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막았더니 9시면 ‘북적’… “통제불능 벤치족·광장족”

한강공원 막았더니 9시면 ‘북적’… “통제불능 벤치족·광장족”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0-09-11 13:32
수정 2020-09-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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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이용 제한 ‘풍선효과’
업무지구, 주택가 공원·광장 북적
시설 아닌 야외 모임 계도 근거 부족
시민들 자발적인 외출 자제 필요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업무지구 내에 위치한 야외 광장에는 오후 9시가 지나자 인근 음식점, 술집에서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금방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람들은 저마다 술과 안주거리 등이 잔뜩 든 봉지를 양손에 들고 벤치나 광장 계단에 자리잡았다. 이미 거나하게 취해 고성을 지르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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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저녁 서울 송파구의 한 업무지구 광장이 모여앉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10일 저녁 서울 송파구의 한 업무지구 광장이 모여앉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직장 동료들과 이곳을 찾은 최모(35)씨는 “근처에서 회식을 하고 2차를 갈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잠깐 앉았다”면서 “야외니까 실내에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얼마 뒤 인근 지구대에서 소음 민원을 접수 받고 출동했지만 야외에 모인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2m 거리 간격을 유지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하는 것 외에 마땅히 통제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지구대 관계자는 “지나친 소음 등은 조치를 취하지만 사람들이 야외에서 모이는 것 자체를 막을 순 없다”면서 “외려 한강공원처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리가 가능한 시설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규제가 이뤄지고 사람들도 경각심을 느끼지만, 이렇게 업무지구나 주택가 근처의 소규모 광장, 공원에서는 해이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같은 날 도림천, 중랑천, 탄천 등 동네 하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중랑천 산책로에는 산책을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군데군데 놓인 벤치에도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산책 중인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벤치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친 모습이었다.

수도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오후 9시 이후에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취식이 금지되면서 야외에 나와 모임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 8일부터 여의도, 반포, 뚝섬 등에 위치한 주요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에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공원 내 매점 28곳과 카페 7곳, 주차장 43개도 오후 9시 이후부터는 이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사람들의 피로도가 누적된데다, 태풍이 지나간 뒤 선선한 가을 날씨가 찾아오면서 별다른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소규모 공원이나 광장, 벤치들로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는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다.

지자체도 난처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공원 등의 시설은 공원별로 출입을 제한하거나 관리요원들이 계도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일반 야외공간에서 삼삼오오 모이는 것까지 통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주 주말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분수령인만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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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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