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신탁운동 국내서 첫 발

역사신탁운동 국내서 첫 발

입력 2009-08-28 00:00
수정 2009-08-2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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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건물 복원 발기인대회

근·현대사적 보존 가치가 높은 건물을 직접 사들여 복원하는 ‘역사신탁’(History Trust) 운동이 국내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시민과 종교인, 문화인, 역사학자들이 주축이 된 ‘역사를 여는 사람들’은 28일 서울 예장동 문학의 집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고 남산 역사신탁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소설가 서해성씨, 지선 백양사 주지스님,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박원순 변호사 등 50여명이 발기인이다. 역사신탁은 자연·문화자산 보호를 기치로 활동하는 내셔널 트러스트(The National Trust) 운동과 비슷한 맥락이다.

첫 과제는 조선통감 관저터 복원. 내년이 경술국치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이 곳은 1910년 8월22일 한일합방 조약이 맺어진 ‘치욕의 장소’다. 관저는 남산 중턱에 2층 건물 2동짜리 왜식 목조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은행나무 한 그루와 관저 터였음을 알리는 판석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이 단체는 내년 8월29일 복원을 목표로 한·일 역사학자, 건축가들로 복원위원회를 구성해 국내·외 모금활동 및 보존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주요 발기인인 소설가 서해성씨는 “남산은 한국 근대사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이지만 역사의 기억인 건물들은 허물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단체는 옛 중앙정보부 본관(현 서울유스호스텔) 등 건물 4곳을 아시아인권·평화박물관으로 개조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2011년 6월10일(중정 창설 50년)을 건립 목표로 하고 있다. 유엔·아우슈비츠박물관을 모델로 삼고 있다. 그는 “중정 건물도 현대사의 한 단면이다. 앞서 서울시청, 국립중앙박물관 때처럼 역사적 고민없이 헐리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역사신탁의 목적은 두가지다. 역사적 경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면서 시민들이 보존, 운영의 주체가 되는 것. 서씨는 “땅은 고정불변의 존재지만 그 위에 들어선 건물과 기억은 인간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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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09-08-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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