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새용 320돈 빼돌려 금도장 제작

국새용 320돈 빼돌려 금도장 제작

입력 2010-09-03 00:00
수정 2010-09-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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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민홍규(56) 전 4대 국새제작단장이 2007년 12월 국새 제작용 금 1.2㎏(320돈)을 개인적으로 전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민씨에 대해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씨는 경찰 조사에 앞서 “여러가지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그간의 물의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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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결과 민씨는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 600g을 따로 챙긴 데 이어 주물 제작 과정에서 거푸집에 금물을 부을 때 사용하는 ‘물대’도 반납하지 않았다. 주물의 밀도를 일정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국새 제작용 물대에는 약 600g의 금이 포함돼 있어 민씨가 가로챈 전체 금은 1.2㎏(당시 시가 3500만원 상당)에 이른다.

경찰은 이에 따라 민씨를 상대로 전용한 금의 용처를 집중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2007년 12월 이후 만든 4개의 도장에는 국새용 금이 일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씨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아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붙였다.

민씨는 경찰조사에서 “제작 의뢰를 받고 노무현·노태우 전 대통령 측근에게 금도장을, 이명박 대통령 측에게 2004년 서울시장일 때 옥돌 도장을 주문자에게 넘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문에 따라 돈을 받고 만든 것이라 뇌물로 보기 어렵고, 옥돌 도장은 시가 3만원짜리”라고 말해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경찰은 지난해 모 백화점에서 전시한 ‘40억원짜리 국새’가 알려진 것처럼 백금과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황동·니켈·인조다이아몬드로 만든 200만원짜리라는 사실도 밝혀내고 민씨에게 사기미수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민씨는 전날 조사에서 “국새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고 시인했다. 석불(石佛) 정기호(1899~1989)에게서 실제 주물 기술을 배운 적도 없으며, 석불에게 물려받았다는 ‘영세부’ 등도 모두 위조한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민씨가 ‘미아리 뒷산에서 굴을 파놓고 (주물 연습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다.”면서 “아무도 검증할 수 없어 행정안전부도 민씨의 말만 듣고 국새 제작을 맡겼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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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0-09-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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