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간첩사건 재판서 검찰·변호인 ‘고성’

서울시 간첩사건 재판서 검찰·변호인 ‘고성’

입력 2013-05-06 00:00
수정 2013-05-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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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1시간 30분 남짓 재판이었다.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502호 형사법정.

서울시 공무원 신분으로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탈북 화교 유모(33)씨에 대한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한 치 양보 없는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이례적으로 원색적인 비난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재판부가 “이곳은 시장 싸움판이 아니다. 서로 감정을 자제하라”고 주의를 내릴 정도였다.

쟁점은 유씨 혐의에 관한 유일한 직접 증거라 할 수 있는 유씨 여동생(26)의 진술 신빙성 여부였다.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 머무는 동안 피고인 유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바 있는 여동생은 지난달 26일 변호인 측이 제공한 거처로 옮긴 후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변호인은 “국정원이 유씨 여동생을 회유·협박해서 간첩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법무부 출국명령 기한인 오는 23일 전에 여동생을 증인으로 법정에 세워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변호인이 오히려 여동생을 회유해 기존 진술을 번복하게 했을 개연성이 있다”며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인 여동생을 데리고 무슨 일을 벌이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여동생은 검찰에 “나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고함을 질러 법정 경위의 제지를 받았다.

재판부는 세 차례나 휴정하고 중간에 10분 가량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하는 등 판단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즉석에서 합의 과정을 거친 재판부는 준비기일을 마치고 여동생을 증인으로 채택, 신문을 위한 첫 공판을 열기로 했다.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철회하고 피고인에 대한 보석허가 청구서를 접수한 동시에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유씨 여동생을 강제 출국 시키지 말게 해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했다.

검찰은 여동생이 새로운 주거지와 연락처를 신고하는 등 정해진 절차에 협조하면 증인 신문 전에 강제 출국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잠정 확인했다.

앞서 검찰은 탈북자로 위장 침투해 국내 거주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 정보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넘긴 혐의로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인 유씨를 지난 2월 26일 구속기소했다.

첫 공판은 오는 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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