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를 이렇게 이용?” 주민들도 비판
아파트관계자 “문제가 된 현수막 철거”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터진다 현수막- 온라인커뮤니티
강남구 재건축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이태원 참사를 빗댄 문구로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가 논란이 됐다. 아파트 주민들조차 “참사를 운운하는 건 도를 지나친 것 아닌가” “아파트 이미지에 해만 된다”라며 비판이 일었고, 결국 당일 철거됐다.
7일 은마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3시쯤 은마아파트 31동 외벽에는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대그룹 명심해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은마관통결사반대’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 있었다. 은마를 관통할 가능성이 있는 GTX-C 노선을 반대하기 위한 이 현수막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항의하려는 목적에서 제작됐다.
이를 본 주민들은 ‘이태원 참사에 빗댄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 민원을 제기했고, 아파트 관계자는 곧바로 철거 지시를 내렸다. 현수막은 2~3시간가량 걸려 있다가 당일 오후 6시쯤 완전히 철거됐다. 은마 관계자는 “GTX-C 노선 항의 차원에서 현수막 문구를 급하게 정하다 보니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은마아파트는 GTX-C 노선 우회가 주민들에게 그만큼 절박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은 지난달 19일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경기도 양주부터 수원까지 이어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난다는 노선 안이 밝혀지며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지반붕괴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노선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최근 아파트 외벽에 걸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19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걸린 모습. 2022.10.19 연합뉴스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에는 현재 14층, 28개 동, 4424가구인 단지를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공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맡는다.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최고 49층으로 재건축 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높아진 재건축 기대감과 별개로 은마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재건축 호재에도 가격이 반등하지 못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영향이다. 지난 9월 전용 76㎡는 직전 거래 대비 3억 4000만원 내린 21억 4000만원(13층)에 팔렸다. 같은 달 전용 84㎡도 직전 거래보다 7000만원 저렴한 25억원(10층)에 매각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마아파트 매물 130여건 가운데 약 50건이 호가 20억원 아래로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