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위안부 “동물 취급했던 日, 제대로 사죄·배상해야”

亞위안부 “동물 취급했던 日, 제대로 사죄·배상해야”

이혜리 기자
입력 2018-03-08 22:50
수정 2018-03-0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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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연대회의’서 일본군 만행 규탄 “당사자가 받아들일 해결책 내야”

“일본군에게 끌려가 강간과 폭행을 당하는 등 원치 않는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런 만행을 사실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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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뒷줄 오른쪽) 할머니와 인도네시아의 자헤랑(앞줄 오른쪽) 할머니가 8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5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여해 발표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뒷줄 오른쪽) 할머니와 인도네시아의 자헤랑(앞줄 오른쪽) 할머니가 8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5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여해 발표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여성의날인 8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15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한 중국의 첸리안춘(92)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낮에는 허드렛일을 하고, 밤에는 매일 10명이 넘는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눈물을 훔쳤다.

중국 하이난 성의 작은 마을에 살던 그는 14세의 나이에 일본군에 납치됐다. 그는 “일본군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난 뒤 아들을 낳았다”며 “마을 사람들은 내 아들을 일본군 자식이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일본 정부는 피해자에게 반드시 사죄, 배상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의 누라이니(88) 할머니는 “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13살에 일본군에 끌려가 성 노예 생활을 했다”며 “일본이 패망한 뒤 마을로 돌아왔지만 아버지조차도 부끄럽다며 한탄하셨다”며 울먹였다. 이어 “일본군이 우리에게 한 짓에 대해서 사죄받고 싶다. 나를 짐승처럼 취급했던 일본의 사죄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네시아의 자헤랑(87) 할머니는 12세의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고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그는 “나를 동물 취급했던 모든 행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묻고 싶다”며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길원옥(90) 할머니는 자신이 평소에 즐겨 부르던 노래 ‘남원의 봄 사건’을 열창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길 할머니는 지난해 생애 첫 음반 ‘길원옥의 평화’를 발표했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기조발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피해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 비로소 그 첫발을 내디딜 수 있다”면서 “이번 15차 아시아연대회의를 통해 다시 한번 우리의 제언을 일본 정부에 요구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1992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아시아연대회의는 아시아 각국의 피해자와 활동가들이 모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을 결의하고, 국제사회를 향한 요구를 발표해 왔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대만, 일본, 미국, 뉴질랜드, 독일 등의 생존자와 활동가들이 참가해 일본군의 만행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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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18-03-0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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