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시련의 계절’…조직 결집력 약화 뚜렷

양대 노총 ‘시련의 계절’…조직 결집력 약화 뚜렷

입력 2016-02-04 12:23
업데이트 2016-02-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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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총파업 사실상 종료·한노총은 ‘대타협 파기’ 내부 반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조직 결집력 약화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새해 들어 야심 차게 추진한 총파업 투쟁이 흐지부지 끝나 향후 투쟁방향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노총도 내부에서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져 진통을 겪고 있다.

◇ 민노총 총파업, 투쟁동력 상실에 사실상 종료

4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해 산하조직에 전달했다. 각 지역본부가 지역별로 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총파업이 끝날 때까지 매일 집회를 연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30일에는 모든 가맹·산하조직과 단위사업장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 승리 전국 노동자대회’를 서울광장에서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민노총의 총파업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지역에서 매일 개최키로 한 집회도 열리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총파업 투쟁에 저조한 참여가 총파업 종료의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업 부문의 최대 노조인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를 포함한 상당수 노조가 이번 파업에 불참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수차례 진행된 총파업 투쟁에 조직의 피로도가 쌓였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광장 집회에 모인 인원도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에는 민노총 소속인 IBK투자증권이 직원 투표를 거쳐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 충격을 줬다. 상급단체인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즉시 IBK투자증권 노조를 제명하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내부적인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노총, ‘대타협 파기’ 놓고 내부 진통 고조

한노총도 조직 내부의 분열로 진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한노총이 지난달 29일 서울역광장에서 한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는 운수물류총연맹 계열의 상당수 산별노조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운수물류총연맹에는 자동차노련(8만5천명), 택시노련(8만2천명), 항운노련(2만2천명), 해상노련(1만4천명) 등과 우정, 철도, 건설기계, 대한항공, 도로공사 노조 등이 참여한다. 금속, 화학, 공공 등에 맞선 온건세력으로 꼽힌다.

이들의 집회 불참은 한노총 지도부가 대타협 파기 선언을 한 데 따른 반발의 성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놓았던 기간제법 개정안에는 ‘선박, 철도, 항공기, 자동차를 이용해 여객을 운송하는 사업 중 생명·안전과 밀접하게 관련된 업무에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은 여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대국민담화에서 기간제법 유보를 선언하고, 한노총마저 대타협 파기를 선언하면서 이는 사실상 무산됐다.

류근중 자동차노련 위원장은 “운수·물류 부문의 비정규직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간제법 개정이 대타협 파기로 물건너갔다”며 “이는 실질적인 이득을 따지지 않고 명분에만 집착한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자동차노련은 앞으로 모든 집회에 불참하겠다고 한노총 본부에 통보했고, 본부에 내야 할 의무금 납부도 미루고 있다. 일부 산별노조는 이달 24일 정기 대의원대회 불참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노총이 야심 차게 준비하는 ‘총선 투쟁’도 한노총 출신 후보들이 여당과 야당으로 나눠 출마를 준비해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노총과 한노총의 내부 진통은 조직 내부의 문제이긴 하지만, 향후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업과 집회 중심의 투쟁전략이 갈수록 호응을 잃어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라며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등 변화를 모색하려는 노력이 노동계에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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