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방이동 싱크홀’ 침묵… 안일 대응 논란

서울시 ‘방이동 싱크홀’ 침묵… 안일 대응 논란

입력 2014-08-23 00:00
수정 2014-08-23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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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 19곳 중 13곳 서울인데 9호선 주변 2~3곳만 조사 벌여”

“같은 공사가 비슷한 연약지반에서 진행됐다면 그 구간 전체를 다 조사하는 게 맞죠. 서울시에선 사고가 난 두세 곳만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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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들이 22일 오후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면으로 약 100m 떨어진 도로 한복판에 생긴 싱크홀을 들여다보며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들이 22일 오후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서 서초역 방면으로 약 100m 떨어진 도로 한복판에 생긴 싱크홀을 들여다보며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다른 부처에서 하는 일에 왈가왈부하기 어렵지만 다분히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서울 송파구를 중심으로 싱크홀(꺼진 땅)과 동공(빈 공간)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듭 밝혔다. 22일 서초구 교대역 인근 도로 한복판에도 싱크홀이 생겼다. 가로 1.5m, 세로 3m, 깊이 1m다. 승합차 앞바퀴가 구멍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였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 시는 최근 상수도 공사를 하던 중 기존 하수관이 손상돼 지반이 가라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싱크홀과 동공이 지하철 공사 구간을 따라 일직선으로 나타나 주택가 안전에는 마음을 놓아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1일 송파구 방이사거리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번엔 지하철 공사장과 60여m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석촌지하차도 인근 주택과 건물에 대해 건물이 기울지 않는지 등의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을 뿐 동공 발생 가능성에는 침묵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한다. 시는 지하철 9호선 공사장 919공구 인근에서 잇따라 싱크홀이 발견되자 920공구와 921공구에 대해서만 조사를 벌였다. 그런데 국토부가 싱크홀 발생 위험 가능 지역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19곳 중 13곳이 서울이다. 여기에는 시가 조사 대상에서 뺀 918공구(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삼전동 잠실병원)와 922~923공구(올림픽공원역~강동구 둔촌동~보훈병원)도 포함됐다. 직장인 김모(43)씨는 “제2롯데월드에 지하철 이야기까지 겹쳐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든 서울시든 좀 제대로 조사를 진행해 속 시원히 풀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군현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과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인근 싱크홀을 점검한 김무성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침하 당시 토목학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주 잘 알려진 싱크홀을 의심하지 않은 서울시의 부주의와 무성의, 실력 없음이 드러난 듯하다. 재난 관리 시스템의 부재도 판명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 10명으로 이뤄진 서울시 조사단은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발견된 동공들은 시공사의 과실 때문에 생겼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지반 보강공사를 부실하게 했고 계획보다 많은 흙을 파낸 것으로 드러났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공업용 커터를 단 원통형 기계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며 터널을 파는) 실드 공법을 적용하면서 품질 관리를 잘못해 동공들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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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08-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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