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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을 모셔라’… 지역 경쟁 뜨겁다

    내년 여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는교황 레오 14세를 지역에 초청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과 충남북, 경기 남양주 등이 내년 8월 3~8일 서울 WYD 기간 교황 방문 유치와 글로벌 순례객 맞이 준비에 애쓰고 있다. 교황 방문은 지역 천주교 성지의 국제 인지도 제고와 종교·문화·관광 활성화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전북이 가장 먼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이원택 지사는 교황청 고위 관계자를 만나 전북 방문을 적극 건의했다. 전북은 완주 초남이성지 등 천주교 유산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한편, 해외 순례객을 위한 맞춤형 코스 개발과 지역민 홈스테이 연계도 준비 중이다. 충남은 교구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조례 정비 및 행·재정적 지원 체계를 구체화하고 해미국제성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국제 청년 행사를 치르기 위한 교통, 숙박, 안전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박수현 지사가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 일반 알현에 참여해 방문을 요청했다. 충남이 27개 천주교 성지를 보유한 ‘순교자의 땅’이라는 점과 ‘동양의 산티아고길’에 대한 구상도 전달했다. 충북도 신용한 지사가 직접 나섰다. 그는 지난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교황께서 꼭 충북의 성지를 방문해 주시길 기도드린다”고 희망했다. 충북은 청주교구와 충주 음성 등 지역 내 유서 깊은 성지 및 영적 공간들이 있어 전국 각지로 분산되는 순례객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 남양주시는 최현덕 시장이 지난달 24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에게 조안면에 있는 ‘마재성지’를 교황의 공식 방문지로 포함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친서를 전달했다.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민사회는 왜 항상 ‘위기’일까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민사회는 왜 항상 ‘위기’일까

    1970년대 이후 각국에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커졌고 세계화와 함께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시민단체를 조직해 정부를 설득하거나 압박하면서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운동이 본격화되었다. 라틴아메리카는 1980년대에,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는 1989년 이후 민주화와 함께 정부로부터 시민사회가 상대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했다.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1993년 환경운동연합, 1994년 참여연대의 창립으로 이어지며 1990년대의 시민운동은 기존 정치가 제기하거나 수용하지 않았던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고 관철하면서 성장해 나갔다. 이들은 정부 정책과 국회 입법에 관여하는 ‘대의의 대행’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권위주의 통치를 거치면서 민주화 이후에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정당정치를 대신하는 ‘준정당’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시민운동이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던 바로 그때, 시민사회 내부에서는 위기를 경고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1994년 경실련은 스스로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1996년에는 한겨레신문이 같은 제목의 특집기획을 통해 이 문제의식을 확산시켰다. 당시에는 시민의 참여보다는 명망가와 전문가, 상근활동가 중심 운동으로 시민적 대표성이 과대대표되고 있다는 진단이 주를 이뤘다.2000년대에 들어서는 위기 담론의 강조점이 달라져 정치권력과 얼마나 거리를 두는가 하는 독립성의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2000년대 초반 낙천·낙선운동으로 절정에 이르렀던 시민운동의 정치적 영향력은 역설적으로 시민단체의 정치적 편향성을 둘러싼 논란을 초래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과 촛불을 앞세운 개인 시민 주체가 등장하면서 시민단체가 누려 온 ‘대의의 대행’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 담론이 제기되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시민사회와 정부 간 거버넌스의 변동성이 커지고 취약한 재정 구조의 문제가 겹친 데다 정부의 노골적인 배제와 탄압까지 더해지면서 위기 담론은 복합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렇게 시민 부재에서 독립성 상실로, 다시 ‘대의의 대행’ 지위의 상실과 재정 구조 문제가 겹친 복합 위기로 위기 담론의 강조점이 옮겨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위기라는 말이 매번 서로 다른 실체를 가리켜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위기의 내용이 이렇게 계속 바뀌는 동안에도 그 위기를 진단하는 단위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민사회의 위기를 말할 때 우리는 언제나 시민단체라는 조직의 영향력과 신뢰라는 차원에서 진단을 시도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시민사회의 위기라 부르던 것은 대개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의 위기였다. 언론이 이 위기론을 상당 부분 과장하고 증폭시켜 왔다는 지적과 2010년대 이후 시민사회라는 장 전체는 오히려 팽창하고 다원화되어 왔다는 분석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민사회는 확장과 위기, 혁신을 동시에 겪는 가운데 전통적인 시민운동의 접경지대에서 새로운 시민 주체가 끊임없이 형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참여가 생겨나고 연결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장 전체, 곧 하나의 생태계로 시민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여기서 제기된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이 구도를 재확인해 준다. 2024년 겨울부터 2025년 봄까지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시민사회는 신속하게 연대기구를 결성해 광장의 목소리를 조직해 내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그 열기가 가라앉은 이후에는 다시금 그 에너지를 지속적인 참여와 조직적 재생산으로 이어 갈 통로가 부재하다는 위기 담론이 제기되었다. 1990년대에 등장했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진단이 삼십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소환된 셈이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그때는 운동 내부에 시민 참여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운동 바깥에 이미 존재하는 시민의 에너지와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다시 시민사회는 항상 위기였는가 하는 질문을 곱씹어 보자. 매 시기 위기의 언어로 자신을 설명해 왔다는 점에서 분명 상시적인 위기였다. 그러나 그 위기의 상당 부분은 시민사회를 몇몇 시민단체와 동일시해 온 우리의 고정관념이 만들어 낸 이야기였다. 시민사회의 재생산을 생태계 전체가 참여를 얼마나 순환시키는가 하는 문제로 바라보면 어느 한 단체의 쇠퇴도 생태계가 분화하고 새로워지는 하나의 국면으로 다시 읽힌다. 광장에 모였다 흩어진 에너지가 말해 주는 것은 연결 통로의 부재다. 시민의 참여 의지는 광장에서 이미 입증되었고 남은 과제는 그것을 이어 갈 통로를 만드는 일이다. 실제로 시민 참여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느슨한 모임과 프로젝트형 결합, 이슈별 기부와 온라인 행동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참여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 담는 플랫폼과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기성 시민단체가 문턱을 낮추어 새로운 주체와 협업하는 실험이 바로 그 연결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느슨한 참여는 더 깊은 연결, 즉 연대로 건너가는 입구이며 그렇게 형성된 연대가 다시 새로운 참여를 불러올 때 비로소 순환이 성립한다. 시민사회의 생명력이란 결국 이 순환을 지속하는 데 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경기교육청, ‘AP(대학 조기 이수 과정) Korean’ 도입 전략 세미나 개최

    경기교육청, ‘AP(대학 조기 이수 과정) Korean’ 도입 전략 세미나 개최

    안민석, “AP Korean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안민석)은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준혁 의원과 함께 한국어교육 세계화와 ‘AP(Advanced Placement, 대학 조기 이수 과정) Korean’ 도입을 위한 전략 로드맵 세미나를 개최했다. AP Korean은 세계인들의 한국어 학습 수요에 맞춰 해외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 성취가 대학 진학과 학업 과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세미나는 소병선 AP Korean 사무총장의 추진 경과 보고에 이어 장태한 교수가 AP Korean 도입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참여자들은 AP Korean 도입이 한국어 학습의 성취를 국제적인 교육체계 안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단계적인 추진 전략과 지속적인 국내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AP Korean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이다”라며 “각 교육 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P Korean 도입을 위해 예산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국내 이주 배경 학생의 한국어 의사소통 및 학교 적응을 촘촘히 지원하고, AIㆍ디지털 기반 한국어교육 콘텐츠를 확대해 해외의 한국어 학습자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넓혀갈 계획이다.
  • 금산군 찾은 박수현 충남지사 “청년·신혼부부 행복주택 1000호 적극 검토”

    금산군 찾은 박수현 충남지사 “청년·신혼부부 행복주택 1000호 적극 검토”

    ‘도민과의 대화’, 지역 발전 모색파크골프장 조성 등 건의 사항 지원 검토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민선 9기 첫 시군 방문에 돌입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박 지사는 7일 첫 방문지로 금산군을 방문해 도민과 소통하며 금산의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금산 방문은 오전 8시 문정우 금산군수와의 간담회로 시작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지역 언론인 간담회, 군의회 방문, 도민과의 대화 등이 이어졌다. 금산 다락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군민과의 대화에서는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 지사가 당선인 때 가진 타운홀미팅 때 받은 도민 의견 설명과 질의응답하는 소통 방식으로 진행했다. 박 지사는 이날 행사장에는 양희성 노인회 금산군지회장, 황귀택 금산군보훈단체협의회장의 손을 잡고 입장, ‘충·효·예 충청정신 운동’ 추진 약속을 실천했다. 박 지사는 금산군에 대한 민선 9기 3대 역점 과제인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인삼산업 고부가가치화 및 세계화 △적벽강 복합관광 사업화 지원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삼산업 고부가가치화 및 세계화는 금산 엑스포 개최와 인삼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도는 금산 엑스포의 경우 연내 주제를 확정하고, 내년 국제행사 개최 계획을 제출해 이듬해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적벽강 복합관광사업화는 내년부터 2036년까지 호텔·콘도·수변 익스트림 스포츠 단지 등 체류형 복합 관광·레저 시설 유치 및 개발, 이와 연계한 접근성 개선 및 인프라 지원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금산군이 건의한 중부동서 고속도로 건설은 사업 필요성 및 타당성 등을 충분히 확보해 다음 국가계획 반영을 제시했다. 금산 그린바이오&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혁신 거점 조성에 대해서는 산단 승인 신청 시 인허가 행정 절차 이행과 도로·용수 등 기반 시설 확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청년·신혼부부 행복주택 1000호 보급 추진과 고려인삼테마파크 조성, 추부면 파크골프장 조성 등 금산군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박 지사는 8일 태안, 7일 공주, 22일 아산, 29일 서천 등을 차례로 방문, 도민과의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 한경협 “한국·CPTPP 회원국 교역액, 3410억 달러…미중 규모 웃돌아”

    한경협 “한국·CPTPP 회원국 교역액, 3410억 달러…미중 규모 웃돌아”

    글로벌 다자무역체제 약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경제단체의 제언이 나왔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3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열린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국제 세미나에서 “경제계는 개방과 규칙에 기반한 새로운 통상협력 체제인 CPTPP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전략적 선택으로 CPTPP 가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한국과 CPTPP 회원국 간 교역액이 약 3410억 달러로 전체 상품교역의 2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2730억 달러·20%)과 미국(1960억 달러·15%)과의 교역액보다 큰 규모다. 쇼트 연구위원은 “한국은 CPTPP 12개 회원국 가운데 10개국과 개별 협정을 맺고 있지만 규율 범위가 제각각이고 일본·멕시코와는 협정이 없다”며 “이를 포괄적으로 규율할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PTPP 가입을 통해 핵심 광물과 기계류 등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고 데이터·노동·환경 등 글로벌 통상 규범 형성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보라 엘름스 힌리히재단 무역정책총괄은 세계 경제가 세계화의 종말이 아니라 지역화·분절화되는 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견 통상국의 대응 전략으로 관망 및 현상 유지, 특정 강대국 편승, 선택적 파트너십을 제시하며 CPTPP나 FIT-P(미래투자교역파트너십) 등 기존 협력 구조를 활용하는 선택적 파트너십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직무대행은 “다자무역체제의 규율이 약화하고 통상·안보·산업정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유사 입장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규범 형성에 초기부터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보문복지재단 동곡뮤지엄,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전시 개최

    보문복지재단 동곡뮤지엄,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전시 개최

    보문복지재단 동곡뮤지엄이 주한 이탈리아문화원과 손잡고 오는 9월 4일부터 2027년 2월 14일까지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 전시 ‘The Look is A Li(k)e’를 개최한다. 31일 동곡뮤지엄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2023년 제14회 비엔날레 당시 ‘잠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 2024년 제15회 ‘외로움의 지형학’에 이어 두 기관이 세 번째로 함께 선보이는 공식 파빌리온 전시다. 올해는 이탈리아 작가 3인과 한국 작가 2인이 함께 참여해 양국 문화예술 교류의 깊이를 더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 ‘The Look is A Li(k)e’는 ‘보임(Look)’과 소셜미디어의 ‘좋아요(Like)’, 그리고 ‘거짓(Lie)’을 포개어 만든 언어유희다. 세계화·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외양(Look)이 단순한 겉모습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 인식의 방식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힘으로 작동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호추니엔 예술감독이 제안한 제16회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 주제인 ‘You Must Change Your Life’와도 궤를 함께한다. 전시 기획은 베니스비엔날레 에스토니아관 등을 기획한 핀란드 아모스 렉스의 이레네 캄폴미 큐레이터가 맡았다. 작가진으로는 이탈리아의 라파엘라 날디 로사노, 사그 나폴리, 다비데 스투키와 한국의 듀 킴, 루 킴 등 총 5명이 참여해 각기 다른 매체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을 탐구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낯선 이와의 물리적 만남과 관계 조율을 제안하는 라파엘라 날디 로사노의 공간 설치 ‘Partenope’s Blind Date Room’, 양궁 훈련을 통해 신체 규율과 인내를 다룬 사그 나폴리의 영상 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이어 거울과 사다리 등 일상 사물을 변형해 기능과 외양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다비데 스투키의 설치 작업, 디지털 환경 속 파편화된 신체를 혼합매체 조각으로 형상화한 듀 킴의 신작 ‘Legion, Nowhere Whole’, 권력과 정체성 모방의 희비극을 빛과 사운드로 풀어낸 루 킴의 커미션 신작 ‘Tails Courage, Master’s Pirouette of or the’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레네 캄폴미 큐레이터는 “외관을 구축하는 일이 존재의 필수 조건이 된 오늘날, 매끈한 표면 아래 놓인 정치학과 파편화된 정체성을 깊이 있게 마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훈 동곡뮤지엄 학예실장 역시 “디지털 이미지와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개막식은 오는 9월 4일 오후 2시 전시 투어 및 케이터링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 주요 사업장 현지확인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 주요 사업장 현지확인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김대진)는 제365회 임시회 기간인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안동, 상주, 구미, 김천 일원에서 제13대 전반기 위원회 출범 이후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일정으로 소관 기관과 주요 사업장 현지 확인을 실시했다. 특히 22개 시·군이 함께 상생하는 균형 잡힌 문화·관광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은 물론 식품산업 현장까지 폭넓게 살폈다. 첫째 날 방문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학 자료를 소장하고 있음에도, 수장고 부족으로 추가 기증을 받지 못하는 현안을 점검했다. 이에 도의회와 진흥원이 협력하여 국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내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찾은 산림문화체험센터에서는 산림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전시·체험 프로그램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통해 관광 수요와 연계한 시설 이용률 제고를 당부했다. 상주에서는 한국한복진흥원을 방문해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경북한복문화창작소와 입주기업, 전시홍보관 등을 둘러보며 한복산업 육성 및 지원사업의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K-한류의 대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한복의 국제화에 대해 적극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지 확인 둘째 날에는 경북도환경연수원을 방문해 환경교육관, 전시관 등 주요 시설과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친환경 생활문화 확산과 생태보전을 위한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환경 관련 자격증과 전문 교육 등 도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열악한 시설에 대한 개선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위원회는 이어 K-Food 생산 및 수출 현황과 지역 농산물의 가공·유통 실태를 살피기 위해 농심 구미공장과 김천의 푸드팩토리를 차례로 찾았다. 현장 점검과 더불어 식품업계의 애로사항을 깊이 있게 청취한 위원들은, 지역 식품기업 및 농식품 자원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것이 곧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선순환되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김대진 위원장은 “이번 현지확인은 목판·한복 등 고유한 전통문화부터 산림과 환경, 미래 성장 동력으로 도약하는 K-푸드 식품산업에 이르기까지 경북 곳곳의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지역의 가능성과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식품한류산업국 신설을 계기로 경북의 우수 농식품 자원의 세계화를 적극 뒷받침하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LPGA 뒤덮은 ‘태국 돌풍’… 이젠 KLPGA 투어 흔든다 [권훈의 골프 확대경]

    LPGA 뒤덮은 ‘태국 돌풍’… 이젠 KLPGA 투어 흔든다 [권훈의 골프 확대경]

    최근 LPGA 우승 포함 5명이 톱10티띠꾼 등 태국선수 7명 41승 합작3년 연속 KLPGA 투어 IQT 정상에분짠 우승 이어 콩끄라판도 연착륙한류 열풍 덕분에 문화 이질감 없어웡타위랍 “한국 음식 실컷 먹을 것”태국 유망주 유입은 한국행 마중물KLPGA 투어 세계화 촉매제 기대 지난 17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 리더보드 상단은 온통 태국 선수들로 채워졌다. 지노 티띠꾼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아르피차야 유볼과 짠네티 완나센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공동 5위 파자리 안나나루깐, 공동 8위 수비차야 비니차이땀까지 더하면 톱10에만 무려 5명이 태국 선수다. 태국 여자 골프가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태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압도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가장 빠르게 뛰어난 여자 골프 선수를 배출해내는 국가다. 사계절 잔디에서 실전 감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환경과 대기업의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탄탄한 토대를 갖췄다. 이렇게 자란 선수들은 태국 투어의 보잘것없는 상금 규모의 한계를 넘기 위해 자연스럽게 세계 최대 무대인 미국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미국 무대에서 태국 여자 골프가 거둔 성과는 괄목상대 그 자체다. 에리야 쭈타누깐과 지노 티띠꾼은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 쭈타누깐은 신인왕을 차지했고, 패티 타와타나낏은 메이저 왕관을 썼다. 완나센, 안나나루깐, 자스민 수완나뿌라 등도 LPGA 투어 정상에 오르며 지금까지 7명의 태국 선수가 합작한 LPGA 승수만 무려 41승에 달한다. 그런데 최근 태국 여자 골프의 거센 물결이 새로운 방향으로 흐를 조짐이다. 지난 14일 종료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에서 300야드를 넘나드는 가공할 장타를 앞세운 나타크리타 웡타위랍(태국)이 우승을 차지하며 내년 KLPGA 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확보했다. 미국 진출만을 바라보던 태국 선수들에게 한국 무대가 강력하고 현실적인 ‘제2의 선택지’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KLPGA 투어 IQT에서 태국 선수들의 기세는 독보적이다. 2024년 짜라위 분짠, 지난해 빳차라쭈타 콩끄라판에 이어 올해 웡타위랍까지 3년 연속 태국 선수가 IQT 정상을 밟았다. 이들의 KLPGA 투어 안착 속도도 눈부시다. 분짠은 올해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콩끄라판은 올해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의 컷 탈락도 없이 2억원이 넘는 상금을 모으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번에 합류하는 웡타위랍 역시 LPGA 투어에서 준우승과 6위를 기록했던 검증된 자원이다. 부상 탓에 투어 카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올해는 주로 중국 투어에서 활동한 그는 LPGA투어에서도 최상위권으로 꼽는 장타력을 갖춘 만큼 KLPGA 투어에서 활약도 기대된다. 우승자들뿐만 아니라 KLPGA 투어 문을 두드리는 태국 선수들의 저변 자체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IQT를 창설해 운영해 온 쿼드스포츠 이준혁 대표는 “올해 IQT 출전 선수 84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태국 선수”라며 “해가 갈수록 IQT에 참가하는 태국 선수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KLPGA 투어 리쥬란 챔피언십 현지 예선에는 단 5명의 출전권을 두고 50명의 선수가 몰려들기도 했다. 이준혁 대표는 “진입 장벽이 높고 현지 적응이 고된 미국보다 KLPGA 투어 진출을 실리적인 목표로 삼고 훈련하는 태국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귀띔한다. 태국과 가까워 오가기 수월하고 음식과 생활방식이 잘 맞으며, 미국에 비해 투어 경비도 적게 든다. 무엇보다 한류 열풍 덕분에 한국 문화에 이질감이 거의 없다는 점도 태국 선수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특히 KLPGA투어가 일본투어와 대등한 대회 횟수와 상금 규모를 갖춘 것은 태국 선수들이 KLPGA투어로 눈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분짠과 웡타위랍은 이미 LPGA 투어 무대를 경험한 실력파이며, 콩끄라판 역시 대만과 일본 투어를 거친 베테랑이다. 분짠은 “평생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고 웡타위랍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게 됐다”고 한국 입성을 반겼다. 과거 쭈타누깐 자매의 화려한 성공을 목격한 ‘쭈타누깐 키즈’ 세대가 LPGA 무대로 대거 몰려갔듯 이제 분짠과 콩끄라판, 웡타위랍이 KLPGA 투어에서 거두는 성과는 또 다른 태국 유망주들을 한국으로 이끄는 셈이다. LPGA 투어를 점령한 태국 여자 골프의 매서운 바람이 이제 KLPGA 투어를 흔드는 한 ‘태국 돌풍’으로 바뀌어도 놀랄 일이 아니다. 태국 돌풍이 또 다른 외국 선수들의 국내 진출 마중물이 되면서 KLPGA투어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LPGA 점령한 태국 여자 골프…이제 KLPGA ‘태국 돌풍’ 일으키나 [권훈의 골프확대경]

    LPGA 점령한 태국 여자 골프…이제 KLPGA ‘태국 돌풍’ 일으키나 [권훈의 골프확대경]

    지난 17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 리더보드 상단은 온통 태국 선수들로 채워졌다. 지노 티띠꾼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아르피차야 유볼과 짠네티 완나센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공동 5위 파자리 안나나루깐, 공동 8위 수비차야 비니차이땀까지 더하면 톱10에만 무려 5명이 태국 선수다. 태국 여자 골프가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태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압도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가장 빠르게 뛰어난 여자 골프 선수를 배출해내는 국가다. 사계절 잔디에서 실전 감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환경과 대기업의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탄탄한 토대를 갖췄다. 이렇게 자란 선수들은 태국 투어의 보잘것없는 상금 규모의 한계를 넘기 위해 자연스럽게 세계 최대 무대인 미국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미국 무대에서 태국 여자 골프가 거둔 성과는 괄목상대 그 자체다. 에리야 쭈타누깐과 지노 티띠꾼은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 쭈타누깐은 신인왕을 차지했고, 패티 타와타나낏은 메이저 왕관을 썼다. 완나센, 안나나루깐, 자스민 수완나뿌라 등도 LPGA 투어 정상에 오르며 지금까지 7명의 태국 선수가 합작한 LPGA 승수만 무려 41승에 달한다. 그런데 최근 태국 여자 골프의 거센 물결이 새로운 방향으로 흐를 조짐이다. 지난 14일 종료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에서 300야드를 넘나드는 가공할 장타를 앞세운 나타크리타 웡타위랍(태국)이 우승을 차지하며 내년 KLPGA 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확보했다. 미국 진출만을 바라보던 태국 선수들에게 한국 무대가 강력하고 현실적인 ‘제2의 선택지’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KLPGA 투어 IQT에서 태국 선수들의 기세는 독보적이다. 2024년 짜라위 분짠, 지난해 빳차라쭈타 콩끄라판에 이어 올해 웡타위랍까지 3년 연속 태국 선수가 IQT 정상을 밟았다. 이들의 KLPGA 투어 안착 속도도 눈부시다. 분짠은 올해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콩끄라판은 올해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의 컷 탈락도 없이 2억원이 넘는 상금을 모으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번에 합류하는 웡타위랍 역시 LPGA 투어에서 준우승과 6위를 기록했던 검증된 자원이다. 부상 탓에 투어 카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올해는 주로 중국 투어에서 활동한 그는 LPGA투어에서도 최상위권으로 꼽는 장타력을 갖춘 만큼 KLPGA 투어에서 활약도 기대된다. 우승자들뿐만 아니라 KLPGA 투어 문을 두드리는 태국 선수들의 저변 자체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IQT를 창설해 운영해 온 쿼드스포츠 이준혁 대표는 “올해 IQT 출전 선수 84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태국 선수”라며 “해가 갈수록 IQT에 참가하는 태국 선수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KLPGA 투어 리쥬란 챔피언십 현지 예선에는 단 5명의 출전권을 두고 50명의 선수가 몰려들기도 했다. 이준혁 대표는 “진입 장벽이 높고 현지 적응이 고된 미국보다 KLPGA 투어 진출을 실리적인 목표로 삼고 훈련하는 태국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귀띔한다. 태국과 가까워 오가기 수월하고 음식과 생활방식이 잘 맞으며, 미국에 비해 투어 경비도 적게 든다. 무엇보다 한류 열풍 덕분에 한국 문화에 이질감이 거의 없다는 점도 태국 선수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특히 KLPGA투어가 일본투어와 대등한 대회 횟수와 상금 규모를 갖춘 것은 태국 선수들이 KLPGA투어로 눈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분짠과 웡타위랍은 이미 LPGA 투어 무대를 경험한 실력파이며, 콩끄라판 역시 대만과 일본 투어를 거친 베테랑이다. 분짠은 “평생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고 웡타위랍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게 됐다”고 한국 입성을 반겼다. 과거 쭈타누깐 자매의 화려한 성공을 목격한 ‘쭈타누깐 키즈’ 세대가 LPGA 무대로 대거 몰려갔듯 이제 분짠과 콩끄라판, 웡타위랍이 KLPGA 투어에서 거두는 성과는 또 다른 태국 유망주들을 한국으로 이끄는 셈이다. LPGA 투어를 점령한 태국 여자 골프의 매서운 바람이 이제 KLPGA 투어를 흔드는 한 ‘태국 돌풍’으로 바뀌어도 놀랄 일이 아니다. 태국 돌풍이 또 다른 외국 선수들의 국내 진출 마중물이 되면서 KLPGA투어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장쩌민’ 띄우는 시진핑… 4연임 앞두고 내부 결속 노림수

    ‘장쩌민’ 띄우는 시진핑… 4연임 앞두고 내부 결속 노림수

    기념 연설서 “비범한 용기 배워야”‘톈안먼 사건’ 진압 업적 치켜세우고홍콩 반환·대만 독립 반대 공로 평가당대회 앞두고 주석 중심 단결 촉구 사실상 4연임 수순을 밟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의 업적을 띄우며 내부 결속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17일 장 전 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대회에서 “장쩌민 동지의 비범한 용기와 결단력을 배워야 한다”면서 “거친 바람과 폭풍우에 적극적으로 맞서 빠른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이라는 두 가지 기적의 새로운 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의 정치 파벌 ‘상하이방’ 인사들을 숙청하며 ‘일인천하’의 권력을 굳혔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장 전 주석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자고 촉구했다. 이같은 ‘장쩌민 띄우기’는 내년 가을 열리는 제21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4연임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 주석이 자신을 중심으로 당의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20기 5중전회)를 앞두고 한층 더 권력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장 전 주석은 1989년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건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직후 공산당 총서기직에 올라 2002년까지 당 1인자로 군림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톈안먼 사건을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중국 내에 엄중한 정치적 풍파가 발생한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중대한 시험기’라고 에둘러 표현하며 “장 전 주석이 (중국공산당) 당 중앙의 정확한 정책 결정을 결연하게 지지하고 집행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당의 강경 대응 방침을 충실히 따른 장 전 주석을 통해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이 퇴임 후에도 당 중앙의 업무와 반부패 투쟁을 결연히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반분열, ‘대만 독립’ 반대라는 중대한 투쟁을 힘있게 전개했다”면서 홍콩과 마카오 반환, 대만 독립 반대에 대한 장 전 주석의 공로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장 전 주석의 대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두고 “세계 다극화와 경제 세계화가 정확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원자바오 전 총리, 왕치산 전 부주석, 장가오리 전 부총리 등 국가급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나 후진타오 전 주석은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중국이 역대 지도자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것은 마오쩌둥·저우언라이·류사오치·주더·덩샤오핑·천윈에 이어 장 전 주석이 7번째다.
  • 장쩌민 100주년 우표·12부 다큐까지…中, 왜 대대적 기념하나

    장쩌민 100주년 우표·12부 다큐까지…中, 왜 대대적 기념하나

    “장쩌민 동지의 삶은 영광스럽고 투쟁적이었다…그는 사회주의 물질적·정치적·정신적 문명과 당 건설을 이끌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장쩌민 전 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한 기념식을 열고 40분간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 연설을 했다. 시 주석은 “장쩌민 동지의 비범한 용기와 결단력을 배워야 한다”면서 “거친 바람과 폭풍우에 적극적으로 맞서 빠른 경제 발전과 사회 안정이라는 두 가지 기적의 새로운 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내년 가을 5년마다 열리는 제21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4연임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신을 중심으로 당의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20기 5중전회)를 앞두고 장 전 주석 100주년을 계기로 시 주석의 권력을 다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장쩌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주화와 우표를 각각 발행해 대대적 기념사업에 나섰다.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한 우표에는 상하이 시장으로 일하던 모습과 1997년 열린 15차 당대회 기간에 톈안먼 망루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12부작 다큐멘터리 ‘장쩌민’을 제작해 전날 12화 ‘대도행가(大道行歌)’를 내보내며 그의 발자취를 기렸다. 장 전 주석은 1989년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건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직후 공산당 총서기직에 올라 2002년까지 당 일인자로 군림했다. 국가주석직은 2003년 후임 후진타오에게 넘겼으며 군권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은 2004년까지 유지했다. 이날 시 주석은 그의 업적을 열거하면서 톈안먼 사건에 대해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중국 내에 엄중한 정치적 풍파가 발생한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중대한 시험기에 장 전 주석이 흔들림 없이 경제 건설의 중심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반분열, ‘대만 독립’ 반대라는 중대한 투쟁을 힘있게 전개했다”면서 홍콩과 마카오 반환, 대만 독립 반대에 대한 장 전 주석의 공로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장 전 주석의 대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두고 “세계 다극화와 경제 세계화가 정확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했다”면서 칭찬했다.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원자바오 전 총리, 왕치산 전 부주석, 장가오리 전 부총리 등 국가급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나 후진타오 전 주석은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중국이 역대 지도자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것은 마오쩌둥·저우언라이·류사오치·주더·덩샤오핑·천윈에 이어 장 전 주석이 일곱 번째다. 생전 다혈질이었던 장 전 주석은 큰 안경때문에 ‘두꺼비’로 불리며 중국 지도자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 ‘두꺼비 숭배운동’이란 밈(인터넷 유행)을 낳았다. 2000년 홍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너무 어리고(too young) 유치하다(sometimes naive)”며 기자를 몰아붙이고 “조용히 돈이나 벌자(悶聲大發财)”고 하면서 두꺼비 밈이 생겨났다. 장 전 주석을 두꺼비나 개구리에 비유하는 게시물은 중국 내에서는 인터넷 검열 대상으로 알려졌다.
  • 올해 부국제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에 김동호 전 이사장

    올해 부국제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에 김동호 전 이사장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시작과 성장을 주도한 김동호(89)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한국영화공로상’을 받는다. 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수상자로 김 전 이사장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 영화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한다. 김 전 이사장은 영화진흥공사 사장, 예술의전당 초대 사장, 문화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으로 일하며 영화제의 산파 역할을 했다. 영화제 출범 초기 상영작에 대한 사전 심의 관행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켜내며 영화인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후 영화제 이사장을 맡아 영화제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가 제77회 칸국제영화제 ‘칸 클래식’ 섹션에 공식 초청받기도 했다. 김 전 이사장은 “무엇보다도 큰 상을 받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제가 창설하고 15년간 일했던 영화제로부터 수상하게 돼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지금도 매년 열 번 가까이 해외 영화제를 다니며 한국 영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이 역할을 계속해가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은 올 10월 6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31회 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 도요타 세계화 이끈 ‘샐러리맨 사장’ 오쿠다 히로시 별세

    도요타 세계화 이끈 ‘샐러리맨 사장’ 오쿠다 히로시 별세

    도요타자동차 최초의 ‘샐러리맨 사장’으로 도요타의 글로벌화를 이끈 오쿠다 히로시 전 사장이 지난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3세.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1932년 미에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히토쓰바시대를 졸업한 뒤 1955년 도요타자동차판매에 입사했다. 1982년 도요타자동차판매와 도요타자동차공업이 합병해 지금의 도요타자동차가 출범한 이후 창업가 일원이 아닌 인물이 사장에 오른 것은 고인이 처음이었다. 1995년 사장에 취임한 오쿠다 전 사장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생산 거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도요타의 세계 시장 공략을 이끌었다. 특히 도요타의 본거지인 아이치현 미카와 지역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을 중시하던 폐쇄적인 경영 문화를 뜻하는 이른바 ‘미카와 먼로주의’를 깨고 글로벌 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에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승용차 ‘프리우스’를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했다. 도요타의 세계 판매가 급증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쿠다가 무슨 말을 했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발언과 경영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미일 자동차 협의 과정에서는 미국 측이 오쿠다 전 사장 등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일본경영자단체연맹(닛케이렌)과 통합해 출범한 게이단렌의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관에서 민으로’를 내세운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정부 경제재정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경제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게이단렌 회장 재임 4년간 약 200건의 제언을 내놨다. 2003년 발표한 장기 비전에서는 인구 감소를 내다보며 소비세율 인상과 외국인 노동력 수용을 제언하는 등 일본 사회의 구조 개혁을 주문했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미케네 문명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미케네 문명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1600~1100년경 발칸반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북부에서 이주해 온 인도유럽어족 일파가 세운 청동기 문명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기원전 1600년을 전후로 유라시아 초원 지대에서 전차를 모는 호전적인 유목민계 종족이 유라시아 전역에 남하해 왔다. 그중 인도에서 유럽까지 광범위하게 정착한 종족이 19세기 말에 같은 계통의 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도유럽어족’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인도유럽어족 일파는 아나톨리아 반도에 히타이트 왕국을 세웠고 더 동쪽으로는 페르시아인의 기원을 이루었다. 또 인도 방면으로 진출한 일파는 갠지스강을 따라 수많은 군소 왕국들을 세워 나갔다. 참고로 고타마 싯다르타는 바로 이 인도유럽어족계 왕국의 왕자였다. 미케네인은 곧 발칸반도와 동부 지중해를 주름잡던 미노아 문명을 위협했고 기원전 1500년 즈음에는 미노아 문명의 중심지인 크레타섬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미케네 문명은 농업과 목축을 중심으로 한, 상무적이고 폐쇄적이며 투박한 성격을 보여 준다. 미노아 문명이 상업과 교역을 중심으로 한, 우아하고 세련되었으며 개방적이고 평화로운 성격을 지녔던 것과 상반된다. 미케네 문명이라는 명칭은 미케네 지역에서 처음 이 문명의 유적을 발굴한 슐리만에 의해 붙여졌다.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가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고 그 유적을 발굴하겠다는 꿈을 꾸었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호전적인 미케네인은 아나톨리아 반도까지 팽창하며 원주민들과 수많은 전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한 전쟁 중 신화화되어 전해지는 것이 바로 일리아스의 내용이며, 여기에 참전했다고 이야기되는 이타카의 성주 오디세우스의 귀환과 모험을 다룬 것이 오디세이아다. 그러나 이 두 서사시가 작성된 때는 미케네 시대가 아니기에, 여기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들이 역사적으로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기원전 1100년경 동부 지중해에는 지진과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났고 이후 이 지역 전체에 걸쳐 무질서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미케네 문명에서는 문자 활동이 중단되어 기원전 800년까지의 역사를 전혀 알 수 없는 기간이 지속되었다. 오직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역사학자들이 ‘암흑기’라고 부르는 이 시기에 대한 정보를 전해 주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미케네 문명의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여러 어휘를 보면 이미 철기시대에 접어든 암흑기의 모습을 보여 준다. 물론 이때 서사시란 어디까지나 구전으로 창작된 것이었고, 문자 활동이 되살아난 이후에야 우리가 알고 있는 기록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의 캐스팅이 논란이다. 어차피 역사적 사실이 아닌 바에야 세계화된 21세기에 만든, 새로운 버전의 신화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은 아닌 듯하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K-푸드 세계화 추진한다…경북도, ‘식품한류산업국’ 신설

    K-푸드 세계화 추진한다…경북도, ‘식품한류산업국’ 신설

    경북도가 K-푸드 세계화와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본격 나선다. 도는 식품산업, 푸드테크, 식문화 콘텐츠, K-푸드 세계화를 전담 추진할 컨트롤타워인 ‘식품한류산업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식품한류산업국 신설은 경북의 풍부한 농·임·축·수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통 식문화 자산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만들었다. 도는 식품한류산업국을 중심으로 그동안 원물 생산과 단순 1차 가공에 머물던 지역 농식품 산업을 인공지능(AI)·스마트제조·바이오 기술이 결합된 첨단산업으로 대전환할 계획이다. 식품한류산업국에서는 ▲식품한류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 ▲식품산업 투자유치 및 푸드테크 기업 지원 ▲식품관광 활성화 및 식문화 진흥 ▲K-푸드 해외 인증 및 수출 거점 확보 등을 핵심 기능으로 식품산업 전반을 총괄한다. 포항·구미·의성의 3대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중소·중견 식품기업을 위한 AI 기반 식품 자율제조 공정과 로봇 자동화 실증도 추진한다. 이철우 지사는 “경북의 우수한 농산물과 식문화 헤리티지에 첨단기술과 한류를 연계하고, 세계적인 K-푸드 대표 기업이 경북에서 나오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 中관영지, 美 폴리실리콘 관세 비판…“태양광 비용 높일 자충수”

    中관영지, 美 폴리실리콘 관세 비판…“태양광 비용 높일 자충수”

    미국이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모듈 등 관련 제품에 최저수입가격을 설정하고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비용 부담을 높이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7일 자국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의 태양광·반도체 공급망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폴리실리콘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더 높은 비용을 안길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재료이며 이보다 순도가 높은 소재는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생산에도 사용된다. 중국은 대규모 생산시설과 관련 공급망을 바탕으로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매체는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생산 설비를 갖추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 부품 공급망, 제조 경험이 축적된 산업 생태계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센터의 허웨이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의 과제는 자국의 기술적 강점을 실제 생산능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지만,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장벽을 세우는 데 더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기술적 우위가 기초 연구와 자본 투자에만 머물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지 못한다면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은 기술을 신속하게 상용화하고 대규모로 적용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중 규제가 오히려 미국 스스로 만든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업체 센스타임 출신 AI 전문가 톈펑은 “관세와 최저수입가격제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산업 역량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산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모듈을 에너지 인프라에서 배제한다면 청정에너지 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보급 속도도 늦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높아진 에너지 비용은 결국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가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폴리실리콘과 그 파생 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4일부터 폴리실리콘과 파생 제품에 최저수입 가격을 설정하고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한편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폴리실리콘 업체 8곳은 전날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는 등의 ‘제살깎기식’ 가격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에 공동으로 서명했다. 이는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난달 31일 폴리실리콘 업계를 대상으로 가격 관련 지도를 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참여업체 8곳은 중국의 폴리실리콘 실질 생산 능력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다.
  • ‘안중근 유묵’ 8월 첫 공개…경복궁·조선왕릉 관람료 오른다

    ‘안중근 유묵’ 8월 첫 공개…경복궁·조선왕릉 관람료 오른다

    국가유산청이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글씨를 이번 달 최초 공개한다. 궁능 관람료는 오는 11월 새 기준이 책정돼 내년부터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민과 함께 지키고,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국가유산’을 비전으로 한 2026년 하반기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아울러 이날 업무보고에서 “일본에서 환수된 안중근 의사 유묵을 8월 중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는 오는 13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최초 공개된다. 안 의사가 순국일인 1910년 3월 26일을 며칠 앞두고 남긴 것으로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을 담았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의거 이후 이듬해 2월 사형 선고부터 순국에 이르기까지 약 40일간 옥중에서 유묵들을 써 내려갔다. 일제에 맞선 불굴의 기개와 독립 의지가 집약된 유물로 현재 보물로 지정된 안 의사의 유묵은 총 31점에 이른다. 지난 20년간 동결된 궁·능 관람료 현실화도 본격 추진한다. 현재 경복궁·창덕궁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 창경궁·덕수궁·종묘는 1000원, 조선왕릉은 500~2000원 선에 머물러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CST 부설 문화행정연구소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궁·능 서비스 관람료 현실화 방안 정책 연구’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관람객들이 궁궐과 종묘 관람에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은 평균 9730원, 조선왕릉은 평균 8458원으로 나타났다. 국가유산청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국민 토론회를 거쳐 오는 11월 새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우리 문화유산의 세계화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11월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추진한다. 12월에는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의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에 나선다. 지난달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부산 선언’을 바탕으로 내년 ‘부산 포럼’ 개최도 추진한다. 국외 소재 우리 유산의 보존 지원도 강화한다. 이집트 라메세움 신전, 가나 고성 등 8개국을 대상으로 유산 보존·관리 지원(ODA) 사업을 진행하며, 튀르키예 퀼테페 유적과 베트남·몽골 수중유산 공동 발굴조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해외 국외 사적지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방안도 수립한다. 국민이 국가유산을 한층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향유 사업도 확충한다.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 5곳의 녹지 공간을 시범 개방하는 체류형·사색형 ‘쉼표’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고, 국립고궁박물관 야외 은행나무 공간은 ‘문화유산 속 결혼식’ 예식 장소로 개방한다.
  • 美, 건국 때부터 관세정책 의존… 누가 집권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美, 건국 때부터 관세정책 의존… 누가 집권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정부 운영세수 확보 넘어 국가전략 도구로바이든 정부도 중국과 무역 전쟁트럼프, 관세로 경제 활성화 목표‘집권당 무덤’ 중간선거 승리 총력강제노동·과잉생산 관세도 강행정치·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 왕’이라 부르며 가장 좋아하는 단어도 ‘관세’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저물고 ‘각자도생’이 세계 무역 질서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은 지금, 트럼프 집권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관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케케묵은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미국이 관세 만능주의를 고집하는 배경을 짚어보고, 거센 관세 압박 앞에 놓인 한국의 경제 안보 대응 전략을 모색해본다. 미국은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연방 정부를 운영했다. 1789년 첫 관세법 제정 이후 1913년 소득세가 상설화되기 전까지 137년 동안 관세가 국가 세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관세에 의존한 경험은 미국이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발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세수 확보 수단이었던 관세를 오늘날 국가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의 리쇼어링(해외 이전 기업의 본국 회귀)을 끌어내고 자국 경제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 보조금으로 국내 투자를 장려했다면, 트럼프 정부는 고율 관세로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세수 확대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용구 전 관세청장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는 일시적 정치 현상이 아니라 세계화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 사회가 선택한 새로운 국가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은 경제 전략일 뿐 아니라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주로 패배했다. 2002년 9·11 테러 이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공화당에 초당적 지지가 쏠렸던 때를 빼면 중간선거에서는 정권심판론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2석으로 여당이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잃은 하원 의석은 평균 12%로, 올해 공화당이 25석 이하를 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방’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상원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는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를 되살렸다”는 주장이 공업지대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 표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트럼프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관세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첨단기술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사실상 100%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래 핵심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통된 목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에서 부과한 대중국 관세율 25%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전략 물자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 견제 정책을 계승했다. 트럼프 2기에서 지난해 4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한 관세는 올해 2월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50일간 10% 임시 관세를 부과했다. 임시 관세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난달 24일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른 10~12.5% 관세를 60개국에 매겼다. 불공정 무역을 규제하는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는 강제노동에 관한 것만 부과되어 과잉생산 관세가 남아있다. 한국은 쿠팡이 지난 1월 301조 조사 개시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철회해 개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신안군 태평염전에 강제노동 명목으로 수입 보류 명령을 발동한 적이 있다. 염전 강제노동 사건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주미 관련 인력이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미국 입장만 반영돼 한국은 12.5%의 강제노동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는 대만과 유럽연합(EU)의 10% 관세율보다 높다. EU를 비롯해 브라질, 호주, 중국 등 대부분 국가가 미국의 강제노동 관세를 ‘정치적 남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에 제정돼 100년 가까이 된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캐나다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도 서슴지 않았다. 남미의 대표적 좌파 정부인 브라질 역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정책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정치적·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윤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관세 조치가 확정되더라도 미국 시장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득하고 예외 조치를 요청하는 활동을 계속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관세왕’ 트럼프의 만능 몽둥이…“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관세왕’ 트럼프의 만능 몽둥이…“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 왕’이라 부르며 가장 좋아하는 단어도 ‘관세’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저물고 ‘각자도생’이 세계 무역 질서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은 지금, 트럼프 집권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관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케케묵은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미국이 관세 만능주의를 고집하는 배경을 짚어보고, 거센 관세 압박 앞에 놓인 한국의 경제 안보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미국은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연방 정부를 운영했다. 1789년 첫 관세법 제정 이후 1913년 소득세가 상설화되기 전까지 137년 동안 관세가 국가 세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관세에 의존한 경험은 미국이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발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세수 확보 수단이었던 관세를 오늘날 국가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의 리쇼어링(해외 이전 기업의 본국 회귀)을 끌어내고 자국 경제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 보조금으로 국내 투자를 장려했다면, 트럼프 정부는 고율 관세로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이용구 전 관세청장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는 일시적 정치 현상이 아니라 세계화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 사회가 선택한 새로운 국가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은 경제 전략일 뿐 아니라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주로 패배했다. 2002년 9·11 테러 이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공화당에 초당적 지지가 쏠렸던 때를 빼면 중간선거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초반부터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첫번째 집권했던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며 탄핵 위기를 맞았던 경험이 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2석으로 여당이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잃은 하원 의석은 평균 12%로, 올해 공화당이 25석 이하를 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방’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상원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관세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에서 부과한 대중국 관세율 25%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전략 물자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 견제 정책을 계승했다. 트럼프 2기에서 지난해 4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한 관세가 올해 2월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50일간 10% 임시 관세를 부과했다. 임시 관세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난달 24일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른 10~12.5% 관세를 60개국에 매겼다. 법원의 제동에도 대체 법률을 찾아내 촘촘한 관세 장벽을 구축한 것이다. 불공정 무역을 규제하는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는 강제노동에 관한 것만 부과되어 과잉생산 관세가 남아있다. 한국은 쿠팡이 지난 1월 301조 조사 개시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철회해 개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신안군 태평염전에 강제노동 명목으로 수입 보류 명령을 발동한 적이 있다. 염전 강제노동 사건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주미 관련 인력이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미국 입장만 반영돼 한국은 12.5%의 강제노동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는 대만과 유럽연합(EU)의 10% 관세율보다 높다. EU를 비롯해 브라질, 호주, 중국 등 대부분 국가가 미국의 강제노동 관세를 ‘정치적 남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에 제정돼 100년 가까이 된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캐나다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중도좌파 성향의 캐나다 정권을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부르며 적대감을 드러냈고, 캐나다 산불 피해가 미국에 영향을 미치자 이를 빌미로 관세를 매겼다. 남미의 대표적 좌파 정부인 브라질 역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정책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정치적·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윤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관세 조치가 확정되더라도 미국 시장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득하고 예외 조치를 요청하는 활동을 계속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좋은 책도 외면받는 시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이순녀의 이사람]

    “좋은 책도 외면받는 시대…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 [이순녀의 이사람]

    창립 50년 맞은 한길사언론사 해직 뒤 준비 없이 시작송건호 첫 책 이후 3500권 펴내리영희 ‘우상과 이성’ 필화 겪어문공부 불려 가고 판금 조치도돌이켜 본 출판 반세기90년대 ‘로마인 이야기’ 등 출간대형 인문·역사 시리즈 잇따라사상가 함석헌 선생 책 좋아해‘뜻으로 본 한국역사’에 행복감인간답게 만드는 책책 읽기는 성찰·관용 정신 길러팔릴까 고민하는 상황이 고통교육, 에세이·토론으로 바꿔야공공재 책·책방 체계적 지원을‘한 권의 책은 한 시대의 정신과 사상입니다. 한 권의 책이 인간의 삶을 반듯하게 세웁니다.’ 파주출판도시 한길사 사옥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장이다. 건물 출입구 바닥에 새겨진 이 글은 김언호(81) 대표가 쓴 것이다. 더하거나 뺄 것 없는 정갈하고, 옹골찬 문장 안에 한국 출판계의 거목과 국내 대표 출판사가 지나온 궤적과 지향점이 오롯이 담겨 있다. 올해로 한길사는 사람 나이로 치면 지천명(知天命)인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자유언론수호투쟁을 펼치다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김 대표는 1976년 출판사 문을 열었다. 이듬해 ‘오늘의 사상신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한길사의 책은 3500권이 넘는다. 책 만드는 일뿐 아니라 출판 생태계 조성과 문화예술 운동에 남긴 발자취 또한 뚜렷하다. 출판인으로 살아온 반세기는 어땠을까.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이 지니는 가치와 출판의 본질은 무엇일까. 지난 21일 김 대표를 파주 출판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5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획한 책이 있나. “지난 3월 출간한 ‘백범 강산에 눕다’를 포함해 몇 가지 중요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백범 강산에 눕다’는 언론인 출신 임순만 작가가 김구 선생의 일생을 소설로 재구성한 책이다. 유네스코가 백범 탄생 150주년을 맞아 ‘김구의 해’로 공식 지정한 해에 출판돼 더욱 뜻깊다. 하반기에 나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책도 의미가 크다. 1974년 결성돼 50년 넘게 이어 온 한국 천주교의 위대한 집단지성을 한 권으로 정리한 기념비적인 기록물이 될 것이다. 인문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의 200번째 책도 곧 나온다. 생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존 벨라미 포스터가 쓴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라는 책이다. 1996년에 1권 ‘관념의 모험’으로 시작된 한길그레이트북스도 올해로 출간 30년이 됐다.” -직접 쓴 책도 나온다고 들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를 정리해 900쪽 안팎의 5권짜리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격동의 세월을 온몸으로 겪은 출판인으로서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기록인 동시에 한국 출판계의 시대정신과 고민을 담은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9월 출간을 목표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처음 출판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출판사 등록부터 했다고. “기자가 되고 싶어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할 정도로 언론인을 천직으로 여겼는데 신문사에서 해고되고 나니 막막했다. 일 년쯤 고민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성탄 전날인 12월 24일에 출판사 등록을 했다. 출판이 신문보다 오히려 더 본격적인 언론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대책 없이 출판사부터 차렸다. 당시 책 한 권 조판비가 30만원 정도였는데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손을 벌렸다. 그렇게 출판한 첫 책이 송건호의 ‘한국 민족주의의 탐구’다.” -한길사의 출발은 ‘오늘의 사상신서’ 총서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우리의 시대정신을 담는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총서 제목은 미국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의 신문 연재 칼럼 ‘오늘과 내일’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국 민족주의의 탐구’에 이어 고은의 ‘역사와 더불어 비애와 더불어’, 리영희의 ‘우상과 이성’ 등을 출간했다.” -필화 사건, 판금 조치 등 험한 일도 많이 겪었다. “리영희 선생이 ‘우상과 이성’으로 필화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른 것을 비롯해 당시 우리가 낸 책 상당수가 판금됐다. 1979년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 나왔을 때도 문공부에 불려 갔고, 책도 판금 조치됐다. 험난한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1980년대는 누구나 손에 책을 들고 다니는 ‘위대한 책의 시대’였다.” -90년대 들어 대형 인문·역사 시리즈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70~80년대가 우리의 사상, 주체적인 인문사회과학 이론과 민족사에 집중했던 시기라면 90년대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인류 역사의 보편적인 고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동서고금의 철학과 사상을 집대성한 ‘한길그레이트북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5권)가 그렇게 나온 역작들이다. 우리 역사를 쉽게 풀어낸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22권), 중국 근현대사를 인물 중심으로 엮은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10권)도 완간까지 10~15년씩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낸 3500여권 중에서 가장 아끼는 책을 꼽는다면. “우리말, 우리글을 가장 잘 구사한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책을 가장 좋아한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등 한길사에서 출간한 책이 80여권이다. 나는 ‘사상계’ 세대다. 고등학생 때 밑줄 그어가며 읽은 그 책들이 내 사상과 철학의 뿌리다. 학창 시절 강연마다 쫓아다닐 정도로 존경했던 그의 책을 우리 출판사에서 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내 일기에 가장 많이 언급된 분도 함 선생이다.” -책 출판의 최우선 원칙은 무엇인가. “첫 독자인 내가 설득되는 내용이라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의미 있고, 좋은 글이면 출판한다. 진보냐 보수냐의 진영 논리가 아니라 내용 자체가 정의롭고, 도덕적이며, 민주적인지가 기준이다. 지식인·작가는 권력자나 가진 자가 아니라 약한 이들의 편에 서야 한다. 한길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책들을 만들어 왔다고 자부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만드는 지침서가 책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런 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책 만드는 일을 넘어 인문·사회과학·역사 강좌 등 교육에도 힘을 기울였는데. “애초부터 출판사는 ‘열린 학교’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85년 안암동에 50~60명이 들어가는 교실을 만들어 강좌를 시작했다. 우리끼리는 민립(民立)대학이라고 불렀다. 한길사 10주년인 1986년 안동 병산서원에서 지식인 대회를 열었고, 이듬해에는 해인사에서 젊은 연구자 대회도 기획했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한길역사기행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파주출판도시, 예술마을 헤이리 조성에도 앞장섰다. “80년대부터 ‘책의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출판인들과 합심해 출판도시를 구상했다. 2002년에 파주로 이사했다. ‘책의 도시’라는 개념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실험이다. 출판과 예술, 공동체를 결합한 모델로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헤이리예술마을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시대에 책이 점점 더 외면받고 있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 책의 본령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깊이 있는 성찰이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에 매여 성찰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볼거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그 무엇도 책을 따라올 수는 없다. 책 읽기는 선택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적 필수 조건이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인파가 몰리고, 책을 유행 아이템처럼 활용하는 ‘텍스트 힙’ 현상 등은 어떻게 보나. “책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어렵거나 두꺼운 인문학 서적들은 쳐다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그레이트북스도 초판 1000부 판매하기가 어렵다. 책이 좋으면 무조건 내야 하는데, 팔릴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고통스럽다. 50년간 출판업을 해 오면서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다.” -책을 읽는 사람과 사회는 무엇이 다른가. “책을 많이 읽는 사람만이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다. 책을 안 읽고 주장만 하니 평화가 어려운 것이다. 평화도 결국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사회는 정신과 사상을 일으켜 세운다. 그런 사회가 아름답고, 정의로운 사회다.” -독서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가 최근 교육기본법을 개정해 독서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일 년에 40~50권씩은 읽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을 스마트폰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시험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에세이와 토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독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책은 저자가 만드는 것도, 출판사가 만드는 것도 아니다. 저자, 출판사, 독자가 어깨동무하듯 수평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책이다. 그래서 독자의 힘을 더 키워야 한다.” -평소 서점 지원과 도서관 정책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책은 공공재다. 서점 역시 공공성을 가진 공간인 만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동네 책방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서점지원법을 만들어야 한다. 전주시는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값의 20%를 지원해 준다. 전국적으로 이런 지원이 확산돼야 한다. 서울 뒷골목에 작은 책방 1000개가 생기면 일자리도 그만큼 늘어난다. 도서관도 건물만 지을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선정한 양서를 많이 채워 넣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좋은 책을 만드는 편집자를 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 -반세기 출판 인생의 소회가 궁금하다. “나름으로 할 만큼은 했다고 보지만 좋은 책을 더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50년이나 해 온 일인데 왜 여전히 힘든지 모르겠다. 양상은 많이 달라졌지만 책의 본질과 기능 자체는 예전과 똑같다. 요즘도 어디를 가나 한길사 독자를 만난다. 그게 큰 격려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한다. 더 좋은 책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항상 하게 된다.” ●김언호 대표는 1945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해직된 뒤 1976년 한길사를 설립했다. 한국출판인회의를 창설해 1·2대 회장을 역임했다. 파주출판도시와 예술마을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하는 데 앞장섰다. ‘책의 탄생’, ‘책의 공화국에서’, ‘세계서점기행’, ‘그해 봄날’, ‘서재 탐험’ 등을 저술했다. 이순녀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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