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더운 무더위 쉼터

참 더운 무더위 쉼터

입력 2010-07-14 00:00
수정 2010-07-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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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75) 할아버지는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야. 너무 더울 땐 운현궁 나무그늘에 가 있음 돼.”

13일 오후 서울 경운동 A노인복지센터, 실내 온도는 27도로 바깥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노인들은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거나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덥나 싶어 실내로 들어서니 후끈 열기가 느껴졌다. 문래동에 위치한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도 마찬가지였다.

정모(83)씨는 “건물 안이 찜통이라 바깥에 나와있곤 한다.”면서 “무더위 쉼터면 최소한 바깥보다는 시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가 노약자를 위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지정한 무더위 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전국 무더위 쉼터는 3만 9379개로, 지난해보다 1827개소가 늘었다.

서울시에만 3106곳이 설치돼 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폭염대책의 일환으로 폭염대피소(무더위 쉼터)를 지정했다. 그러나 숫자만 늘었을 뿐 제대로 된 홍보도, 안내판도 없다.

B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신모(84)씨는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건 몰랐다. 안내도 없었다.”면서 갸우뚱했다. 서울시, 구청, 주민센터 등에 확인해 봤지만 공무원마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내판을 붙이는 것은 강제사항이 아니다.”면서 “관련 실내온도 규정이나 장비·시설에 대한 지시가 없어 에너지절약 권고 온도인 26~28도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주말에는 사용할 수 없다.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주민센터·복지관·마을회관·은행 등이 대부분 주말에는 문을 닫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주 중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홍보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그것도 못마땅하다. 한 이용자는 “홍보보다 급한게 관리대책인데, 그건 빼놓고 홍보한다고 난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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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김양진기자 min@seoul.co.kr
2010-07-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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