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백만원 촌지받은 초등학교 교사에 ‘무죄’… “부정한 청탁 없어 배임수재 아냐”

법원, 수백만원 촌지받은 초등학교 교사에 ‘무죄’… “부정한 청탁 없어 배임수재 아냐”

이슬기 기자
입력 2015-12-24 14:21
수정 2015-12-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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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금품수수 인정되므로 학교법인에 파면 요구”

법원, 수백만원 촌지받은 초등학교 교사에 ‘무죄’… “부정한 청탁 없어 배임수재 아냐”
법원, 수백만원 촌지받은 초등학교 교사에 ‘무죄’… “부정한 청탁 없어 배임수재 아냐”
학부모 2명에게서 반년 간 현금과 상품권 등 460만원 어치의 촌지를 받은 사립 초등학교 교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교육청은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금품수수 사실이 인정되므로 학교법인에 파면을 계속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서울 계성초등학교 교사 A(4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4학년 담임교사를 맡았던 A씨는 3월부터 9월까지 학부모 2명에게서 상품권 230만원과 현금 200만원, 공진단 30만원 등 금품 460만원을 받았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숙제를 못했다고 혼내지 말아달라’, ‘상장 수여식에서 차별하지 말아달라’, ‘생활기록부를 좋게 기재해달라’, ‘공부 못한다고 공개 망신주지 말고 칭찬해달라’고 구체적으로 부탁했다.

지난해 11월 촌지 수수를 파악한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 A씨의 파면을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배임수재는 재물 또는 이익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없는 한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학부모들의 청탁 내용은 피고인이 교사 직무권한 범위에서 자녀를 신경 써서 잘 보살펴달라는 취지”라며 “통상 초등생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 선생님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사회상규에 어긋나거나 위법하게 또는 부당하게 처리해 달라고 부탁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같은 학교 교사 B(45)씨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B씨가 학부모에게 상품권 100만원, 현금 300만원을 받았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학부모의 진술이 계속 바뀌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두 교사에 대해 해당 학교법인은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법인에 두 교사의 파면을 요구했지만, 법인 측은 지난 10월 이들에게 정직 3개월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내렸다.

교육청은 그러나 학교 측의 ‘온정주의’로 징계처분이 너무 가볍게 내려졌다고 보고 재단 측에 징계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법인에 징계 재심의를 요구했다”며 “금품수수의 경우 징계 감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단 측에 분명히 고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교육청 감사와 학교법인의 징계위원회에서 두 교사의 금품수수 사실이 인정됐다”며 “학교법인에 해당 교사들의 파면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 교사가 10만원 이상의 촌지를 받으면 파면·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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