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사고나 메르스나 정부 초기 대응 미흡한 건 여전”

“삼풍 사고나 메르스나 정부 초기 대응 미흡한 건 여전”

오세진 기자
입력 2015-06-26 23:38
수정 2015-06-2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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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0주년 맞아 한자리 모인 민간구조대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 당시 서른일곱 살이었던 목수 최영섭씨는 차를 타고 집으로 가다 믿기지 않는 뉴스를 들었다. 지상 5층, 지하 4층에 단일 매장으로 전국 두 번째 규모였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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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광남(왼쪽)씨가 26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구조 작업에 사용했던 도구들을 보여 주고 있다.
육광남(왼쪽)씨가 26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구조 작업에 사용했던 도구들을 보여 주고 있다.
집에 오자마자 TV를 켰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처참한 붕괴의 현장. 저 속에 사람은 얼마나 묻혀 있을까, 살아 있는 사람은 없을까, 가족들 심정은 어떨까. 그날 밤 뜬눈으로 TV 앞을 지키고 있는데 뉴스 앵커가 “톱이나 망치가 없어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못하고 있다”고 다급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곧바로 주섬주섬 옷을 입고 톱 10자루를 챙겼다. 현장에 도착한 것은 30일 새벽 1시쯤. “상황실도 없었어요. 톱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져왔다고 몇 번을 말해도 공무원들은 저를 귀찮게만 여기더군요.”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20년. 최씨도 이제 환갑에 가까운 나이가 됐다. 최씨를 비롯해 김성기(66·승강기 수리기사), 육광남(64·부동산 중개업), 이호현(58·전파상)씨 등 민간인으로서 구조 활동에 나섰던 사람들이 29일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종로구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폐허 속에서 생존자를 찾아 헤매던 당시를 떠올렸다.

김씨는 사고가 나고 3일이 지나도 생존자 수색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자 회사에 월차 휴가를 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경찰이 설치한 통제선을 겨우 뚫고 헬멧, 작업화, 손전등을 갖고 지하 3층으로 들어갔지요.”

그는 처음 시신을 수습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시신을 누르고 있는 콘크리트를 망치로 아무리 부숴도 꺼낼 수가 없더라고요. 안타깝게 죽음을 맞은 고인을 빨리 가족들 곁으로 보내드려야 하는데 말이죠. 결국 겨드랑이와 목을 밧줄로 묶어 밖에 있던 특전사 대원들이 꺼내도록 했는데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육씨는 “당시 공무원들이 사고 수습을 도와주러 온 민간인들을 통제하려고만 했기 때문에 민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초기 대응 실패는 당시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거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우리 사회의 재난 예방·대응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비상 시 컨트롤타워의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하고, 긴밀한 민관 협력 체계 구축을 범국가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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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06-2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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