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굣길 순찰강화 말로만…

등·하굣길 순찰강화 말로만…

입력 2010-06-14 00:00
수정 2010-06-1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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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서울 10개 초등교 점검

지난 11일 낮 12시. 서울 종로의 A초등학교 앞에서 손녀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박모(75)씨는 “예전에는 경찰이 매일 오더니 4월부터는 잘 오지 않는다. 부모들은 김수철 사건으로 불안한데 그 뒤로도 경찰이 특별히 변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성북구의 B초등학교에도 아침 등교시간에는 경찰관 5~6명이 순찰을 돌았지만 1학년생들이 귀가하는 낮 12시30분부터는 경찰을 볼 수 없었다. 강남도 사정은 비슷했다. 강남구의 C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김모(10)양은 “학교를 순찰하는 경찰관을 본 적이 없으며, 어제 처음으로 학교 앞에서 경찰관 2명을 봤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11~12일 서울시내 10곳의 초등학교 등·하굣길을 점검한 결과 경찰 순찰은 등교 시간에만 잠깐 이뤄질 뿐 정작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하교시간에는 순찰이 거의 없었다. 하굣길에 순찰을 하는 경우도 아이들의 안전을 살핀다기보다 잠깐 둘러보고 가는 것이 전부였다.

경찰은 올 초 서울 시내 31곳의 경찰서에 ‘등·하교 치안강화’ 지침을 내렸다. 초·중·고교 등하교 시간에 각 지구대 경찰관과 여성청소년계 형사를 총동원해 아동 성폭력 등 범죄예방에 나서도록 했다. 최근 발생한 김수철 사건을 계기로 ‘24시간 상시감시대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시늉’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초·중·고교의 치안공백을 메우기 위해 2007년부터 1700여명의 퇴직 경찰·군인·공무원을 ‘배움터 지킴이’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항상 학교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이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강남구 D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배움터 지킴이는 “경찰이나 자원봉사자 등을 학교에 배치한다지만 대충 둘러보고 가거나 한시적 조치에 그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외부인을 확인할 수위실 등이 아예 없는 학교도 있고, 출입구가 여러 곳이어서 출입자를 통제·관리할 수 없는 곳도 많았다. B초등학교 앞에서 가게를 하는 김모(47·여)씨는 “학교에 수위실도 없고, 정문과 후문 2곳 등 출입구가 3곳이나 된다.”면서 “번거로워도 수위실을 만들어 출입을 통제하고, 한 곳으로 드나들게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 늘어난 초등학교 안 문화체육센터도 문제였다.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이 때문에 초등학교의 외부인 출입이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학교 앞 순찰을 강화해 지난달에 동대문구에서는 초등학생을 납치하려던 용의자를 검거하기도 했다.”면서 “학교 주변 순찰을 더욱 강화해 예상되는 범죄를 차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효섭·정현용·백민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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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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