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관광단지 부영호텔 신축 제동…‘경관 사유화’ 논란

제주 중문관광단지 부영호텔 신축 제동…‘경관 사유화’ 논란

입력 2016-12-16 09:36
수정 2016-12-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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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법대로 추진” vs 환경단체·주민 “원천 무효”

‘경관 사유화’ 논란을 빚은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대규모 부영호텔 건축허가 신청이 결국 반려됐다.

16일 제주도에 따르면 ㈜부영주택이 지난 2월 건축허가를 신청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부영호텔 4건(호텔 2, 3, 4, 5)을 모두 반려했다.

부영주택은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의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동쪽 부지 29만3천897㎡에 총 객실 1천380실 규모의 호텔 4개를 지을 계획이었다. 이들 호텔은 지하 4∼5층, 지상 8∼9층 규모다. 호텔별 객실 수는 300∼400실이다.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한 부영주택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친 건축·교통통합심의를 통과해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사업 추진이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건축허가 신청이 반려된 이유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의 위법성 때문이다.

중문관광단지 전체 개발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는 1996년 8월 중문관광단지 2단계 지역 개발사업승인을 받은 이후 2001년 3월 개발사업 변경 신청을 하며 건축물 높이를 ‘5층 이하’에서 ‘9층 이하’로 변경한 사항을 명시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 변경에 따른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도는 그런데도 보완요구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관련 부서하고만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를 거친 후 개발사업 변경 승인을 해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배했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사업계획 변경 승인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인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를 거치지 않은 본 사업의 개발사업시행 변경 승인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청했다.

도 감사위는 이 사안을 조사해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협의 내용 절차를 이행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처분했고, 도는 지난 10월 20일 한국관광공사에 절차 이행을 요구했다.

따라서 부영주택은 한국관광공사가 건축물 높이 변경에 따른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해 도와 변경협의를 마치고 난 다음에 또다시 건축계획심의를 받고 건축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건축허가 신청 과정을 다시 밟는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어서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즉각 논평을 내고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환영할 만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제주도가 감사위 결정을 받아들여 개발사업시행 변경 승인을 무효로 하지 않고 단순히 변경협의 절차만 이행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부영호텔 예정지 인근 중문 대포 해안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고, 이 지역의 경관자원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현 사업부지 내의 건축행위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도민사회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가 앞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변경 절차와 그에 따른 건축계획심의를 받으면 다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도민사회의 반대여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사업재개의 여지를 남기지 말고 해당 사업부지 매입 등을 통해 아름다운 경관자원을 온전히 도민에게 돌려줄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서귀포시 대포동, 중문동, 하원동, 회수동 주민으로 구성된 부영호텔개발사업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10월 1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상절리 주변 부영호텔 건설사업을 전면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부영호텔반대위는 “38년 전 중문관광단지 건설 당시 토지를 빼앗기다시피 헐값에 매각해야만 했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며 “그런 희생으로 중문이 제주 제일의 관광지가 됐으나 시대 상황이 예전과 다른 지금 부영호텔의 경관 독식은 제주관광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관광공사는 누락됐던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 절차를 이행해 부영주택이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법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한국관광공사와 법 절차에 따라 건축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행정의 입장을 고려할 때 제주도가 지역 주민이나 환경단체들과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영호텔 건설 예정지 인근 해안의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된 유명 관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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