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한강 화이트 파티’가 남긴 세계화와 위화감

[생각나눔] ‘한강 화이트 파티’가 남긴 세계화와 위화감

한준규 기자
입력 2016-06-15 22:22
수정 2016-06-1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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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네앙블랑 서울’ 보는 시선

“공공장소서 호화 행사에 위화감”
“세계 60곳서 열린 글로벌 모임”


“서울시민 누구나 찾는 한강시민공원에서 특정인을 위한 값비싼 파티는 위화감을 조성합니다.”

“나라와 문화 경계가 없어진 지 오래고, 서울시민도 다양한 파티 문화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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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반포지구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디네앙블랑 서울’ 파티에 참가한 1000여명의 입장객이 흰색 드레스와 양복을 차려입고 반포 세빛섬을 배경으로 행사를 즐기고 있다.디네앙블랑 서울 제공
지난 11일 서울 반포지구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디네앙블랑 서울’ 파티에 참가한 1000여명의 입장객이 흰색 드레스와 양복을 차려입고 반포 세빛섬을 배경으로 행사를 즐기고 있다.디네앙블랑 서울 제공
서울 반포 세빛섬 앞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디네앙블랑 서울’ 파티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민 모두의 공간인 반포 한강시민공원에 출입 통제선이 형성됐다. 그 안에서 흰색 드레스와 흰색 양복을 멋있게 차려입은 1000여명이 참석한 파티가 열렸다. 프랑스에서 1988년 처음 시작해 전 세계 60개 도시에서 열린 파티다. 참가자의 드레스코드는 ‘흰색’이며 BYO(참가자가 의자와 테이블, 음식을 모두 가져오는 방식) 형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1인당 45달러(약 5만 2000원)의 참가비뿐 아니라 접이식 테이블과 흰색 의자, 식사, 와인 등을 직접 준비했다. 준비하지 않은 파티 참가자는 30여만원을 내고 주최 측에 대행을 요청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은 이런 행사를 통해 공공장소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두 국가의 우호를 다지는 차원에서 신청한 행사였다”며 “한강공원 이용 조례 등에 따라 종교행사나 판매행위 등 일부를 제외하고 마라톤 등 참가비가 있는 민간 행사는 사전 승인과 비용 납부만 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날 파티는 한국인들에겐 낯선 만큼 논란을 일으켰다. 자전거를 타고 가족과 공놀이를 하는 공간 옆에서, 화이트 드레스와 양복으로 치장한 사람들이 화이트 테이블에서 화이트 꽃들에 둘러싸여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위화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김성진(49·서울 강서구)씨는 “개인 공간에서 하는 파티라면 모를까 공공성이 강한 공간에서 값비싼 파티를 보란듯이 연 것을 두고 유럽식 파티를 즐긴다고 생각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민정(34·서울 서초구)씨도 “부자들이 돈을 써야 경제가 살아나지만 한강시민공원에서 부를 과시하는 듯 화려하게 파티를 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있지 않겠느냐”며 “공간의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네앙블랑 참가자 등은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차원에서 이런 파티가 자주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 김모(28)씨는 “세계 60개 도시에서 같은 방식과 모습으로 열리는 야외 파티가 ‘서울’에서만 안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15만원 정도로 여자친구와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관모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야외 파티가 한국 정서에는 생소하겠으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 세계가 동시에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에 한국적 문화와 정서만 고집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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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6-06-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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