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대란 주범은 ‘1인 가구(?) 그들의 이유 있는 변명 [아무이슈]

쓰레기 대란 주범은 ‘1인 가구(?) 그들의 이유 있는 변명 [아무이슈]

명희진 기자
입력 2020-09-27 13:22
수정 2020-09-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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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택배나 배달 음식 등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간편식과 배달 음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쓰레기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최근 서울디지털재단이 서울시 거주자 41명을 7일간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일회용품 배출량은 30개로 다인가구(13개) 보다 인당 2.32배 많았다. 양도 문제지만 분리수거를 안 한 채 내놓는 쓰레기도 골칫거리다. 1인 가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 이대로 괜찮은 걸까.
서울 관악구 일대에 길거리에서 발견한 쓰레기들
서울 관악구 일대에 길거리에서 발견한 쓰레기들
● 우리가 주범이라는데…“안 되는 거 알지만, 관리 너무 힘들어”지난 22일 1인 가구가 밀집한 서울 관악구 원룸촌 일대. 플라스틱과 유색 페트병만 담겨 있어야 할 수거함에는 내용물이 그대로 남은 용기는 기본이고 국물이 남은 컵라면 용기와 비닐을 떼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수북이 쌓여 있다. 일반쓰레기 종량제봉투에는 패스트푸드점의 종이봉투와 랩도 벗기지 않은 스트로폼 포장 음식 등이 한꺼번에 버려져 있기도 했다. 배달 음식을 먹고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배달 봉투째 묶여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1인 가구도 고민이 많다. 혼자서는 꽉 채울 수 없는 종량제 봉투를 쓰자니 봉투 값도 아깝고 시켜먹다 보니 배달 음식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들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입을 모았다.

간편식과 배달 음식을 주로 먹는다는 송모(30)씨는 특히 쌈장 등 소스류나 국물류, 매운 음식 등을 버릴 때 가장 고민이 된다고 했다. 송씨는 “물로 씻어내면 싱크대가 막히고 그렇다고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자니 채울 때까지 일주일은 넘게 걸리는데 그동안 벌레 생기고, 냄새도 나고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면서 “최대한 안 남기려고 하지만 그래도 남으면 국물 등은 변기에 넣고 내려버릴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집에서 주로 음식을 해먹는다는 이모(28)씨 역시 음식물 쓰레기가 골치다. 이씨는 “종량제 봉투를 채우는 데에 너무 오래 걸려서 얼리긴 하지만, 냉동고가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말도 있어서 걱정”이라며 “음식이 남지 않게 준비를 해도 (1인 가구는) 어쩔 수 없이 음식물이 남게 된다. 그렇다고 몇 십만 원짜리 건조기를 사기에는 집도 좁고 비용적으로 부담”이라고 말했다.

● 작은 실천부터 차근차근···1인 가구의 고군분투 환경 지키기스스로 쓰레기를 다루다 보니 경각심을 갖게 됐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용기 내서 용기 내’(비닐 등 일회용품 대신 개인 다회용기로 음식 등을 사는 것)와 같은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쓰레기 감량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기록하고 감량 노하우를 나누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오씨가 일주일 간 사용한 일회용품들.
오씨가 일주일 간 사용한 일회용품들.
자취 3년차 오모(26)씨도 최근 블로그에 일주일간 일회용품 사용량을 기록했다. 오씨는 장을 볼 때는 에코 백을 챙겼고, 빵집에 갈 때는 다회용기를 준비해 갔지만, 즉석밥 용기, 요구르트병, 마스크 포장비닐까지 피할 수 없는 쓰레기들은 여전했다.

오씨는 “기록을 하면서 과거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무의미한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햄의 플라스틱 뚜껑부터 재래 김 포장 속 플라스틱 용기 등 편리하지만 이를 대체할 다른 대안은 정말 없는지 기업과 소비자들이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 책임은 1인가구·다인가구·시장에도어느덧 대세가 된 1인 가구(2018년 기준 전체 가구 형태 중 29.3%)지만 이들에게만 쓰레기 배출의 책임을 물을 순 없다. 다인 가구일수록 식성이 다르거나 식사시간이 다른 경우 재료가 남는 등 음식물 쓰레기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 19라는 특수 상황도 과제를 남겼다. 그동안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던 카페나 식당이 버젓이 일회용품을 쓰고 있는데다, 배달 음식 소비가 치솟는 등 전 가구에 걸친 소비 패턴의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7월) 배달 음식 거래액은 작년 대비 73.6% 치솟았다.

시장의 변화도 요구된다. 그린피스의 김이서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플라스틱 포장재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마트 등이 극히 적다”면서 “1인 가구 증가,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업계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도 “소비자는 물론 음식점, 배달 중개업체 등도 나서서 다회용기를 쓸 때 (소비자에게) 인센티브 주는 등 새로운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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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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