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발인 이후…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

박원순 발인 이후…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

입력 2020-07-13 19:00
수정 2020-07-13 19: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투’ 2년 4개월…위계에 의한 성폭력 계속
‘직장 상사가 남사친’ 그릇된 인식 여전
“조직장급 가해자 가중처벌 법제화해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후 온라인에서는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이 빠르게 공유됐다. 박 전 시장은 평생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한국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이바지했지만, 성추행 가해자라는 낙인을 피하고자 자신의 삶과 함께 사건을 강제 종결시키면서 고소인에게 끝까지 ‘가해’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일부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감싸기 위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을 공격하는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다. 2018년 3월 7일, 전직 비서 김지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지 2년 4개월이 흘렀지만 위계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기자회견을 연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속옷 사진 프레임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예전부터 스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올릴 정도로 소탈한 성품이었다”며 A씨 등의 주장이 “악용될 소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반박이었다.

‘미투’를 지지하다가도 가해 의혹의 당사자가 유명 정치인일 경우 지지자들이 두둔을 넘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SNS에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 한 ‘남자사람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전씨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였다고 했지만, 많은 여성은 “직장 상사를 ‘남사친’이라 보는 안일한 인식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중 벌어진 위계에 의한 성희롱을 동등한 연인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 변호사. 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 변호사. 연합뉴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여론이 뒤집혀 고소인이 오히려 손가락질받게 되는 현실도 그대로다. 2018년 청주대에서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조민기씨나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의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 등이 한 예다. 특히 정씨가 억울하다며 투신한 이후 성폭행 피해자인 양씨에게는 ‘살인마’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일부 시민들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대중에 공개한 A씨 측의 기자회견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A씨가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문구를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것에 대해 “대화 초대가 무슨 문제인가. 발인하는 날 뭔가 크게 터뜨릴 것처럼 하더니 아무 증거가 없다”는 조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조직장급이 직장 내에서 성추행한 경우 ‘조직 보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을 흔드는 가해자로 여겨진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사이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 측면에서 의사결정권을 남성이 주도하고 있어 변화가 쉽지 않다. 조직장급 가해가 발생하면 가중처벌하는 등 제도를 법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전통시장·상점가 연합회 출범식 참석

서울시의회 유정희 의원(관악구4·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지난 20일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사)관악구 전통시장·상점가 연합회 출범식에 참석해 연합회 출범을 축하하고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응원의 뜻을 전했다. 이날 출범식은 관악구 전통시장과 상점가 상인들이 뜻을 모아 연합회를 공식 출범하는 자리로, 지역 상권의 공동 대응과 협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의원은 관악구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지역 경제의 핵심 축이자 생활경제의 중심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연합회 출범이 상인 간 연대와 상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전통시장과 상점가는 관악경제의 대동맥이자 주민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경제 현장”이라며 “이번 연합회 출범이 상인 여러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지속 가능한 지역 상권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별 점포를 넘어선 협력과 공동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연합회가 현장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중심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유 의원은 “앞으
thumbnail -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전통시장·상점가 연합회 출범식 참석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