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벗어난 김병우, 교육개혁 드라이브 거나

격랑 벗어난 김병우, 교육개혁 드라이브 거나

입력 2015-11-03 07:33
수정 2015-11-0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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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역점 사업 탄력…청주 일반계고 신입생 선발 개혁 ‘관심’ 새누리당 장악 도의회 견제·무상급식 분담 갈등 해결 ‘넘어야 할 산’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2일 ‘직위 유지’로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진보 성향인 그의 교육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 발이 묶여 몸을 낮췄던 김 교육감이 추진할 진보 정책과 교육 개혁과 이를 통해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의 김 교육감은 재수 끝에 지난해 충북교육의 수장이 됐다.

교육에 관한 한 보수적 색채가 강한 충북에서 진보 교육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는 “대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는 공약으로 일부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약속 이행을 위해 당선 후 강성 이미지를 접고 ‘온건 개혁’을 택했다.

고입선발고사 폐지, 0교시 수업 폐지,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용, 교육공동체 권리헌장 제정 추진, 농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지양 등 별로 저항이 없는 정책을 추진했다.

주입·강의식·문제풀이식 수업을 지양하고 협동·협력 학습, 프로젝트 수업 등을 지향하는 충북형 혁신학교(행복씨앗학교)도 도입했다.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일각의 반발에 시달렸지만, 올해 처음 혁신학교와 준비학교를 지정해 운영했다.

내년 충북의 행복씨앗학교는 준비학교를 포함해 40곳이다. 도내 초·중·고교(475개)의 10%가 행복씨앗학교가 되는 것이다.

‘함께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가자며 뿌린 씨앗이 싹을 틔워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의 늪에 빠져 있으면서도 학교 자율 평가 등 단위 학교 자율성 강화, 각 교육지원청 진로교육지원센터 확장, 진로·특수교육원 추진, 교사 전문능력 향상 위한 각종 연수 강화 등 공교육 개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승진이나 주요 보직에 특정 인사나 특정 학교 출신들을 기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음지에서 일해도 능력이 있으면 외면하지 않고 중용하면서 탕평 인사에 애를 썼다.

반면 공개적으로 수차례 경고하면서 인사 청탁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제했다.

이제 그가 재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김병우표’ 개혁 정책도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도교육청의 관계자는 “현장의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 시행 관행, 전시행정 등 거품을 걷어내고 교직원들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김 교육감 개혁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법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던 김 교육감이 결국 중도 낙마하고, 이렇게 되면 그가 내건 교육개혁이 백지화하지 않겠느냐고 관망했던 학교 현장에도 김 교육감 체제가 안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김 교육감이 현재 진지하게 고민 중인 개혁 방안 중 하나는 청주 일반계 고등학교의 신입생 배정 방식에 일부 변화를 주는 것이다.

청주는 평준화 지역이어서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배정하지만, 내신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특정 학교에 몰리는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2017년도부터는 현재의 1∼7지망 방식의 큰 틀은 유지하되 성적 기준 상·중·하위로 분류, 각 대상끼리 추첨해 학교를 배정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소위 ‘메이저 학교들’이나 이들 학교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학생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김 교육감으로서는 교육청 예산·심의권을 쥔 도의회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교육청과 연결된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진보 교육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새누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행복씨앗학교 등 김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거나 앞으로 추진할 예산 사업은 하나하나 도의회의 현미경 검증을 받아야 할 처지다. 교육위는 경우에 따라 예산 삭감 등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충북도의 식품비 75.7% 지원 방침에 따라 부족액 103억원을 빼고 편성하기로 한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이나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결정에 따라 의무지출 경비로 편성하지 않을 누리과정 예산도 도의회 공세가 예상된다.

지루한 공방을 벌이는 충북도와의 무상급식 분담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지도 그의 리더십 검증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이 곳곳에 존재하는 암초를 피해 충북교육에 어떤 색깔을 입혀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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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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