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에도 못 앉죠”… 배려 없는 임산부 배려석

“만삭에도 못 앉죠”… 배려 없는 임산부 배려석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7-10-10 23:12
수정 2017-10-11 02: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0월 10일 임산부의 날 르포

‘지옥철’ 시간 근처에도 못 가보고
한가한 시간도 배려석은 늘 만석
앉으면 어르신 호통에 트라우마

출산일을 한 달 앞둔 직장인 강모(30)씨는 매일 1시간가량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앉아서 가는 일은 거의 없다. 강씨는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는데도 앉아 계신 분이 양보하지 않아 민망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했다”며 “임산부 배려석은 항상 만석이고 그 앞도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어 비교적 사람이 적은 노약자석 앞에 서서 가지만 어르신들 눈치에 그 자리에도 감히 앉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미지 확대
‘제12회 임산부의 날’인 10일 서울 지하철 8호선 열차칸 내 임산부 배려석에 한 남성이 앉아 가고 있다. 10월 10일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인해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해 2005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지만 출근길 지하철을 이용하는 임산부가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제12회 임산부의 날’인 10일 서울 지하철 8호선 열차칸 내 임산부 배려석에 한 남성이 앉아 가고 있다. 10월 10일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인해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해 2005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지만 출근길 지하철을 이용하는 임산부가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시대를 맞아 모성 보호 차원에서 지하철과 버스에 임산부 배려석을 도입한 지 4년 가까이 됐지만 임산부들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산부 배려석을 양보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른 노약자들과 자리를 두고 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잦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2013년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이후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전체 전동차 3570량에는 각 량 당 2석씩 임산부 배려석이 배치돼 있다. 서울에서 운행 중인 전체 버스 7000여대에도 1~2석은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도, 한가한 시간에도 임산부 배려석은 임산부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임산부의 날인 10일 오후 1시.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옥철’로 변한다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전동차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고속터미널역부터 당산역까지 가는데 노약자석을 제외한 좌석 336석은 반도 차지 않았지만 임산부 배려석 8석은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로 만석이었다. 임산부 배려석이 전동차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자리 옆에 팔걸이가 있어 시민들이 손쉽고 편하게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8개월차인 박모(29)씨는 “일반인 대부분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다가 임산부가 오면 양보하겠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임산부가 양보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8월 22일부터 9월 8일까지 임산부 32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6명만이 임산부로 배려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임신 9개월차인 이모(30)씨는 지난달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가 노인에게 호통을 들었다. 이씨는 “배려석에 앉아 있는데 한 어르신이 제 앞에 오더니 ‘어디가 아파서 앉아 있느냐’며 소리를 질렀다”며 “‘임신했다’고 답했더니 ‘크게 말하라’며 더 크게 호통쳤고 재차 답하자 어르신은 그제서야 자리를 떴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는 “‘임신했다’고 답할 때 왠지 모를 창피함이 들었다”며 “그 사건 이후로는 임산부 배려석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스는 지하철에 비해 좌석이 적어 임산부들이 양보를 받기 더 어렵다. 임산부들에게 위험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임신 5개월차인 이모(35)씨는 “일부 버스 기사님들이 급출발 및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있어 웬만하면 버스는 피하려 한다”며 “또 임산부 배려석이 대부분 기사석 뒤나 내리는 문 바로 앞에 배치돼 있는데, 버스 폭발 사고가 나면 연료탱크가 위치한 버스 가운데 지점이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고 더 꺼려졌다”고 말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노약자석이나 임산부 배려석을 어디에 지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통상적으로 노약자들이 내리기 편하도록 내리는 문 가까이에 지정한다”고 밝혔다.

임산부들은 임산부 배려석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임산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출산한 김모(33)씨는 “임산부 배려석을 늘려도 시민들이 ‘임신한 게 대수냐’며 양보하지 않는다면 임산부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다면 배려석을 둘러싼 갈등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도 “임산부 배려석 운영이 법적 강제가 아닌 자율 시행 사항이라 임산부 전용칸 도입이나 임산부 좌석 확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양보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지난해 5월부터 ‘임산부 배려석 비워 두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혁 서울시의원 “청년의 보수 선택, 듣기 좋은 이유만은 아니었다”

서울시의회 윤수혁 의원(국민의힘, 중구 제2선거구)은 지난 12일 국민의힘 청년당원들이 결성한 봉사단체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청년세대의 정치 인식과 지역사회 참여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보수 정당을 지지하게 된 배경과 지역사회 참여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지방정치의 역할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학업과 취업, 주거 문제로 거주지를 자주 옮기다 보니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 행사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들고, 청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통로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치 참여와 관련해서는 선거나 공천에 앞서 지역에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고 생활 현안을 경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청년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당사자가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는 참여 통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윤 의원은 “청년들이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수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청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먼저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수혁 의원은 제12대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
thumbnail - 윤수혁 서울시의원 “청년의 보수 선택, 듣기 좋은 이유만은 아니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10-11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GO FREE RUN 참가자라면 메가커피 쏙! 신규회원 1,000명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