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말 한마디에…” 사회적 지위·명예 무너져

“잘못된 말 한마디에…” 사회적 지위·명예 무너져

입력 2015-04-21 19:55
수정 2015-04-2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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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 21일 이사장과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보직을 내려놓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은 이날 불거진 자신의 ‘막말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말 한마디가 평생 쌓아온 사회적 지위와 명예까지 앗아갈 정도로 화를 부르기도 한다.

중앙대 등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며 “그들(비대위 교수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며 험악한 표현을 담았다.

박 이사장이 주도해 온 중앙대 학사구조 개편안을 놓고 대다수 교수가 반발하자 인사권을 들먹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다른 이메일에서도 김누리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비대위를 ‘Bidet委(비데위)’나 ‘鳥頭(조두)’라고 부르며 깎아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말 한마디로 직을 잃거나 큰 망신을 당한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작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검찰 수사가 한창일 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홍역을 치렀다.

조 전무는 당시 비판이 거세게 일자 놀라 황급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사태를 봉합했다.

같은 달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전 대표는 사무국 직원들에게 폭언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서울시 인권보호관 조사 결과 박 대표는 여성 직원들에게 “마담 하면 잘하겠다”, “짧은 치마 입고 다리로라도 음반 팔아라”, “네가 애교가 많아서 늙수그레한 노인네들한테 한 번 보내보려고” 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한 사립대 전 교수 A(53·여)씨는 수업 중 학생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다가 2013년 10월 학교로부터 파면당했다.

A씨는 당시 “수업은 왜 들어와서 XX이야”라며 “너 아르바이트로 술집 나갔다며? 얼굴 보면 다 보여…저런 애 며느리로 보면 피곤해져”라는 식의 막말을 했다가 이를 촬영한 영상이 ‘유튜브’에 퍼지며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A씨가 파면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1월 A씨의 파면 처분이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작년 9월에는 이명훈 서울 서부경찰서장이 부하 직원에게 막말을 했다가 전보 조치됐고, 정은식 경북 김천경찰서장도 직원에게 폭언했다가 역시 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같은 달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 역시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했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경찰청으로부터 ‘엄중경고’를 받고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이런 ‘막말 파문’은 대부분 높은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낮은 직급의 사람에에 폭력적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제도적인 측면에서 민주주의를 이뤘지만 기업과 조직, 생활 현장에서는 아직도 권위주의 체제의 그림자가 짙게 남아있다”며 “다른 사람에 대한 인정과 배려 등 가치가 교육현장에서 강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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