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6곳 질병 의심… 동물원 갔다가 병 얻을라

10곳 중 6곳 질병 의심… 동물원 갔다가 병 얻을라

김정화 기자
입력 2020-01-30 22:02
수정 2020-01-31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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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카페·체험동물원 등 관리 규정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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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정수리에 상처 나고…
사슴 정수리에 상처 나고…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이 번식기 수컷 사슴들의 공격적인 행동을 관리하지 못해 사슴 정수리에 상처가 나 있다.
어웨어 제공
관람객이 먹이 주거나 쓰다듬는 행동
결핵·패혈증 등 인수공통감염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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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 사육에 고통받고…
밀집 사육에 고통받고… 울산대공원 동물원의 토끼 사육장.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개체가 있어 바닥이 대소변으로 오염돼 있다.
어웨어 제공
박쥐 등 야생동물에서 비롯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도 체험형 동물원들의 동물 질병 관리가 미흡해, 동물뿐 아니라 관람객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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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병까지 앓는 동물들
눈병까지 앓는 동물들 대전오월드 실내 사육장에 있는 사막여우의 눈 주위에 지저분한 눈곱이 끼어 있다. 여러 마리가 좁은 곳에서 사육되면서 감염성 눈 질환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어웨어 제공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해 공영 동물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어웨어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공영동물원 10곳을 현장 조사한 내용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원 10곳 중 최소 6곳에서 외관상 상처가 있거나 질병이 의심되는 동물이 관찰됐고, 10곳 전체에서 동물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청금강앵무의 경우 8곳 중 5곳에서 스스로 털을 뜯는 자해행동을 했다.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는 짝짓기철 개체수 조절이나 중성화 등으로 번식행동을 관리하지 못해 수컷 사슴들의 정수리에 상처가 심하게 나기도 했다. 어웨어는 “2018년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으로 영장류 등 일부 동물군에 대해 적정 서식환경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지만,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좁은 공간에서 밀집 사육되며 동물들은 감염성 눈 질환, 가죽과 털 불량, 토하는 행동 등의 증상을 보였다. 어웨어는 “동물원에서는 동물이 좁은 공간에서 고밀도로 사육되면서 서로의 배설물에 노출되는 비위생적인 상황에 놓인다”면서 “매일 청소와 소독을 하지 않아 배설물 냄새로 호흡기가 감염되고 각막이 손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전시 야생동물이 부실하게 관리되면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특히 체험형 동물원에서는 관람객이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는 행위를 할 수 있는데, 이때 동물과 사람 사이에 질병이 옮는 등의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어웨어는 “아이들은 동물원에서 동물의 신체부위를 입에 대거나 동물을 만진 손을 바로 입에 가져간다”면서 “자칫 결핵, 살모넬라증, 패혈증 등 인수공통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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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영동물원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나 지자체가 설립한 시설공단에서 운영되면서 전담 인력 부족, 담당자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인수공통전염병 감염성을 높이는 체험동물원과 야생동물카페 등 유사동물원에 대한 관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01-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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