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책임 추궁 ‘묻지마 고발’… 사회 멍들게 하는 감염병

코로나 책임 추궁 ‘묻지마 고발’… 사회 멍들게 하는 감염병

김헌주 기자
입력 2020-03-09 01:40
수정 2020-03-09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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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지자체·시민단체 서로 네 탓 급급

직무유기·상해·살인죄 등 혐의도 제각각
대검, 신천지 교인 동선 포렌식 분석 중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1.29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1.29 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민 피해가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묻지 마 고발’이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피해 확산에 매진하고 있는데, 정치권 등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 추궁에 나서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꼭 필요한 수사 요청이 아닌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고발은 자제하는 게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은 신천지에 대한 고발을 시작으로 정부 책임자들에 대한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혐의도 제각각이다.

특히 ‘살인죄 고발’이 유행처럼 번지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12개 지파장을 상대로 역학조사 거부·방해·회피 행위에 대해 상해·살인 혐의 등을 적시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어 지난 4일과 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살인죄 혐의로 중복 고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같은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살인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지자체의 무리한 수사 요청이 정치적 고발의 포문을 열어젖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추 장관의 신천지 강제수사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시민단체, 정치권 인사로부터 연달아 고발됐다. 사회문제를 사법으로 해결하려는 ‘사법 만능주의’가 감염병 확산 국면에서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고발은 사회 분열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검찰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지난 5일 신천지에 대한 행정조사 결과 정부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가 포착되면 검찰이 구속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대검찰청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5명 안팎의 포렌식 요원을 파견해 신천지 교인들의 예배 동선을 분석하고 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지자체 등이 정무적 책임을 면하기 위해 고발을 하는 게 아닌지 스스로 살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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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20-03-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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