오른쪽 아래 QR코드를 인식하면 ‘인터랙티브 반지하 지도’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오른쪽 아래 QR코드를 인식하면 ‘인터랙티브 반지하 지도’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법정동별로는 대림동이 573가구로 침수 우려 반지하가 가장 많았다. 대림동 내 전체 반지하(2391가구)의 23.96%로 4가구 중 1가구인 셈이다. 그다음으로는 신림동 336가구, 사당동 256가구, 상도동 167가구 순이었다. 이 지역들은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피해가 두드러졌던 동네다.

지난 25~26일 침수가 우려되는 반지하 밀집 지역을 둘러보니 물막이판(차수판)을 설치한 곳도 있었지만 대비가 전혀 안 돼 있거나 물막이판 설치법을 모르는 주민도 많았다.

며칠 전 고령의 어머니와 함께 대림동의 한 반지하 건물로 이사 온 김정현(54·가명)씨의 집 현관문에는 물막이판을 장착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김씨는 “이사 올 때 집주인이 설치 방법을 알려 준 적이 없고 물막이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 반지하 주택 입구에 설치된 물막이판은 철사 고리로 느슨하게 고정돼 있어 갑작스럽게 불어나는 빗물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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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된 지난 26일 찾아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은 물막이판(차수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면 창문 사이로 빗물이 흘러들어 침수될 우려가 높아 보였다. 손지연 기자
장마가 시작된 지난 26일 찾아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은 물막이판(차수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면 창문 사이로 빗물이 흘러들어 침수될 우려가 높아 보였다. 손지연 기자
신림동에 있는 침수 우려 반지하 가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비 오는 날이면 불안해서 잠도 잘 못 잔다”는 성모(75)씨는 집 앞에 물막이판 장착 장치가 설치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성씨는 “집주인한테는 안내했을지 몰라도 나는 언제 물막이판이 반지하 창문 앞에 설치됐는지, 판을 어떻게 끼우는지 뭐 하나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폭우로 130여곳의 점포 중 50여곳이 침수 피해를 본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도 물막이판을 설치한 점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산물을 파는 한 상인은 “손님들이 물건 구경하는 데 불편하다고 해서 물막이판을 분리해 구석에 놔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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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경기대 스마트시티공학부 교수는 “자율방범대 같은 임시 조직을 만들어 물막이판 설치법을 알려 주고 대피를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2023-06-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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