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 웰컴 홈’ 행사 참여한 미국인 빅토리아 리드버그
올해 서른 살의 미국인 빅토리아 리드버그가 18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미국 뉴저지로 입양된 리드버그는 친자식처럼 자랐지만 그래도 그곳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고 한다. 학교에선 “넌 왜 부모님과 피부색깔, 눈색깔이 다르냐.”며 놀림을 받았고 사춘기 땐 “난 왜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지지 못했을까. 난 왜 못생겼을까.”라는 생각에 괴로워한 적도 많았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 어머니의 권유로 그룹홈에서 일하게 됐다. 그녀는 고아나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여고생 10여명이 생활하는 그룹홈에서 일하며 “이 길이 내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것을 지켜보며 이 일이야말로 천직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여건상 낮에는 투자금융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밤에는 그룹홈에서 일하며 ‘투잡스’족 생활을 해야 했다.
사회복지사다 보니 재활원 아이들이 더 각별하게 다가왔다. 그녀는 “어제 영아일시보호소를 찾았는데 버려진 아기들이 복지사들의 손길을 제대로 받고 있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나도 한땐 저런 아기들 중 하나였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처음 찾은 모국이지만 한국이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어디에 가도 내게 어울리는 곳은 없었는데 한국에 와서 나와 비슷한 얼굴과 체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니 여기가 고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좋아했다.
이번 방한기간동안 생모도 만난다. 한달 전 복지회에서 그녀에 대한 기록이 담긴 파일이 발견된 덕분이다. 그녀는 “원래 엄마를 미워하진 않았다. 나를 낳아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엄마의 인생을 듣게 됐는데 어린 나이에 나를 낳아야 했던 엄마를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리드버그처럼 미국과 스웨덴 등 해외로 입양됐던 20~35세의 입양인 20명은 오는 23일까지 한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국 체험을 하게 된다.
대한사회복지회 선혜경 국외입양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외 입양인들이 정체성을 확인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와 친밀감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9-08-19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