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유민 유족 “악플보다 구단 갑질에 극단적 선택”

故 고유민 유족 “악플보다 구단 갑질에 극단적 선택”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8-20 18:02
수정 2020-08-20 18:0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족 측 “계약 해지 후 트레이드 약속한 뒤
기습적 임의탈퇴 공시… 결국 벼랑 끝으로”

변호사 ‘의도적 따돌림’ 태블릿 자료 제시
구단 측 “선수 은퇴 의사 확인했다” 반박
이미지 확대
고 고유민 선수의 어머니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 선수가 악성 댓글이 아닌 구단의 따돌림과 사기계약으로 사망하게 됐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고유민 선수의 어머니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 선수가 악성 댓글이 아닌 구단의 따돌림과 사기계약으로 사망하게 됐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의 고(故) 고유민 선수의 유족과 소송 대리인이 고 선수가 의도적 따돌림을 당하고 구단의 사기계약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악성 댓글이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구단 측은 따돌림은 없었으며 선수와 구단이 합의해 계약해지를 했고 선수 임의 탈퇴 처리 후 선수의 은퇴 의사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고 선수 측을 대리하는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칭스태프의 의도적인 따돌림은 훈련 배제로 이어졌다”면서 “고 선수는 숙소에서 자해를 한 동료를 감싸다가 눈 밖에 난 뒤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 수 있을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변호사는 경찰이 포렌식 수사로 고인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에서 찾아낸 자료를 제시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가 생전 가족, 동료와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 인간 취급한다’, ‘나와 제대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말을 한결같이 했다”고 소개했다. 변호인과 유족은 현대건설 감독과 코치를 고 선수를 따돌린 주범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유가족 측은 또 계약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고 선수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구단도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고 선수에게 ‘트레이드를 시켜 주겠다’며 ‘선수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요구했다”며 “고 선수는 구단의 말을 믿고 사인했지만 구단은 한 달 뒤인 5월 1일 일방적으로 고 선수를 임의 탈퇴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 선수는 임의 탈퇴 소식을 접하기 전인 4월 20일 현대건설 사무국장에게 트레이드가 가능한지 물어보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현대건설 사무국장은 “FA 끝나고 5~6월 사이에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에 고 선수가 “트레이드 가능한 팀 알아봐 주실 수 있냐”며 “전 제가 필요한 곳에 있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자 현대건설은 “끝나고 감독님하고 상의할게”라고 답했다.

조직적인 따돌림이 있었다는 주장에 현대건설 측은 자해 사건은 이도희 감독 부임 전에 있었던 일로 그 선수도 악성 메시지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또 고 선수와의 합의가 ‘계약 해지’가 아닌 ‘계약 중지’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임의 탈퇴 공시를 한 뒤에도 다른 팀과 이해관계가 맞으면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며 “다만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0-08-2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