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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다 걸리면 제적?”…가천대 학칙개정 논란

”술마시다 걸리면 제적?”…가천대 학칙개정 논란

입력 2013-03-27 00:00
업데이트 2013-03-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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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학교가 교내에서 술을 마시다 3번 적발된 학생은 최고 제적을 한다는 내용의 학칙을 신설해 일부 학생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가천대학교에 따르면 대학 기획처는 최근 ‘학생상벌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교내에서 음주를 하거나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 흡연을 한 학생을 징계하기로 했다.

개정된 규정을 2번 위반하면 유기정학, 3번 위반하면 무기정학 또는 제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학생회실이나 동아리실에서 술병이 발견되면 음주로 간주해 학생회실과 동아리실을 폐쇄하고 제명하기로 했다.

음주 금지 장소는 운동장 주변, 공원 및 휴식공간 등 캠퍼스 전체가 해당된다.

대학은 전 총학생회의 요청에 따라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바람직한 학교문화를 조성하고자 규정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장일준 가천대 학생처장은 “지난해 절주·금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대표해 규정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상징적으로 규정만 만든 것일 뿐 학생들을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총학생회장 측은 학교규정 신설에 대해 논의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김길중 전 총학생회장은 “학생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렇게 규정을 바꾼 데 대해 회의적이다. 성인에게 금주를 강제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또 자율적으로 했을 때 절주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총학생회를 비롯한 일부 학생도 학교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일방적인 통보이며 규제가 과하다고 지적했다.

백창배 가천대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규정을 만든 이유는 충분히 이해한다. 총학도 금연·절주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서 규정을 만들고 총학에 공문을 보내기 전까지 몰랐다. 학교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거나 다름없고 규제도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해 단과대학 대표 등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규정 신설에 대해 자발성을 박탈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는 반응이다.

이종수(26·행정학)씨는 “신학기 학생들과 친해지려고 맥주 한잔할 수 있는 건데 너무 강경하게 규제하는 것 같다. 학교가 캠퍼스 문화를 제한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민규혁(24·건축설비공학)씨는 “성인인 학생들 자율에 맡겨야 한다. 또 정학이나 제적은 너무 센 규제다. 학교 밖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학생들은 어떻게 할 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박모(24·여·무역학)씨는 “이제까지 술을 마셔서 적발된 학생을 본 적이 없다. 어제도 과방에서 친구들이 술을 마시는 걸 봤다”며 “있으나 마나 한 규정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은 조만간 규칙의 적절성 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 측에 규정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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