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KEC 노조간부 분신시도…노사관계 ‘먹구름’

구미 KEC 노조간부 분신시도…노사관계 ‘먹구름’

입력 2010-10-31 00:00
수정 2010-10-3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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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발생한 금속노조 구미지부장 김모(45)씨의 분신 시도는 악화된 KEC 노사관계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KEC 노사에 따르면 KEC 사측은 지난 6월 타임오프제를 비롯한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후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더구나 노조가 지난 21일 기습적으로 공장을 점거한 이후 양측은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않았다.

 노조측은 논란이 된 타임오프제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사측이 대화에 소극적으로 응한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반면 사측은 불법 파업과 공장점거를 종료해야 하고,노조 측이 교섭 대상이 아닌 징계나 고소.고발의 철회를 요구하는 바람에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양측은 30일 오후 7시께 노조가 점거한 KEC 구미1공장에서 점거 농성 이후 처음으로 회사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만났다.

 공장 안에서 KEC 노조원과 함께 농성 중이던 금속노조 김모 구미지부장은 노조 대표로 교섭에 나섰으나 사측과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오후 9시30분께 교섭이 결렬된 직후 경찰은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근거로 공장으로 진입해 김 지부장 체포에 나섰다.

 이에 김 지부장은 협상장 옆 화장실로 피했다가 오후 10시께 준비한 시너를 몸에 붓고 분신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김 지부장은 경찰과 동료 등이 곧바로 소화기로 불을 껐음에도 2~3도 화상을 입어 현재 서울의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태에 노조 측은 사측과 경찰 모두를 강하게 불신하면서 겨우 시작된 KEC 노사 대화는 다시 기약 없이 중단됐다.

 노조측은 사측 대표가 위장 면담을 제안한 뒤 경찰을 동원해 지도부 체포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경찰은 정당한 법 집행과정이었다고 밝혔지만 노조측은 경찰이 노사간 대화를 중재하지 않고 지도부 체포에만 열을 올려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KEC 공장 점거사태는 김 지부장의 분신 시도를 계기로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은 31일 오후 김 지부장이 서울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강제 연행 시도를 규탄했으며,노조 측은 점거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속노조 KEC지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가 더 이상의 비극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기원하고 경고한다”며 “정권이 이런 경고를 이번에도 묵살하고 농성자들을 강제로 진압한다면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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