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피살 20대女, 경찰지구대 코앞에서 당했다

청주 피살 20대女, 경찰지구대 코앞에서 당했다

입력 2012-09-13 00:00
업데이트 2012-09-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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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장소, 지구대와 5m 거리…1천명 방범활동에도 ‘구멍’

“특별방범 기간에 지구대를 코앞에 둔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니 황당합니다”

지난 11일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20대 여성 피살 사건과 관련, 경찰의 방범 활동에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내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 여성이 피살된 건물은 이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지구대와 불과 5m 거리에 있다.

이 사건은 특히 경찰청이 성폭력과 강력 범죄에 총력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발령한 ‘특별방범 비상근무’(9.3∼10.3) 기간에 터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비상근무가 시작되자 매일 전체 근무자의 3분의 1인 1천여명의 인력을 투입, 특별방범 활동을 벌였다.

이 여성이 피살되던 당시 이 지구대 직원들은 관내 대학 주변의 ‘먹자골목’과 ‘청소년 광장’을 순찰 중이었지만 정작 지구대 주변에 대한 방범에는 소홀했다.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피살된 여성의 이웃집 40대 남성이 성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지구대 주변 우범자조차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판도 면키 어렵게 됐다.

경찰청은 성폭력 우범자 관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지구대는 우범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구대의 한 관계자는 “우범자라고 해도 경찰이 직접 찾아가 만날 경우 인권 침해 주장이 불거지거나 민원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의 주소만 파악했을 뿐 만난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이 지구대의 또 다른 경찰관은 “이번 사건의 신고가 접수된 뒤 지구대에서 불과 3분 만에 출동했다”며 “지구대가 아무리 가깝더라도 건물 안에서 발생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상황이 어쩔 수 없었음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 경찰관은 “지구대 앞에서, 그것도 특별방범 기간에 사건이 터져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며 “우범자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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