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반바지 근무 ‘쿨비즈’…공직사회 ‘효율적이다’vs‘경박하다’ 이견

폭염 속 반바지 근무 ‘쿨비즈’…공직사회 ‘효율적이다’vs‘경박하다’ 이견

이승은 기자
입력 2016-08-11 15:29
수정 2016-08-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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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더위 식혀 줄 쿨비즈 패션
뜨거운 더위 식혀 줄 쿨비즈 패션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서울시와 환경재단, 롯데백화점 주최로 열린 에너지 절약 시원차림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쿨비즈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폭염 속에서 냉방수요를 줄여 전기를 절약하기 위한 ‘쿨비즈’(시원한 비즈니스 옷차림) 운동이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반바지와 샌들 차림까지 허용하는데 대해서는 ‘효율적이다’란 찬성론과 ‘경박하다’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노타이에 면바지, 지자체 복장 간소화 시행

서울시는 2012년부터 여름마다 반바지와 샌들을 권장하는 ‘시원 차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 샌들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공식행사에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하곤 한다.

여름철 공무원들의 간소화 복장은 시행된 지 10년이 넘어 보편화했지만, 반바지와 샌들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인상을 줄 수 있어 대부분 허용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정부 지침에 따라 지난 5월 도청과 전 시·군 공무원들에게 하절기 실내온도 기준을 유지하고 대신 노 넥타이, 면바지 등 간편 복장으로 근무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민원실 등 대민업무 부서에서는 민원인들이 불쾌해 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지시했다.

충북도도 지난 5월 24일 복장 간소화 방안을 시행해 품위 손상이나 근무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간단하고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단정한 복장의 사례로 노타이 정장이나 콤비, 니트, 남방 등의 상의와 정장 바지, 면바지 등을 제시했다.

야근자나 휴일·현장 근무자, 경보통제소·재난상황실 등 24시간 근무자에 대해서는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제주도는 무더운 여름철을 이겨내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체감온도 2도 낮추는 쿨맵시로 시원한 여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 지역 특색 더한 쿨비즈…해수욕장 직원은 ‘하와이안 셔츠’

지역 특색과 쿨비즈를 결합해 눈에 띄는 효과를 본 곳도 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해운대구 시설관리사업소 직원들은 여름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 근무복으로 하와이안 셔츠를 입는다.

해운대구는 관광객과 사업소 직원을 구분하는 것은 물론 쿨비즈 차원에서 2014년 이 근무복을 도입했다.

해운대구는 여름철 사업소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피서객과 사업소 직원들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등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광안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수영구청도 올해 여름부터 하와이안 셔츠를 도입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해변 분위기와 어울리는 밝은 근무복을 착용하면 다시 찾고 싶은 해수욕장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도 되고 직원들도 편하고 시원하게 근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욕장 관련 부서의 쿨비즈를 두고 피서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올해 여름 휴가를 부산에서 보낸 유모(35)씨는 “공무원들이 칙칙한 민방위복이 아닌 산뜻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있어 보는 입장에서도 시원하고 기분도 좋았다”라며 “복장에 연연하지 않고 민원업무 처리에 지장만 없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직사회에 쿨비즈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주위의 시선 때문에 반바지까지는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 쿨비즈가 부담스러운 공직사회 “반바지나 샌들은 무리”

2008년 전국 최초로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했던 대구시 서구청은 민원인의 반응이 좋지 않아 시행 5년 만인 2012년부터 이를 폐지했다.

제주도교육청의 한 직원은 “남자 직원들은 반소매 셔츠에 시원한 소재의 긴 바지 정도의 편한 복장은 입지만 반바지를 입는 경우는 못 봤다. 그리고 의전 담당이나 민원실 직원 등은 덥다고 해서 복장을 편하게 하고 다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청의 한 공무원은 “단체장부터 실천한다면 직원들은 알아서 마음 편히 쿨하게 입을 텐데 편하게 입으라고 말해도 눈치가 보여서 편하게 입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임승택 논산시 행정과장은 “시각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 민원인들은 대체로 ‘꼴사납다’, ‘공무원답지 못하다’는 반응이 많아 시는 쿨비즈 차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천안시도 공무원 반바지 차림에 대해 거부감이 심해서 시도조차 안 하고 있다.

공직사회에선 “설령 민원부서가 아니라도 공무원들이 반바지에 샌들 차림으로 일한다면 시민과 도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며 “편한 복장은 좋지만, 반바지와 샌들 차림까지는 무리”라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넥타이를 의무적으로 매는 문화는 많이 바뀌어 여름엔 거의 매지 않는다”며 “그러나 남자 직원들의 반바지 차림은 여전히 어색하며 간부들이 나서지 않기 때문에 직원이 선뜻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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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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