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습격’ 서울대공원, 예산 부족으로 시설 보수 손도 못대

‘호랑이 습격’ 서울대공원, 예산 부족으로 시설 보수 손도 못대

입력 2013-11-29 00:00
수정 2013-11-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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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 맹수 본능
우리 안 맹수 본능 24일 오전 10시 10분쯤 사육사 심모(52)씨의 목을 물어 중태에 빠뜨린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가 우리 안에서 관람객들을 쳐다보고 있다.


호랑이가 우리 밖으로 나와 사육사를 습격한 사건이 벌어진 서울대공원이 예산 부족으로 30년된 낡은 시설에 손도 못대고 있다.

29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맹수사는 겨우 예산을 확보해 일부 시설을 고치고 있지만 1983년 준공한 동양관 등은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열악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서울시는 2009년 서울대공원 재조성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테마파크’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아이디어 수집을 위해 국제현상공모전까지 열었지만 작년에 전면 중단했다.

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당시 채택된 아이디어는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경제적 타당성 용역도 통과했지만 너무 큰 사업이라 현실성이 부족하고 3000원인 입장료도 10배 이상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해 결국 접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간자본을 유치해 공원을 재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입장료를 올려야 하고 동물원의 공공성도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에 무산됐다.

이후 동물사별 소규모 시설개선사업이 대공원 측에 일임됐지만 부족한 예산 탓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호환도 가장 열악한 맹수사를 부분 개선하기 위해 호랑이들을 좁은 여우사에 옮겨놓은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부족한 예산 탓에 여우사에 호랑이들을 들여놓으면서 추가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이다.

맹수사는 워낙 열악한 탓에 2년간 총 28억원의 사업비를 우선 확보해 호랑이숲 조성 공사를 시작했지만 안전·위생문제가 심각한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공원은 늑대사, 동양관, 해양관, 야행동물관 등도 펜스가 무너지고 물이 새는 등 시설 개선이 시급하지만 미뤄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제대로 시설 개선을 하려면 동양관에만 200억원, 해양관엔 600억원이 든다”며 “서울대공원의 한 해 예산이 200억원 정도고 작년에도 최소 197억원의 비용을 별도 요청했지만 30억원만 배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서울대공원의 시설개선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전경옥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기본적으로 동물원 사업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종(種) 보존 등 공익과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며 “갑자기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다면 외국의 공공동물원들만큼 입장료라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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