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짓돈 쓰듯… 지역아동센터 보조금 줄줄 샌다

쌈짓돈 쓰듯… 지역아동센터 보조금 줄줄 샌다

입력 2014-10-01 00:00
수정 2014-10-01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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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 급여 등 지원금 유용

“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자원봉사자 관리 보고서 쓰고, 형광등 교체하는 잡무까지 하면 아이들 돌볼 시간이 없어요.”



수도권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는 20대 사회복지사 박여정(여)씨는 온종일 잡무를 처리하느라 정작 주 업무인 아이들 돌보는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20여명의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보내는 이곳은 현행법상 사회복지사 2명이 근무해야 한다. 복지사 급여 등의 명목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매달 400만~5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운영을 맡은 공익재단이 복지사 1명을 2년 전부터 재단 사무실로 출근시킨 탓에 센터 일은 오롯이 박씨 몫이 됐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뽑은 인력을 재단이 멋대로 유용하고 있는 셈이다.

미취학 아동과 초·중·고교생의 방과 후 교과목 지도 및 상담을 맡는 지역아동센터 중 일부에서 부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2~2013년 지방자치단체 점검에서 장부 기재 미숙부터 보조금과 급식비를 유용하거나 규정된 대로 사회복지사를 채용하지 않는 등 부정 행위가 적발돼 839곳이 개선 명령 및 시정 조치를 받았고 4곳은 시설장이 교체됐다.

보조금 횡령 등 숨겨진 불법 행위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로 지난달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장 이모(58)씨는 급식비를 허위 청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조금 1300만원가량을 빼돌려 횡령 혐의로 입건됐다.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모두 4000여곳으로 미취학 아동 및 초·중·고교생 등 10만여명이 이용한다. 개인과 복지재단 등 민간기관이 운영하며 중앙부처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20~29인 시설 기준 월 426만원)을 받고 급식비도 지원받는다. 하지만 복지 당국과 지자체의 관리, 감독이 철저하지 못하다 보니 복지예산으로 지급되는 보조금 등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는 6일부터 6주간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자체 점검을 실시해 부정 수급 여부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내심 억울해하는 눈치다. 이은상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국장은 “적은 지원 속에서 사명감으로 센터를 운영하려다 보니 집까지 팔아 사비로 직원 급여를 주는 센터장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도 복지시설이 정부지원금으로만 운영되는 경우는 없다”며 “정부 보조금에만 의지하지 말고 모금 활동 등을 통해 재원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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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4-10-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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