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진실·책임공방’ 가열 예상

진주의료원 폐업 ‘진실·책임공방’ 가열 예상

입력 2013-05-29 00:00
수정 2013-05-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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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책임소재 규명 못 해…법적 다툼 벌일 듯

경남도가 29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함에 따라 그 책임 소재를 둘러싼 경남도와 노조의 ‘진실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폐업의 정당성에 관한 치열한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경남도가 정확한 원인을 진단한 뒤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는 시민사회중재단의 요청까지 거부하는 바람에 객관적인 책임 소재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과연 경남도의 폐업 강행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비난 여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 오락가락 폐업 논리’만성 적자’→’강성노조 탓’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한 건 지난 2월 26일. 만성 적자와 부채 등 경영상 이유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곧바로 ‘공공의료 죽이기’라는 각계각층의 반발에 부딪혔다.

공공성을 핵심으로 하는 지방의료원의 존폐를 경영 성과(수익성)을 잣대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반발의 핵심 이유였다.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의 경영 사정이 대부분 비슷하고 오히려 진주의료원보다 나쁜 곳도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진주의료원만 폐업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귀족)노조의 해방구”라며 노조 탓에 폐업이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이를 두고 진주의료원 사태를 공공의료라는 보편의 문제가 아닌 진주의료원만의 개별 특수성 문제로 국한하기 위한 홍 지사의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보건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폐업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홍 지사의 이런 ‘작전’은 결과적으로 먹혀들었고 도와 노조는 치열한 공방을 시작했다.

경남도는 도와 도의회가 2008년부터 각각 36차례, 11차례 경영 개선 요구를 했는데도 노조가 제 배 불리기에 급급해 이를 계속 거부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 외에도 환자 유치를 위한 무급 토요일 근무 미실시, 의료수익 대비 과도한 인건비 등을 노조 비판의 근거로 삼았다.

경남도는 최근에는 진주의료원 특정(기획)감사 결과를 근거로 각종 비리, 위법·부당한 단체협약 조항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노조의 ‘도덕해이’를 부각하는데 열중했다.

이런 노조가 남아 있는 한 진주의료원은 도저히 다시 살아날 수 없다며 폐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구시대적 색깔론…도가 의료원 위기에 책임”

노조는 이에 대해 도가 터무니없는 구시대적 색깔론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구조조정의 경우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고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 지난해 도와 합의한 경영 개선 대책 가운데 일부를 이행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2008년부터 6년째 임금을 동결했다고도 강조했다. 인건비는 의료원 신축 이전 이후 환자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났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정작 진주의료원을 폐업 위기로 내몬 건 의료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도와 의료원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역공을 폈다.

진주의료원 신축 이전 과정에서의 경영상 판단 잘못, 능력 없는 원장 임명, 우수 의료진 확보 실패 등이 경영 악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의료원 내 경남도 파견 공무원들의 비리, 장례식장 운영 비리, 채용 등 인사 비리, 의료장비와 의약품 구입 관련 비리 등도 이에 한몫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처럼 진주의료원 위기의 책임이 노조가 아니라 오히려 경남도에 있다고 ‘역공’을 펴면서 폐업의 부당성을 역설하고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경남도와 의료원 사측에 정상화 방안을 잇따라 제시하며 ‘대화로 사태를 해결해 보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 폐업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단체협약 재검토 등 ‘양보’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일부 조치도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경남도는 노조의 정상화 방안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중재단’의 사태 해결 중재안도 “획기적 방안이 필요하다”, “폐업도 정상화 방안 가운데 하나”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사실상 모조리 거부했다.

노조 측은 경남도의 이런 행동이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폐업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노조가 홍 지사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공공병원을 폐업하려 한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한 이유다.

홍 지사는 도지사 선거 때 진주에 도청 제2청사를 짓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노조는 이런 상황을 근거로 진주의료원 폐업이 정당한 명분도 없이 홍 지사의 ‘폭정’으로 인해 단행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폐업 정당성 공방 계속될 듯…”합의 없는 공공병원 폐업은 문제”

이처럼 진주의료원 사태를 둘러싼 도-노조 간 공방이 첨예한 가운데 경남도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결국 진주의료원을 폐업했다.

폐업 사유 등에 관한 당사자 간 또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어서 경남도가 일방적으로 단행한 폐업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쪽이 주장하면 다른 쪽이 반박하는 ‘핑퐁식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는 사실상 사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결국 폐업의 정당성을 두고 양측이 법적 다툼까지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나백주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양측의 공방이 첨예하지만 이를 다 떠나서 진주의료원 사태의 핵심은 공공성의 문제”라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을 사회적 합의 없이 결정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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