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 ‘광주 시민 감사합니다’ 외치는 까닭은

세월호 유가족들 ‘광주 시민 감사합니다’ 외치는 까닭은

곽태헌 기자
입력 2015-02-10 00:06
수정 2015-02-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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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300일에도 도보행진… 15일째

9일 새벽 광주 서구 5·18교육관.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도보행진단의 임시 숙소인 이곳에서 눈을 뜬 유가족들은 양 무릎에 살구색 보호대를 고쳐 맸다. 지난달 2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인양을 통한 실종자 수습, 참사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도보행진을 시작한 지 어느덧 15일째다. 19박 20일의 세월호 참사 도보 행진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박예슬양의 아버지 종범(48)씨는 힘에 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비장한 표정만은 보름 전 그대로였다. “우리가 100일, 200일, 300일 같은 날들을 손꼽아 기억하려는 이유는 아직 진상 규명이 안 됐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는데 어떻게 1년을 맞을 수 있겠습니까.”

참사 300일째인 이날 가족협의회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00일 동안 국민 생명과 안전에 무책임한 정부의 민낯을 확인했다”면서 “세월호 인양,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회견 뒤 희생자 가족 50여명과 시민 150여명은 영산강을 지나 쉼 없이 걸었다.

광주 시내로 진입하자 도보행진단은 더욱 힘을 냈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실종자를 가족 품에” 등 15일간 계속된 구호와 함께 전날부터는 “광주 시민들 감사합니다”라는 구호가 하나 더 늘었다. 광주공항역, 송정역 등 시내를 지나는 동안 시민들이 손뼉을 치며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조카인 단원고 김수빈군을 친자식처럼 키웠다는 이모부 박용우(48)씨는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환대해 줘 그 힘을 받아 걷고 있다”며 웃었다.

도보행진단은 오는 14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문화제를 끝으로 행진을 마감할 예정이다. 단원고 정예진양의 어머니 박유신(43)씨는 “하루에 10시간씩 걷고 숙소로 돌아가면 허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면서도 “막상 다음날 행진 길에 나서면 다시 쌩쌩해진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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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5-02-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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